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필자가 영국 런던으로 마케팅 교육 출장을 간 적이 있다. 그때 교육의 화두는 “감성(感性)”이었다. 소비자의 제품이나 서비스의 구매의사결정에서 결정적인 것은 바로 소비자의 감성이라는 것이다. 논리적이고 합리적인 판단으로 제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의 잠재의식 속에 흐르고 있는 감성이 소비자의 선택을 좌우한다는 결론에 많은 학자들이 동의하고 있다. 최근의 두뇌과학에서는 이를 실질적으로 증명하고 있다.
소비자의 감성은 회사 이미지 및 브랜드 이미지와 깊은 관련이 있다. 따라서 소비자에게 우리 가게만의 차별적인 이미지를 만드는 것은 소비자의 선택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그럼, 브랜드 이미지는 어떻게 만드는 것일까? 지금부터 차근차근 살펴보자.

브랜드 이미지 만들기 - 고객의 마음속에 자리잡기

소상공인에게 브랜드는 곧 가게이다. 따라서 소상공인의 브랜드 이미지는 바로 가게 이미지이다. 브랜드 이미지는 포지셔닝(Positioning)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당신의 브랜드를 소비자가 들었을 때 소비자가 무엇을 떠올리기를 바라는가?
당신의 가게가 ‘고향 어머니의 손 맛’을 강조하는 음식점이라 하자. 당신의 가게에 대해 소비자가 들었을 때 “아! 고향에 계신 어머니가 만들어 주시던 것과 똑 같은 맛을 경험할 수 있는 곳!”이라고 연상한다면 당신 가게의 이미지는 그 소비자의 뇌리에 각인된 것이다. 이렇게 되면 이 소비자는 어머니의 손 맛이 그리울 때마다 당신의 가게를 다시 찾게 될 것이다. 이것이 바로 포지셔닝(Positioning)이다. 이와 같이 포지셔닝(Positioning)이란 고객의 마음속에 자리잡기이다. 그러므로 브랜드 이미지 만들기는 곧 고객의 마음속에 자리잡기라 할 수 있다.

브랜드 명(Brand Name, 商號) 만들기는 신중하게

가게의 이름이 곧 브랜드이다. 당신의 자녀가 태어나면 이름을 심사숙고하며 신중하게 짓는다. 마찬가지로 가게의 이름인 브랜드도 신중하게 계획적으로 만들어야 한다. 브랜드는 소비자와 만나는 제일선으로서 당신을 경쟁자와 구분하게 만들고, 어떤 이미지를 전달하기 때문에 그러하다. 브랜드는 단순하여 알기 쉽고, 발음하기 쉬워야 한다. 브랜드가 단순하여 알기 쉬워야 한다는 것은 브랜드만 보고서도 무엇을 하는 가게인지 알 수 있어야 하며, 소비자가 쉽게 기억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발음하기 쉬운 이름은 소비자가 기억하기도 좋고 여러 사람의 입을 타고 전파되기에도 유리한 측면이 있다.
브랜드를 아주 재치 있게 만든 사례를 살펴보자. 미국에 가면 ‘NAKED’ 피자 집을 만날 수 있다. 매우 단순하고 발음하기도 쉽다. 게다가 재미까지 있다. 피자가게인데 이름이 ‘NAKED(홀딱 벗은)’이다. 재미있기도 하고 궁금증을 유발한다. 이 이름 속에 가게의 운영철학이 들어 있다. ‘NAKED’란 이름을 이 가게의 4無(인공첨가물, 기름/흰 밀가루/소금, 설탕, 트랜스 지방 없음) 정책과 연결시키고 있어 소비자의 뇌리에 그대로 각인된다. 이 이름은 쉽고 발음하기 쉬우면서도 운영철학과 연계시킨 치밀함이 있다. 브랜드는 이렇게 심사숙고하며 계획적으로 만들어야 한다. 잘 만든 브랜드는 그 자체로서 홍보되는 효과가 있다. 그러니 브랜드는 신중하게 만들자.

브랜드 이미지, 첫인상이 중요하다

소비자의 브랜드 이미지 형성은 직접적인 접촉에서부터 시작된다. 사람에게 첫인상이 중요하듯 가게의 이미지도 첫인상이 좌우한다. 다음의 그림에서 보는 바와 같이 미국 UCLA대학의 메라비안(Albert Mehrabian) 교수는 시각적 요소가 첫인상을 결정적으로 좌우한다고 하였다. 마찬가지로 소비에 있어서도 시각은 가장 강한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소비자와의 모든 접점에서 시각적인 요소를 잘 계획하고 관리할 필요가 있다.
브랜드 이미지에 시각적 요소가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이 시각적 요소에서 소비자에게 주는 메시지가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당신이 원하는 브랜드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서는 시각적 요소를 계획적으로 잘 활용할 필요가 있다. 그럼, 시각적 요소를 활용할 수 있는 소비자의 접점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당신이 활용할 수 있는 고객의 접점은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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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판은 가게의 대표 얼굴

소비자가 가게에 접근할 때 가장 먼저 보게 되는 것은 간판이다. 간판은 가게의 컨셉에 맞게 디자인할 필요가 있다. 예컨대 욕쟁이 할머니 순대국밥 집인데 간판은 초현대적인 LED간판으로 멋지게 장식한다면 욕쟁이 할머니의 컨셉과 맞을까? 오히려 욕쟁이 할머니의 수더분한 정겨운 이미지가 표현되도록 70년대 시골에서나 봄직한 소박한 디자인의 간판이 어울릴 것이다.
대부분 간판에는 상호와 전화번호만 넣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는 효과적이지 못하다. 간판에도 소비자에게 전하고 싶은 나만의 메시지를 담을 때 소비자의 이목을 집중하게 만들고 소비자를 유인하는 효과가 배가(倍加)된다.
그러므로 간판에 주력상품의 이미지나 가게의 특징을 표현하는 간결한 카피(Copy) 또는 슬로건(Slogan)을 넣자. ‘맛과 전통을 3대째 이어간다’는 간결한 카피 한 줄이 소비자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3대째나 유지한 상품에 대한 호기심을 유발한다. 간판에 상호만 있다면 이러한 효과는 있을 수 없다! 대만의 어떤 빵집 간판에 ‘Just do eat’이라는 슬로건이 있다. 재미있지 않은가? 나이키의 브랜드 슬로건(Just do it)을 재치 있게 패러디한 사장님의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이렇게 재미있는 슬로건 한 줄이 소비자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이 가게를 기억하게 만든다.
간판은 소비자와 첫 대면을 하는 가게의 대표 얼굴이다. 소비자에게 전하는 메시지가 있는 간판을 보고서 소비자는 그 가게에 대한 상상을 하게 되고, 이용해보고 싶다는 욕구가 생기게 된다. 간판에서 가게의 컨셉과 어울리는 전반적인 디자인에 더하여 소비자에게 전하는 메시지가 있을 때 브랜드 이미지는 더욱 명확해지고 효과적으로 만들어진다.
브랜드 이미지는 고객의 총체적 경험의 결과이다. 따라서 좋은 브랜드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서는 당신이 활용할 수 있는 고객과의 모든 접점을 잘 관리하여야 한다. 소상인에게는 투자할 수 있는 자금이 많지 않다. 그러므로 큰 돈을 들이지 않고도 활용할 수 있는 수 많은 접점들에 주목하고 신선한 아이디어로 고객들과 소통(疏通)해야 한다. 고객과 만날 수 있는 모든 접점에서 특별한 가치의 약속을 일관되게 꾸준히 알릴 때 브랜드 이미지는 소비자의 뇌리에 명확하게 자리잡게 되고, 이로 말미암아 충성고객이 되게 한다.
 

컬럼리스트 문성봉 / mlsj2000@hanmail.net
(주)올라인커뮤니케이션즈의 CMO로 재직하면서 내일능력개발원의 전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마케팅 강사로도 활약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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