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조강특위 구성 막후


 

 

# 한나라당 조직강화특위 친박 인사 일색
# 소장파 강력 반발, 지도부와 대립각 내홍

한나라당 지도부가 ‘친박근혜’ 인사들로 채워지고 있다. 얼마 전 정비된 한나라당 조직강화특위에 박근혜 전 대표의 측근들이 포진하면서 당에 또 다른 내홍 조짐이 일고 있다. 이에 ‘비친박’ 쪽에선 “특정계파가 당을 장악해 사당화로 가고 있다”는 반발이 나오고 있다. 특히 조강특위와 당내 소장파간에 첨예한 대립각이 조성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나라당 조직강화특위 구성 막후를 들여다봤다.

지난 달 27일 한나라당은 최고위원회를 열고 조직강화특위를 구성했다. 3선인 황우여 사무총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조강특위는 안경률 제1사무부총장, 전용학 제2사무부총장, 김태환·허천 의원 등이 위원으로 임명됐다.

조강특위는 32개 사고지역구에 대한 정비 작업에 착수, 이르면 연내 해당지역 당원협의회위원장 인선을 조직개편을 마무리 할 예정이다.
말 그대로 한나라당 지도부 조직을 강화하는 취지로 조긱강화특위가 구성되고 있는 것이지만 조직 강화보다는 조직 분열 우려가 제기되고 있어 주목된다.

조강특위 구성과 관련, 당내에서는 소장파 의원들을 중심으로 반발의 기류가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특위 위원들 대다수가 박근혜 전 대표의 측근인 ‘친박’인사들이기 때문에 벌어지는 일이다.

조강특위에 친박인사들이 포진되자 소장파 의원을 비롯한 일부 인사들에게선 “사당화로 가는 것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예상보다 심각한 반발 기류다.

소장파 의원들의 불만은 노골적이다. 조강특위 위원에는 소장파 인사인 정병국 의원이 내정돼 있었다. 그러나 특위구성 당일 갑자기 정 의원이 제외되고 허 의원이 임명됐다.

정 의원은 특위구성 3주전 이미 황 사무총장으로부터 내정을 통보 받았다. 이후 정 의원과 황 사무총장, 강재섭 대표 등은 조강특위 운영방안과 당 외연 확대방안 등을 함께 논의했었다.

정치권의 한 소식통은 “특위 구성 당일 친박 인사인 A 의원과 B 의원이 정 의원을 강력히 반대해 허 의원으로 교체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조강특위 구성과 관련, 당 안팎의 인사들은 친박세력, 수구세력, 주류세력의 당 장악 기도로 보고 있다.

한나라당내 소장개혁파 인사들의 모임인 ‘새정치수요모임’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이 모임의 대표를 맡고 있는 남경필 의원은 최근 기자회견을 자청해 “사고지구당(당협위원장) 정비를 위한 조강특위가 특정세력의 독식체제로 구성돼 사당화 기구로 전락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당 운영에 원칙과 기준이 없다는 것이다.

특히 남 의원은 “(정 의원을 조강특위에서 제외한 것은) 내 식구 아니면 배제하겠다는 구태의 재연으로 밖에 볼 수 없다”며 “한나라당이 지난 11월 22일 ‘참정치 선언’을 했으나, 참정치 선언문의 잉크가 채 마르기도 전에 벌써 ‘문제 식구 감싸기’, ‘당직 독식하기’, ‘대충대충 갈등 봉합하기’ 등을 통한 사당화를 시도하는 지도부를 어느 당원, 어느 국민이 믿을 수 있겠느냐”며 강한 불만을 제기했다.

새정치수요모임은 한나라당 소장파 의원들이 중심이 된 모임으로 당 내부는 물론 외부에서도 주목을 받고 있다. 이번 특위위원에서 탈락한 정 의원은 지난 2004년 이 모임의 대표를 맡은바 있다.

조강특위 구성과 관련해 당내 인사들이 반발하는 가장 큰 이유는 특위의 역할이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들을 많이 접하고 있기 때문이다. 조강특위는 향후 당내 대통령후보 경선에 영향을 미칠 전국 사고지역구에 대한 정비를 책임지고 있어 대선주자와 가까운 사람이 조직책으로 기용될 경우 경선 잡음이 일어날 수 있다.

더욱이 정 의원을 조강특위에서 제외시킨 인사들이 박 전 대표의 측근들인 것으로 전해진 까닭에 새정치수요모임은 특위구성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당내 일부 인사들은 이재오 의원에 대해서 의아함을 내비치고 있다. 당 최고위원인 이 의원이 정 의원의 탈락 등 특위구성 과정을 간과한 것은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반응이다.

‘친 이명박’계 인사이면서 당 최고위원 중 개혁적인 성향을 가진 그가 정 의원의 탈락과 ‘친 박근혜’계 인사들로 포진된 조강특위에 대해 반발할 법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에 대해 일부 한나라당 관계자들은 “이 의원은 조강특위 구성에 대해 목소리를 내지 않는 게 당연하다”고 말하기도 한다. ‘친 이명박’인 그가 특위구성 등과 관련한 사안에서 반론을 제기한다면 이게 곧 이명박 전 시장의 의중으로까지 확대해석 되고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어 자중을 한다는 것.

신당창당과 당 사수 등의 문제로 내홍을 겪고 있는 열린우리당을 한나라당은 강 건너 불 구경하듯 바라보고만 있었다. 그러나 이제 한나라당도 ‘내홍’ 문제가 남의 일이 아니게 됐다.

이번 조강특위 구성이 내홍의 진원지가 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사실상 한나라당의 내홍은 김용갑 의원의 징계 문제 당시부터 불거져 나왔다. ‘광주해방구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킨 김 의원에 대해 소장파 의원들은 지도부에 징계를 요구했으나 그냥 넘어가고 말았다.

이에 남경필 의원 등 소장파는 지도부에 불만을 품고 있던 와중에 이번 조강특위 구성 문제가 터지게 됐다.
소장파 의원들이 최근 당 지도부를 향해 목소리를 높이게 된 것도 특위 구성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면서다. 결국 조강특위 문제는 한나라당의 내홍의 시발점이 될 것이라는 게 정치권 관계자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소장파와 당 지도부간의 대결구도로 모양새가 잡혀가고 있는 한나라당이 내홍을 잘 피해갈 수 있을지, 또 출발부터 삐걱거리는 조강특위가 제대로 굴러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정욱 기자 ottawa1999@hanmail.net



- 잠룡들의 유머감각, 웃기는 것도‘경쟁’

언론에 비친 대권주자들의 공통된 모습은 주로 딱딱함과 근엄함이다. 그러나 이들도 때로는 유머를 구사하며 청중들에게 웃음을 선사한다. 지난 8일 방송된 YTN의 돌발영상 ‘그들도 때로는 웃긴다’가 화제다. 이날 방송된 돌발영상은 ‘그냥 한번 웃자고 편집했습니다. 다른 의도는 없습니다’라는 코믹스러운 멘트로 첫 화면이 시작된다. 고건 전 국무총리,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손학규 전 경기지사,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대표적인 유머들을 정리했다.

고건 “오늘의 사자성어는 ‘권한대행’”

고건 전 총리는 지난 달 있었던 한 대학의 강연에서 손자와의 사자성어 공부를 했던 일화를 소개했다. 그가 대통령 권한대행을 하던 당시의 이야기였다. 고 전 총리는 어느 날 중학생인 손자에게 사자성어 책을 한 권 사주며 “일주일에 한번 전화통화를 하면서 할아버지 사자성어를 알려달라”고 말했다.
그러나 권한대행을 하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빠 3주간 손자와 전화통화를 못 했다는 것. 하루는 손자가 갑자기 고 전 총리에게 전화를 걸어 “할아버지가 지금 권한대행을 하고 있으면 월급도 올라가나요”라고 물었다고 한다. 이에 고 전 총리는 “업무만 권한대행이고 월급은 그대로다”고 설명했다. 할아버지의 월급이 올라가면 손자는 자신의 용돈도 올라가는지 알았던 듯 실망한 기색이었다고 한다.
이때 고 전 총리가 “오늘 가르쳐줄 사자성어는 뭐냐?”고 묻자 손자는 “‘권한대행’이에요”라고 말했다는 일화를 소개해 청중들의 폭소를 자아냈다.

박근혜 “장동건 옆에 앉기로 했는데…”

박근혜 전 대표는 지난 6일 충남지역의 한 대학 강연에서 학생들을 웃음바다로 빠뜨렸다. 그는 당 대표시절 행정중심복합도시법안 추진과정의 애로를 설명하면서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연예인 장동건 씨와 얽힌 일화를 소개했다.
박 전 대표는 “법안의 국회 통과를 놓고 당시 한나라당 안팎에서 격렬한 반대가 있었다. 부산에서 큰 행사가 있어 기차로 내려가다가 연락을 받고 다시 서울로 올라갈 정도로 상황이 심각했다”며 “그러나 아무리 급한 문제라도 중간에 돌아가려니 정말 안타까웠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사람이 장동건 씨인데 부산 행사에서 제 바로 옆자리에 장동건 씨가 앉을 예정이었기 때문”이라고 말해 좌중의 웃음을 유도했다.
학생들이 한바탕 웃자 박 전 대표는 “그때만큼은 정말 정치가 싫었어요”라고 말해 계속 웃음을 자아냈다.

손학규 “취미가 용접인 사람이 어디 있겠나”

손 전지사는 지난 달 자신의 취미를 얘기하다 웃음을 유도했다. 장소는 역시 한 대학에서의 강연장. “손 전 지사의 취미가 용접이라고 돼있는데 맞느냐”라는 질문에 손 전 지사는 여기에 얽힌 사연을 소개했다.
과거 민주화운동을 하면서 지명수배 됐던 그는 도피생활 중 용접공, 광부 등 온갖 막노동은 다 해봤다. 손 전 지사는 이런 과거를 설명하면서 “제가 국회의원을 하던 시절 한 비서관이 민주화운동을 하며 도망다녔다는 것을 강조하려고 언론사에는 취미를 ‘용접’이라고 써서 보냈는데 그 뒤로는 계속 취미가 용접이라고 나온다. 이걸 바꾸려고 해도 한번 이렇게 쓰니까 안 바뀌어 지더라”며 “생각해보라. 세상에 용접이 취미인 사람이 어디 있겠나”라고 언론에 잘 못 전해진 자신의 취미를 하소연, 학생들을 한바탕 웃겼다.
손 전 지사가 철공소에서 일할 때 쇠를 나르거나 청소 등을 했고, 실제로는 용접일은 거의 안 했다고 한다. 손 전 지사는 용접을 못한다고 볼 수 있다.

이명박 “우릴 노숙자 취급하는 겁니까”

최근 대학 등지에서 활발한 강연활동을 하는 이 전 시장은 노숙인과 관련된 일화를 소개했다. 이 전 시장이 서울시장으로 재직할 당시 노숙인에게 일자리를 주기 위해 교육을 했다.
이 전 시장은 “노숙인들을 모아놓고 교육하는 자리에서 일을 하라고 자극하기 위해 ‘여러분들이 계속 이렇게 지내면 거지꼴을 면할 수 없다. 평생 가족도 못 만날 것이다. 3,000원짜리 밥 한끼 얻어먹기 위해 돌아다니지 말고 일을 해서 1,000원짜리 밥이라도 스스로 사 먹어라’고 하면서 충격요법을 동원했다”며 “그런데 갑자기 내 얘길 듣던 한 노숙인이 ‘시장님 우릴 노숙자 취급하는 겁니까’라고 말하더라”고 당시의 상황을 얘기하자 청중석에서는 웃음이 터졌다.
이 전 시장이 이처럼 노숙인들에게 과격한 용어를 써가며 자극했던 것은 여러 차례의 취업교육을 시켜도 나아지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욱>




- 박근혜, 이명박이 PK로 간 까닭은

한나라당 유력 대권주자인 박근혜 전 대표와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지난 14일 나란히 부산ㆍ경남지역(PK)을 방문했다. 박 전 대표와 이 전 시장은 그 동안 같은 날 정치적 고향인 대구ㆍ경북(TK) 지역을 방문한 적은 있었지만 PK 지역을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어서 주목된다. PK는 ‘박근혜 진영’과 ‘이명박 진영’이 서로 지지율에서 앞선다고 주장하는 곳이다.

이 전 시장은 PK 지역에서 강연 정치에 주력하고 있다.
그는 14일 마산을 방문해 경남대 행정대학원ㆍ산업대학원에서 ‘선진 한국의 비전과 리더십‘을 주제로 한 초청강연에 나섰다. 이날 강연에서 이 전 시장은 참여정부의 리더십 부재를 꼬집었다. 참여정부가 내놓고 있는 정책이 국민적 신뢰를 얻지 못하면서 고학력 실업자 양산, 부동산 가격 폭등 등의 경제ㆍ사회적 문제를 부추겼다는 것이다.
이 전 시장은 “우리나라 국민은 우수하지만 문제는 리더십이 부족하다는 것이다”며 “경험 없는 사람이 지도자가 되니까 나라의 모든 것이 실패로 돌아갔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대학들이 곧 방학에 들어간다는 점을 감안하면 지난 6월 말부터 이어져왔던 이 전 시장의 대학 강연은 이날이 올해 마지막 강연이 될 것 전망이다.
이 전 시장은 지난달 27일, 28일 이틀간에도 부산, 창원, 마산, 진주 등을 잇따라 방문해 ‘강연정치’를 펼쳤다.
당시 방문에서 그는 “정부가 신도시를 계속 만드는데 이는 집값 안정 효과도, 수도권 인구집중 방지 효과도 없다”라며 “정부가 추진중인 신도시 건설은 5∼10년 뒤 심각한 부작용이 나타날 것”이라고 예고, 참여정부의 신도시 건설 계획을 강하게 비난했다.

박 전 대표는 14일 부산지역에서 민심파고들기에 나섰다.
지난 추석 이후 이 전 시장 지지도가 상승함에 따라 이 지역에서도 이 전 시장 지지도가 그 동안 부쩍 올라갔다. 이 때문에 박 전 대표가 이 전 시장과 같은 날 부산 지역 방문한 것을 놓고 박 전 대표가 PK 지역 민심 재탈환에 팔을 걷어붙였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박 전 대표는 먼저 오전 항공편으로 부산으로 내려간 뒤 부산지역 언론인들과 오찬을 했다.
그는 여기서 자신의 ‘열차페리’ 구상 완성에 부산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하고, 부산을 동북아 물류중심과 자유무역 거점도시로 성장시키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어 박 전 대표는 ‘열차페리’를 통해 부산이 유라시아 철도와 연결되면 대한민국의 주요 성장동력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날 오후 박 전 대표는 당 중앙위원을 대상으로 ‘대한민국의 미래, 함께 열어갑시다’라는 주제로 특강을 하기도 했다.
박 전 대표는 “지금 국민은 생활고, 주택고, 취업고, 교육고, 핵(核)고 등 5대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면서 “이런 문제들은 근본적으로 국가지도자 리더십이 고장났기 때문인 만큼 정권교체를 위해 내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이날 대선 후보 경선 방식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정치 발전을 위해 꼭 필요하다면 바꿀 수도 있다. 당원이 바꿔야 한다고 결정을 내리고, 그게 명분이 있다면 따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욱>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민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