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 열풍 실태고발

<본격적인 바캉스의 계절의 다가오면서 몸매 가꾸기 열풍이 뜨겁게 몰아치고 있다. 다이어트 열풍에는 남녀노소, 나이 불문일 정도다. 문제는 마음이 바빠진 이들은 벼락치기 다이어트에 돌입, 단기간에 무리해서 살을 빼려다 보니 부작용에 시달리고 있다는 사실이다. 골다공증, 불임, 탈모 등의 질병에 노출 되는 것은 물론이고 보조식품이나 주사 등 의료시술에 의지하다 부작용이 발생해 급기야 병원신세를 지는 이들이 늘어가고 있어 주의가 요망된다. >

바캉스의 계절이 돌아왔다. 더군다나 월드컵이 겹치면서 몸매 가꾸기에 여념이 없던 이들의 마음이 바빠지고 있다. 후끈한 월드컵의 열기 속에 응원에 나선 이들의 노출 패션이 더해져 축제의 분위기는 한껏 고조되고 있다. 각종 매체에서는 여름을 맞아 경쟁이라도 하듯 군살 하나 없는 연예인들의 비키니 화보를 쏟아내고 있다.
 
“다이어트도 벼락치기?”
 
비단 연예인 뿐 아니라 일반인들도 자신의 미니홈피나 블로그에 연예인 비키니 화보를 보는 듯한 사진들을 올려놓는 등 그 열풍이 확산되고 있다. 거리에 나선 응원녀들의 의상도 과감해져 노출의 수위가 높아졌다.
 
이렇듯 노출 패션이 일반인들에게까지 확산 되면서 다이어트는 연예인 뿐 아니라 남녀노소를 불문한 관심사로 떠올랐다. 특히 최근 ‘야생남’, ‘짐승돌’ 열풍이 불면서 남성들도 몸매를 가꾸기 위해 피나는 노력을 하고 있다.

박모(27)씨는 “뚱뚱한 사람은 자기관리를 못하는 것 아닌가? 난 도저히 이해가 안돼”라고 비난했다. 실제로 뚱뚱한 여성이나 남성들은 ‘게으름뱅이’, ‘자기관리를 못하는 사람’, 심지어 ‘실패자’로 취급되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에 많은 이들이 다이어트에 관심을 쏟고 있다. 더욱이 언론매체 등에서 다이어트 관련 프로그램과 정보들이 쏟아져 나오며 다이어트 열풍을 조장해 동참하지 않으면 낙오자인 것처럼 취급당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무리한 다이어트에 돌입하다 보니 많은 부작용들이 발생하고 있다. 특히 다가오는 여름 휴가철을 대비해 단기간에 급격히 체중을 줄이려다 보니 무리한 체중감량으로 부작용 사례가 급격히 늘고 있어 주의가 당부된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가정의학과 김경수 교수는 “요즘 외모 때문에 체중을 감량하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건강을 위해 체중조절을 하는 경우에 비해 장기적인 치료 성공률이 낮다”면서 “식사제한에 의존하는 단기간에 지나친 감량은 오히려 탈모, 피로, 담석, 생리불순, 지방간, 염증 등 문제점을 유발하는 등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한 바 있다.

실제 오재은(28,가명)양은 2개월 만에 9㎏ 가까이 살을 빼 심각한 후유증에 시달렸다. 그녀는 “휴가 때 놀러가기로 했는데 이 몸으로 창피해서 어떻게 가냐”며“급한 마음에 거의 먹지 않고 운동만 했다”고 털어놨다.
 
그녀는 “그렇게 1개월 정도가 지나면서부터 머리가 빠지고, 음식을 보면 토할 것 같고 손도 대기 싫어졌다”고 토로했다. 심지어 그녀는 하혈까지 하는 등 심각한 수준의 부작용에 시달리면서도 다시 살이 찔 것을 두려워하며 다이어트를 계속해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이렇듯 과도한 다이어트는 많은 부작용을 야기 시키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중년 남성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탈모가 20대 여성들에게도 자주 일어나고 있다. 과도한 스트레스, 무분별한 화학약품 사용 등의 원인이 있지만 무리한 다이어트가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히고 있는 것.
 
여성 탈모는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만큼 확연히 드러나고 치료하는데도 시간이 오래 걸려 많은 여성들이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또한 다이어트의 대표적인 부작용으로 요요현상을 빼 놓을 수 없다. 요요현상은 다이어트로 한때 체중이 감량되었다가 다시 원래의 체중으로 급속하게 복귀하거나 그 이상으로 증가하는 현상을 말한다.
 
전문가들은 “요요현상을 그저 다시 살이 찐 것 정도로 치부하며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경향이 있는데 요요현상은 위장장애나 변비 등을 초래하고 몸의 균형을 무너뜨리는 등 심각한 부작용임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다이어트의 또 다른 부작용 중 하나는 거식증이다. 거식증은 대부분 폭식증과 함께 오는데, 음식을 먹을 때는 폭식을 하지만 먹고 나면 살에 대한 강박관념 때문에 모조리 토해내게 되는 병이다.
 
특히 최근 소아 거식증 환자가 늘어나고 있다. 최모(13)양은 “소녀시대의 윤아 언니처럼 마른 몸을 갖고 싶다”며 다이어트 중이라고 했다. 이렇듯 다이어트 열풍은 나이를 불문하고 있다.
 
그러나 소아는 성인보다 더 빨리 탈수되고 영양실조에 빠질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소아 거식증을 앓는 소아의 경우 만성 영양 결핍이 저체중으로 나타나기보다는 키가 잘 자라지 않고 사춘기 변화가 지연되는 것으로 나타난다.
 
“다이어트 식품은 빨간불? ”
 
더욱이 심각한 문제는 다이어트 식품에 의존해 살을 빼려다 낭패를 보는 사례가 늘어 주의가 요구된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다이어트 부작용을 경험한 대다수의 소비자들이 전문가 상담 없이 임의로 다이어트 식품을 구입, 섭취했다가 심각한 부작용에 시달린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월부터 올해 4월까지 소비자위해감시시스템(CISS)에 접수된 다이어트 관련 부작용 사례만 152건에 달한다. 이 중 다이어트 식품과 한약 부작용 사례 59건에 대해 전화설문한 결과, 91.5%(54건)가 전문가의 상담없이 임으로 다이어트 식품을 구입, 섭취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섭취 후 경험한 부작용 증상은 위장장애 44.5%(69건), 뇌신경·정신장애 21.9%(34건), 피부장애 11.6%(18건), 간·신장·비뇨기계 장애 11.0%(17건)순으로 확인됐다. 뿐만 아니라 기타 비만치료 주사에 의한 부작용으로 염증발생 등을 호소한 사례도 있었다.
 
이들 중 64.4%(38건)가 부작용 때문에 병원신세를 져야 했고 실제 다이어트 식품 섭취 후 체중감량 효과를 보았다는 경우는 22.0%(13)건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체중이 감량된 13명 모두 감량 후 다시 체중이 늘어나는 요요현상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지난해 12월 조모(30대,여)씨는 다이어트 식품을 전자상거래로 주문하여 1포를 복용한 후 알레르기 반응이 생겨 반품을 요구했으며 올해 1월 박모(40대,여)씨도 TV홈쇼핑으로 다이어트 식품을 구입하여 일주일 정도 섭취 후 복통, 메스꺼움 등 부작용이 발생해 내과에서 진료를 받는 등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

특히 다이어트 판매 사이트 16개를 대상으로 광고 내용을 분석한 결과 일반식품임에도 불구하고 건강기능식품인 것처럼 체중감량 효과를 광고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일부 건강기능식품은 기능성 원료와 관계 없는 효능·효과를 광고하고 있었으며 심지어 다이어트 식품을 임산부나 어린이에게 권장하는 경우도 있어 다이어트 식품 광고의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소비자원 김영신 원장은 “다이어트 제품의 과장광고에 대한 철저한 관리감독을 건의할 계획이다”며 “소비자는 다이어트 식품을 선택할 때 신중해야하며 부작용에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초희 기자 cococh7@naver.com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민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