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행세 성폭행사건 풀스토리

경찰관 행세를 하며 미성년자를 성폭행한 사건이 발생했다. 구속된 원모(20) 씨는 성매매를 단속하는 경찰로 위장해 미성년자인 A(15)양을 협박했다. 원 씨는 인터넷 쇼핑몰을 통해 구입한 수갑까지 준비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그럼에도 원 씨는 경찰진술에서 “성매매를 하려는 미성년자를 훈계하려고 했을 뿐”이라는 황당한 답변을 내놨다. 황당하고도 충격적인 사건 속으로 들어가봤다.
 
지난달 30일 오전 5시 30분. 이른 시간에도 청소년들이 많이 이용하는 한 채팅 사이트는 분주하다. 수많은 이들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그 중에 원 씨도 있었다. 미성년자를 노린 원 씨의 손놀림은 바빴다.

드디어 거래가 성립됐다. A양과 10만원에 성매매를 하기로 한 것. 원 씨는 오전 7시 30분께 한 모텔 앞에서 A양을 만나기로 하고 서둘러 집에서 나왔다. 인터넷 쇼핑몰에서 주문한 수갑을 챙기는 것도 잊지 않았다.
 
계획된 범죄
 
그 시각, 원 씨와 만나기로 한 A양은 PC방에서 남자친구와 함께 있었다. A양은 평소 이용하는 사이트에 들어가 성매매를 하기 위해 대상을 물색했다.

돈을 벌기 위해서다. A양은 벌써 6개월째 가출한 상태다. 출석일수 미달로 학교에서도 자퇴했다. 남자친구(17)의 어머니가 얻어준 원룸에서 남자친구와 동거 중이다.

남자친구 역시 학교를 자퇴하고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활했다. 남자친구가 아르바이트를 해서 벌어오는 100만원이 이들의 수입 전부였다.
 
월세와 공과금 생활비 등을 하고 나면 남는 것이 없었다. 한참 먹고 멋내기 좋아하는 시기인 이들은 늘 궁핍했다. A양은 남자친구에게 미안한 마음도 들었다.

결국, 고민 끝에 A양은 원 씨를 만나기로 했다. A양은 남자친구가 잠깐 자리를 비운 틈을 타 PC방을 빠져나왔다. PC방 근처의 모텔로 향했다.

모텔 앞에 원 씨가 있었다. A양은 원 씨를 따라 모텔 방으로 들어갔다.

A양은 당혹스러웠다. 갑자기 원 씨가 태도를 바꿔서다. 원 씨는 미리 준비한 수갑을 꺼내놓으며 “성매매를 단속하러 온 경찰이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A양은 현실을 믿고 싶지 않았다. 원 씨가 장난하는 것이라 여겼다. 원 씨는 아랑곳하지 않고 차분하게 수갑을 A양의 손목에 채웠다.

A양의 마음속에 두려움이 밀려오기 시작했다. 반신반의했다. 원 씨의 경찰행세는 계속됐다.
원 씨는 “나이가 몇 살이냐”, “집은 어디냐”, “성매매는 지금까지 몇 번 했느냐”며 추궁하기 시작했다.

원 씨가 점점 구체적으로 물으며 몰아치자 A양은 두려움에 휩싸였다. 진짜 경찰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사로잡혔다. A양은 자신도 모르게 원 씨가 묻는 말에 순순히 대답했다.

A양은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겁에 질린 A양에게 원 씨는 악마의 모습을 드러냈다.
“처벌을 받을지, 성관계 할지 둘 중에 하나를 고르라”고 요구했다. A양의 머릿속은 하얗게 변해버렸다. A양이 아무런 말도 못하고 머뭇거리자 원 씨는 A양을 성폭행했다.

이들은 1시간쯤 지나 모텔 밖으로 나왔다. PC방 쪽으로 걸어 나오던 이들은 A양의 남자친구와 마주쳤다.
 
A양은 남자친구에게 곧장 가 “수갑이 채워진 채 성폭행을 당했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남자친구는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다. 그리고 원 씨를 붙잡아 실랑이를 벌였다. 실랑이 끝에 원 씨는 도망쳤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해당 채팅 사이트에서에서 원 씨의 삭제된 ID를 복원해 추적을 통해 인적사항을 확인했다.
 
결국 원 씨는 도주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지난 1일 0시 10분께 붙잡혔다. 성북구에 위치한 원 씨 자택에서 결국 자신의 손목에 수갑이 채워졌다.

조사결과 원 씨는 고등학교를 졸업 후 동대문구 의류상점에서 종업원으로 일했다. 최근 군 입대를 준비하면서 3개월 정도 집에서 별다른 일없이 생활하다 이같은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드러났다.
 
 원 씨는 주민등록생성기 등을 이용해 가공인물의 ID를 만들었을 뿐 아니라 미리 수갑을 준비한 점을 미뤄 사전에 범죄를 계획한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 관계자는 “원 씨가 ‘성매매를 하려는 미성년자를 훈계하려고 이같은 범행을 저질렀다’는 등 황당한 진술을 하며 반성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고 전했다.   

경찰은 원 씨를 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청소년 강간) 혐의로 구속했다.

한편, 경찰은 A양에 대해서 “가출을 한 후 별다른 직업 없이 남자친구와 살던 A양이 경제적 이유로 성매매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며 “금전거래가 없었고 원 씨가 수갑을 준비하는 등 의도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정황에 비춰 A양을 피해자로 보고 입건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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