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만원에 무너진 기대주’… 수사 확대 제4의 선수 나오나

[민주신문=김미화 기자] 승부조작 사실을 자진신고한 프로야구 선수 유창식(24·KIA 타이거즈)이 지난 25일 오전 9시 KIA 구단 관계자와 함께 경기북부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에 출석해 7시간 동안 조사를 받았다.

26일 경찰에 따르면 유창식은 당초 알려진 것과는 달리 모두 2건의 승부조작에 가담했다. 유창식은 한화 소속이던 2014년 4월 1일 삼성과의 대전구장 홈 개막전에 선발 등판해 1회초 2아웃 후 상대 3번 타자 박석민(현재 NC)에게 볼넷을 내준 사실을 인정했다. 이는 ‘첫 이닝 볼넷’을 조작하려는 의도에서 내준 고의사구로 드러났다. 유창식은 그 대가로 브로커인 전직 프로 야구선수 출신 A씨로부터 200만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유창식은 자진신고한 이 경기 외에 같은 달 19일 LG전에서도 똑같이 1회에 타자 조시 벨을 상대로 고의사구를 던져 진루시키고 100만원을 받은 사실이 추가로 드러났다.

이날 오후 4시께 조사를 마치고 나온 유창식은 승부조작 자진신고의 이유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승부조작이 퍼지면서 두렵고 심리적으로 상태가 안 좋아져 자진신고하게 됐다”고 말했다. 승부조작 제안을 어떻게 받았냐는 질문에는 “아는 사람을 통해 제안을 받았다”며 말을 아꼈다.

그는 마지막으로 “늘 많이 관심을 받고 그랬는데 팬들에게 죄송스러운 말 밖에 할 말이 없다”고 심경을 전했다. 승부조작 동기에 대해서는 “말을 할 수가 없다”고 짧게 전한 뒤 대기하고 있던 차량을 타고 경기북부지방경찰청을 빠져나갔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유창식 외에 승부조작에 가담한 선수가 더 있는지는 아직 알 수 없다”면서 “곧 브로커 A씨와 A씨로부터 승부조작 관련 정보를 넘겨받아 불법 스포츠도박에 참여한 혐의를 받는 일반인 3명을 소환 조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유창식은 전면 드래프트를 실시한 2011년 1라운드 전체 1순위로 한화에 입단한 유망주였다. 당시 유창식은 구단 역대 최고인 계약금 7억원을 받아 ‘제2의 류현진’으로 불리며 화제를 모았지만 승부조작 유혹을 뿌리치지 못했다.

문제는 드러난 승부조작이 아직 전부가 아니라는 점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이태양(23·NC 다이노스) 기소 직후 다음달 12일까지 3주간 선수 등 관계자들의 자진 신고와 제보를 받는 동시에 2012년부터 전 경기 전수조사에 착수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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