신세계‧현대백화점 등 5개 그룹은 내부거래 100% 수의계약
삼성전자·현대차 등도 내부거래 100% 수의계약 기업에 포함
[민주신문=신상언 기자] 국내 30대 그룹의 계열사간 내부거래가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30대 그룹의 계열사간 내부거래 중 93%가 수의계약으로 이뤄졌으며 수의계약 비중이 100%인 기업도 전체의 82%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대표 박주근)가 공정거래위원회에 내부거래 내역을 신고한 30대 그룹 699개 계열사의 거래 현황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 내부거래액 145조7771억 원 가운데 수의계약이 135조8529억 원으로 93.2%였다. 이는 전년 대비 0.2%p 높아진 수치다.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 소속 기업들은 계열사 간 거래액이 50억 원 이상이거나 매출의 5% 이상일 경우 공정위에 의무적으로 신고하도록 돼 있다. 지난해 30대 그룹의 계열사 간 내부거래액은 총 152조 원이었으며 이 중 95%가 공정위 신고 대상이었다.
이번에 대기업 집단에 신규 지정돼 공시의무가 없는 하림과 한국투자금융을 제외한 28개 그룹 중 5곳(17.9%)은 계열사 간 내부거래 100%가 수의계약이었다.
신세계(2조1967억 원)를 비롯해 현대백화점(7929억 원), 금호아시아나(6125억 원), 부영(442억 원), KT&G(382억 원) 등이 내부거래 전량을 수의계약으로 진행했다. 특히 금호아시아나와 부영, KT&G는 내부거래액 전부를 현금 지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다음으로 현대중공업(99.99%, 4조4340억 원), KT(99.1%, 3조7674억 원), SK(98.5%, 28조2053억 원), 농협(98.3%, 2조9741억 원), LS(98.0%, 2조1411억 원), 삼성(97.8%, 19조7885억 원), OCI(97.2%, 3112억 원), CJ(97.0%, 2조5971억 원) 그룹도 내부거래 중 97% 이상을 수의계약으로 진행했다.
반면 에쓰오일은 내부거래 1026억 원 중 수의계약이 단 1건도 없었고, 한진은 내부거래 9730억 원 중 41.8%(4069억 원)가 수의계약이었다.
전년 대비 수의계약 비중이 높아진 그룹으로는 LS가 26.9%p 증가했고, CJ(16.1%p)와 한진(11.7%p)도 전년 대비 10%p 이상 수의계약 비중을 높였다.
반면 미래에셋은 내부거래 중 수의계약 비중을 전년 대비 39.4%p 낮췄고 대우건설(8.7%p), GS(6.0%p), 효성(5.1%p) 등도 수의계약 비중이 낮아진 것으로 집계됐다.
기업별로 살펴보면 699개사 중 수의계약 비중이 100%인 곳은 전체의 81.8%(572개사)에 달했다.
SK에너지는 10조6892억 원 규모 내부거래를 전부 수의계약으로 거래했다. 현대모비스(9조4714억 원), 서브원(3조3944억 원), LG전자(3조2443억 원), 삼성SDS(2조9202억 원), 삼성전자(2조1724억 원), 현대차(1조8808억 원), LG화학(1조8463억 원), 현대엔지니어링(1조2460억 원), SK네트웍스(1조1810억 원), 대림산업(1조488억 원) 등 기업들이 내부거래 전건을 수의계약으로 거래했다.
반대로 내부거래 중 수의계약이 전무한 계열사는 699개 사 중 삼성중공업·포스코강판·롯데손해보험 등 고작 51개 사(7.3%)에 불과했다.
내부거래 결제 방식 중 현금지급은 97조3587억 원(66.8%)으로 전체의 3분의 2를 차지했다. 나머지는 어음 27.4%(39조9209억 원), 카드 1.3%(1조8695억 원)였다.
특히 금호아시아나·한진·부영·에쓰오일·KT&G 등 5곳은 현금지급 비중이 100%였다. 그밖에 농협(99.3%), 대림(97.4%), SK(96.3%), 영풍(95.9%)도 90%를 넘었다.
반대로 LG(41.6%), 포스코(44.1%), 두산(46.2%), 미래에셋(47.3%), 현대차(48.1%) 등 5개 그룹은 50%에 미달했다.
어음지급은 LG(58.4%), 두산(52.2%), 현대차(51.9%) 그룹이 선호했고, 카드지급은 롯데(9.8%), 삼성(4.4%), KT(0.8%) 등 3개 그룹만 이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는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에 신규 지정돼 계열사 간 거래현황 공시의무가 없는 한국투자금융과 하림은 제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