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업계, ‘정유마진 약세’ ‘재고’ 여파 2분기 실적 하락
1배럴당 가격 2월 54.45→6월 42.53달러 폭락 재고 평가 부담

SK이노베이션 울산 콤플렉스(CLX) 전경. 사진=뉴시스

[민주신문=허홍국 기자] 정유업계 실적이 하락세로 돌아섰다. 재고가 국제유가 하락으로 실적 부담으로 작용하고 영업이익이 정유마진 약세로 부진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24일 정유업계 및 증권업계 등에 따르면 2분기 실적이 올해 1분기보다 약세다. 2분기 정제마진이 1분기보다 못한 것이 실적 부진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1분기 정제마진은 6.5~7달러 선이지만 2분기는 6달러 선에 그쳤다. 이에 따라 정제마진 이익도 전분기보다 최소 7.7%에서 최대 14.2% 낮아졌다.

여기에 국제유가 하락도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재고가 실적에 부담을 줬다. 정제마진은 최소 3개월 전 유가를 기준으로 원유를 수입, 정제해 이익을 남기는데 구입 당시보다 현재 원유가가 하락하면 재고 평가시 부담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비싼 돈을 들여 원유를 매입했지만 현재 재고 평가시 이보다 낮은 가격으로 책정돼 자산 산출시 불리하게 작용되는 부분이다.

국제유가는 1분기 올해 들어 고점을 찍고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뉴욕상업거래소 기준 1배럴당 가격은 2월 23일 54.45달러에서 6월 21일 42.53달러로 폭락했고 현재(21일 기준)는 45.77달러를 기록 중이다.

국제유가 하락은 산유국이 시추를 멈추지 않으면서 공급 과잉 사태가 벌어져 발생했다. 실제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은 국제 유가 하락을 맞고자 산유국으로 감산노력을 했지만 유가 공급은 수요에 비해 많았다. 리비아와 나이지리아의 산유량은 정상을 회복했고 미국은 셰일오일 생산량을 늘리는 중이다. 국제 유가 하락이 지속되면 정유사 수익에 큰 부분을 차지하는 재고 평가 감소가 불가피하다.

사진=뉴시스

3사 실적 주춤

SK이노베이션ㆍGS칼텍스ㆍ현대오일뱅크 등 정유업계 3사 2분기 실적은 전 분기에 비해 주춤할 것으로 보인다. 실적의 발목은 정유마진 약세와 국제유가 하락 여파가 붙잡았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정유업계 3사 2분기 영업이익 평균 전망치는 1조411억 원으로 추산된다. 이는 1분기 영업이익(2조791억원)의 50%에 불과한 수준이다. 정유사별로 보면 SK이노베이션은 1조 43억 원에서 5295억 원으로, GS칼텍스는 7200억 원에서 3636억으로, 현대오일뱅크 는 3548억 원에서 1480억 원으로 각각 줄었다.

정유업계는 이달 들어 살아나고 있는 정제마진으로 3분기 실적은 나아질 것이란 관측이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재 정제마진은 7달러 수준에 가깝다. 2000년 이후 최대 정제마진으로 2011년 기록된 8달러를 향해 질주하고 있다. 정유업계 손익 분기점이 4~5달러인 것을 놓고 보면 호황기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다. 관련업계에서는 2분기는 정제마진이 약세를 보였지만 3분기는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정유업계도 같은 시각으로 시장을 내다보고 있다.

정유업계 한 관계자는 “2분기 실적이 전 분기보다 못하지만 3분기 실적은 더 나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2분기 실적은 정제마진 감소와 국제 유가하락으로 1분기에 비해 미치지 못했다”며 “이달 들어 정제마진이 상승하는 등 업계 분위기가 좋다”고 전했다.

하지만 아직 3분기는 두 달 가량 남아 있어 실적 향배는 지켜봐야 한다는 관련업계의 시각도 존재하고 있다. 3분기 실적도 9월말까지 가봐야 윤곽이 나올 수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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