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신문=강성우 기자] “감출 것이 없는 정치를 하겠다”는 슬로건과 ‘누드 포스터’를 내걸며 1996년 28세의 나이에 정치에 뛰어든 조경태는 20년이 흐른 2016년, 최연소 4선 의원이라는 타이틀을 가진 중진 의원이 됐다.
조경태 의원은 여당의 텃밭이라고 불린 부산 사하구에서 2번의 낙선을 경험하고, 17대 국회부터 19대 국회까지 열린우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불어민주당)에서 3번의 당선을 이끌었다.
조 의원은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 후보 시절 정책보좌역을 맡았던 원조 친노(친노무현계)지만, 2015년 문재인 전 더민주 대표와 대립각을 세우며 새누리당으로 당적을 옮겼다. 이후 20대 총선에 도전했고 그는 지역 유권자의 선택을 받아 당선됐다.
20대 국회 기획재정위원장을 맡고 있는 조경태 의원은 <민주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겸손하되 당당하라는 말을 항상 마음에 담고 다닌다”며 상임위 현안인 법인세 인상에 대한 생각, 가계부채 문제, 원자력발전소와 지진 문제 등의 이야기를 나눴다. 다음은 조경태 의원과의 일문일답이다.

▽야당 불모지로 불리는 부산에서 3선, 새누리당 후보로 20대 총선에서 승리하며 4선 고지에 올랐다.

▶변함없는 신뢰와 지지를 보내주셔서 감사하다. 초심을 잃지 말고 더 열심히 지역발전을 위해서, 국가 발전을 위해서 이바지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다. 앞으로 더 큰 정치를 하라는 메시지가 담기지 않았나 생각한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법인세 인상 문제를 놓고 여야의 시각차가 확연하다. 

▶여야 위치가 바뀌었다고 해서 경제 정책의 흐름이 하루아침에 바뀔 수는 없다. 과거 국민의정부 때 법인세율을 28%에서 27%로 인하했고, 참여정부 때 27%에서 25%로 인하했다. 현재의 야당이 여당이었을 때 법인세율을 인하한 것이다.
한나라당(현 새누리당)이 집권한 이명박 정부 때에도 25%에서 22%로 한 차례 인하했다. 법인세율을 높였을 때와 인하했을 때 경제적 파급효과를 고민해봐야 한다.
그리고 우리나라 독자적으로 경제를 판단하는 시대는 이미 지났다. 글로벌 국가의 법인세율이 어떤 관점에 따라 변동되는지를 분석해야 한다. 참고적으로 스위스는 법인세율이 8.5%, 독일은 법인세율이 15%다. 다양한 나라의 법인세율을 입체적으로 해석해야 한다. 또한 법인세율 변동에 대해서는 국가 경쟁력, 국가 경제와의 상관성을 가지고 접근해야 한다. 좀 더 충분한 토론이 필요한 것이다. 단순히 정치적 관점과 정치 공세에 의한, 당리당략에 의한 판단이어서는 안 된다.

▽경주 지진을 계기로 한반도가 더 이상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지적이다.

▶이번 지진의 진앙에 해당하는 양산단층대는 오래전부터 활성단층대로 알려져 있다. 지난 2011년 일본 대지진 이후 학계를 중심으로 한반도 대지진의 가능성이 제기된 상황에서 정부의 후속 대책이 마련되지 않았다.
1978년부터 1998년까지 연 평균 19.2회 발생하던 규모 2.0이상의 지진이 1999년 이후 연 평균 47.6회로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2000년대 들어서 크고 작은 지진이 지속적으로 일어나고 있지만 우리 정부의 지진대응은 관측과 안내 수준에 그치고 있다.
국가 지진예방과 대응을 총괄할 수 있는 컨트롤타워를 신설해 국민이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는 전 국가적인 지진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

▽월성 원전 1-4호기를 비롯해 나머지 고리, 신고리, 신고리 신월성 원전 등 총 8기 원전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 이유와 이에 따른 전력예비율 확보는 문제가 없는가.

▶현재 월성 원전 4기가 가동 중단돼 있지만 전력예비율은 20%을 웃돌고 있다. 고리, 신고리, 신월성 원전 8기를 모두 가동 중단해도 전력예비율은 12% 정도로 1단계 전력수급 비상경보(준비단계)가 울리는 전력예비율 5%를 두 배 이상 초과한다.
정부가 제7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밝힌 최소 전력예비율 15%을 맞춘다고 해도 고리·월성 원전의 무리한 가동 대신에 쉬고 있는 발전설비를 활용하면 된다.
현재 우리나라 전력생산의 총 설비용량은 100GW에 달하지만 실제 전력생산량은 82GW에 불과하다. 국민의 안전보다 우선되는 것은 없다. 안전성이 확실시 될 때까지 양산단층대에 위치한 고리, 신고리, 월성, 신월성 원전 총 12기를 완전히 가동 중단해야 한다.

▽청년실업이 심각하다. 한국의 미래성장동력과도 맞물려 있는 문제다.

▶청년들이 일자리를 찾지 못해 ‘헬조선’을 외치고, 어르신들은 마땅한 노후대책이 없어 노후절벽의 위험에 고통 받고 있다. 청년들이 마음껏 일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하고, 젊은 시절 열심히 일하신 어르신들이 은퇴 후 걱정 없이 생활하실 수 있도록 정책을 마련하도록 하겠다.
저는 청년들이 행복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청년고용촉진특별법, 청년창업기업육성특별법, 중소기업기술보호법, 지방대학과 지역인재육성법, 한국장학재단설립법 등 우리 청년들을 위한 법안 발의와 제도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북한이 5차 핵실험을 강행한 가운데, 정치권 일각에서 ‘핵무장론’이 대두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거론되는 핵무장론은 크게 독자 핵무기 개발론과 미국의 전술핵 배치로 나뉘고 있는데, 우리나라의 상황에서는 미국의 전술핵 배치를 통한 핵 공유국 전략이 가장 유효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독자적인 핵무기 개발에 나설 경우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에 따른 경제적 고립이 우려되는 만큼 한미동맹을 유지하면서 핵무장에 준하는 수준의 대북 억제력을 갖추자는 취지다.
독일·이탈리아·벨기에·네덜란드·터키 등 NATO 회원국들도 NPT 가입국이지만 핵공유 정책을 펴고 있다. 현재로서는 미국의 전술핵 배치가 가장 효율적인 대안이라고 생각한다.

▽공학박사 출신, 원조 친노, 4선 국회의원 조 의원을 수식하는 단어들이다. 본인의 정치철학은 무엇인가.

▶열심히 땀 흘리는 사람이 대접받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다. ‘겸손하되 당당하라’라는 말을 마음에 항상 새기며 정치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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