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병호 국민의당 당대표 후보자.  전당대회 출마와 관련 설명하고 있다. (사진=박정익 기자)

문 당대표 후보자, ‘지지율 20%’까지 끌어 올리겠다
‘결선 투표제’로 밀실 후보 단일화‧구태정치 막아야
이합집산 아닌 원칙‧상식으로 승부하는 정당 만들 것

[민주신문=박정익 기자] “초심을 지키다 장렬히 전사하겠다.”

지난달 28일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문병호 국민의당 당대표 후보자의 사무실을 찾았다. 10평 남짓한 공간에는 직사각형의 책상과 컴퓨터 세대가 놓여 있는 단출한 모습이었다. 

“특별할 게 없지만 드세요”라며 믹스커피 한 잔을 내민 문병호 후보자는 서글서글한 눈매로 수더분한 인상을 풍겼다.

그는 같은달 18일 “계파 타파”를 외치며 가장 먼저 출마 레이스에 올랐다. 원외에서 당 전력홍보본부장을 지낸 그의 출마 선언에는 “거대 양당의 패착주의를 없애야 한다”는 결기가 묻어있었다. 

문 당대표 후보자는 인권변호사 시절부터 인천 부평구를 바탕으로 법의 사각지대에 놓인 노동자들을 위한 활동을 펼쳤다. 이후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사법위원장을 거쳐 제17대에 정계에 입문, 19대 재선 국회의원을 지냈다. 지난 4.13 총선에서 3선에 도전했으나 정유섭 새누리당 후보에 26표차로 낙선했다.

문 후보자는 안철수 전 국민의당 공동대표가 내세웠던 ‘새정치’에 대한 소회를 밝히며, 국민의당의 지지율이 10%대에 머무는 것에 대해 안타까워했다. 또 박지원 원내대표를 향해 “구정치적인 요소를 정리하고 당의 역량을 대선 승리할 수 있는 방향으로 바꿔가는 게 중요하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다음은 문병호 당대표 후보자와의 일문일답.

▽국민의당 당 대표 후보 중 가장 먼저 출마를 선언했다. 박지원 원내대표와 황주홍 의원도 출마 선언을 했는데, 이들과의 차별성은?

▶박지원 원내대표님과 황주홍 의원님 모두 국민의당을 대표할 만한 훌륭한 정치인들이시다. 그리고 저는 그분들과 개인적으로도 오랜 친분을 유지해오고 있다.

우리당은 20대 총선 당시 정당투표율에서 26.74%의 높은 지지율을 거뒀다. 이는 더불어민주당을 앞서는 득표율로서 창당 3개월 만에 거둔 쾌거였다. 그런데 현재의 지지율은 그 지지율을 더 높이기는커녕 되레 반 토막이 나버렸다. 

특히 호남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에서의 지지율은 한마디로 참담한 수준이다. 두 분과 달리 나는 수도권에 지역구를 두고 있다. 당의 외연을 확장시켜 국민의당을 대한민국 모든 지역에서 고루 높은 지지를 받을 수 있는 명실상부한 전국적인 수권정당으로 만들어낼 수 있는 최적임자라고 본다.

▽국민의당이 결선투표제 도입을 법제화하는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당론으로 발의할 예정인데?

▶정치가 국민의 불신과 혐오의 대상이 된 원인은 선거가 건전한 정책과 비전 경쟁의 무대 역할을 하지 못한 데 있다. 더군다나 거대 야당 정당의 패권주의적 정치행태로 인해 국민의 다양한 정치적 선택권이 심각히 침해받아왔다. 그 결과 인위적인 선거연대와 밀실에서의 후보 단일화가 기승을 부려왔다.

결선 투표는 첫째로 건전한 정책 경쟁을 유도할 수 있다. 둘째로 유권자의 다양한 선택권을 제도적으로 보장할 수 있다. 셋째로 낡은 구태정치의 대명사인 인위적 선거연대와 밀실에서의 후보 단일화를 막을 수 있다. 이와 같은 이유로 결선투표제의 즉각적 도입이 우리나라 정치의 신뢰 회복과 정상적 발전을 위해서는 결선투표 제도의 즉각적인 도입이 반드시 필요하다.

▽당 대표가 되더라도 현재 기조를 유지하시겠는가.

▶국민들이 정치와 정치인들을 비판할 때 흔히 쓰는 표현이 정치인들은 화장실 들어갈 때와 나올 때가 달라도 너무 다르다“는 것이다. 약속을 어기는 일을 손바닥 뒤집든 해온 탓이다.

나는 새정치와 정치개혁을 위해 모든 것을 바쳐왔다. 더불어민주당의 전신인 새정치민주연합에 그냥 편안히 남아 있었으면 안전하게 3선 국회의원이 될 수 있었음에도 새정치민주연합을 1호로 탈당에 국민의당 창당을 주도했다.

나는 선거에서 23표 차이로 낙선했다. 그러나 나의 낙선의 새정치의 꽃을 피우는 데 필요한 소중한 한 알이 밀알이 되었다고 생각했기에 낙선한 사실이 별로 아프지는 않다. 초심을 잃고 이기느니, 초심을 지키다 장렬하가 전사하겠다는 것이 나의 변함없는 신념이다.

▽당 대표가 되면 제일 먼저 무엇을 하시고 싶으신가?

▶기본 목표는 당연히 당의 지지율 상승과 단독 집권이다. 무엇보다도 당을 지체 없이 대선 체제로 전환시켜야 한다. 당을 가장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대통령 선거 체제로 전환시키는 방법에는 두 가지가 있다.

첫째는 헌 정치에 갇혀 있는 새정치를 다시금 확실히 일으켜 세우는 것이다. 국민의당이 새로운 정치의 중심으로 다시 일어나면 총선에서 보였던 국민의당 돌풍이 또다시 일어날 것으로 확신한다.

두 번째는 공정하고 역동적인 경선 관리다. 국민의당 안에는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와 얼마 전 대선출마를 선언한 천정배 전 대표처럼 다른 당의 누구와 견줘도 전혀 손색없는 대선주자들이 있다. 이분들이 국민들에게 제대로 된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공정하고 역동적인 경선관리에 만전을 기할 계획이다.

▽조기 대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당 대표가 되면) 당내 안철수 전 대표와 천정배 전 대표가 출마선언을 한 상태다. 경선과 향후 대선 일정을 총괄해야 하는데 문 후보만의 전략은?

▶저는 정치공학적 발상을 좋아하지 않는다(웃음). 전략이 아니라 기본과 원칙, 상식으로 승부하고 싶다. 저는 가끔 옆에서 지켜보는 사람들이 답답하게 느껴질 정도로 기본과 원칙과 상식에 우직하고 충실하게 살아왔다. 

편안한 판검사 자리를 버리고 인권변호사로 진로를 결정한 일, 안전한 3선 의원을 포기하고 23표 차이로 낙선하는 길을 택한 것도 다 그런 생각에서다.

제가 이끄는 국민의당은 전략이 아닌 기본으로, 원칙으로, 상식으로 승부하는 정당이 될 것이다. 그게 국민들이 기대하고 바라는 참다운 새정치의 길이기 때문이다.

▽현재 국민의당 지지율이 4.13 총선 때보다 국민의 지지를 못 받고 있다.

▶국민들은 새정치를 하라고 국민의당을 원내 교섭단체로 만들어주셨다. 전국 정당득표율 2위를 만들어주셨다. 호남에서 28석 가운데 23석을 차지하도록 만들어주셨다. 

그러나 국민의당은 그러한 국민들의 여망에 제대로 부응하지 못했다. 구태의연한 낡은 정치에 기대는 1인 정당이 되었기 때문이다.

내가 국민들을 만나면 이구동성으로 듣는 꾸지람이 있다. 왜 박지원만 보이고 안철수는 보이지 않느냐는 추궁이다. 왜 구태 기득권 정치에 안주하느냐는 질책이다. 

그런 말씀을 들을 때마다 정말 당장에 쥐구멍이라도 찾아 숨고 싶은 심정이다. 국민들의 이와 같은 꾸중과 질타에 국민의당의 문제점과 그 해결책이 이미 다 나와 있다고 본다.

▽원내 대 원외 구도의 유불리?

▶그게 그리 중요한 요소인가? 연인원 1천만 명 가까운 국민들께서 참여한 장엄한 촛불시위를 보라. 금배지를 단 국회의원들이 주도한 것이 아니다. 국회의원은 물론 지방의원도 해보지 않았던 평범한 국민들께서 박근혜 대통령을 탄핵한 것이다.

국회 안에 있느냐 없느냐는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국민 곁에 있느냐, 없느냐이다, 국민의당 당원들은 지혜롭고 현명하다. 국민의당 일반당원 한 분, 한 분의 안목과 통찰력은 국회의원 하나하나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 저는 존경하고 사랑하는 당원 동지들께서 누가 더 오래, 누가 더 성실하게, 누가 더 진정성 있게 국민들 곁을 지켰느냐를 기준으로 차기 당대표를 선택하실 것이라고 믿는다.

▽여론조사 지지율을 제외하고 민심을 읽는 방법이 있다면?

▶박근혜 정권이 몰락한 중요한 이유의 하나는 대통령이 대면보고를 기피한 사태에 있다. 한마디로 사람 만나는 것을 피한 것이다.

저는 항상 많은 국민들을 만나려고 노력해왔다. 국민들을 만날 때마다 늘 소통과 경청을 위해 힘써왔다. 그리고 당원들과도 격의 없는 때로는 치열할 정도로 진지한 토론과 대화를 나눠왔다. 이와 함께 각계의 전문가 그룹들과의 체계적인 공부와 연구 모임에도 열심히 참여해오고 있다. 민심을 모르는 정치인이나 자신의 개인기에만 의존하는 정치인은 민심의 지지와 사랑을 받는 성공한 정치인이 되기 어렵다고 본다.

▽당대표가 된 후 국민의당의 정치적 입지를 어떻게 공고히 하실 것인지?

▶국민의당은 성장 잠재력과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정당이다. 새정치에 대한 국민들의 폭넓은 염원과 간절한 기대에 힘입어 탄생한 정당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 잠재력과 가능성을 극대화하는 데 당대표로서 정당운영의 주안점을 줄 예정이다.

정당의 근본 목적은 집권에 있다. 정권을 잡아야만 정당의 정책과 정책성을 제대로 펼칠 수 있기 때문이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고 했다. 이 말의 참뜻이 뭐겠는가? 스스로의 힘으로 집권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정당만이 결국에는 정권 창출에 성공할 수가 있다는 의미다.

국민의당이 집권하는 길은 무원칙한 선거 연대에나 막가파식의 후보 단일화에 있지 않다. 정치공학적 이합집산에 편승하는 일은 ‘섶을 지고 불에 뛰어드는 것’처럼 무모한 짓이다. 나는 국민이 바라는 새정치의 모습을 착실하게 실천해나가는 자강의 길을 걷는다면 내년 2017년 대통령 선거에서 우리의 힘으로 충분히 집권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박지원 원내대표의 문재인 전 대표 비판, 같은 선상이신가?

▶박지원 전 원내대표께서는 친문패권주의로 말미암아 많은 고초를 겪어오셨다. 친문패권주의는 줄서기를 강요하고, 정치공학적 선거연대에 의존한다는 점에서 전형적인 구태정치이자 대표적인 헌 정치다. 그런데 국민의당 일각에서는 친박이나 친문세력에게나 어울릴 법한 낡은 정치의 흔적이 조금씩 발견되고 있다.

제가 새로운 당대표에 취임해 당을 이끌게 되면 그러한 낡은 잔재들을 확실하게 정리해나감으로써 국민의당의 지지율을 최소한 지금의 두 배 이상으로 확실하게 끌어올리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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