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 ⓒSK하이닉스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 ⓒSK하이닉스

민주신문=최경서 기자|SK하이닉스가 내년 HBM(고대역폭메모리) 공급을 목표로 하고 있다.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은 27일 경기 이천시 본사에서 열린 ‘제76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내년에도 HBM(고대역폭메모리) 수요는 타이트할 것”이라며 “고객 소통을 통해 내년 공급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HBM 판매 비트(bit·메모리 용량 단위) 수는 전체 D램 판매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한 자리 수에 불과했다”며 “올해는 더블 디지트(두 자릿수)로 올라오기 때문에 수익성 측면에서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곽 사장은 차세대 D램 규격인 ‘DDR5’에 대해서도 “수요 확대에 적기 대응한 결과 지난해 DDR5 매출이 전년 대비 4배 이상 성장했고,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할 수 있었다”며 “5.6Gbps, 256GB(기가바이트) 고용량 DDR5 제품을 업계에 유일하게 공급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테크 리더십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올해 사업 전략과 관련해 “확고한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AI 시대를 선도하는 포스트 무버의 입지를 공고히 해 나가겠다”며 “어려운 경영 환경을 극복해 온 경험을 바탕으로 업황 변동에 흔들리지 않는 강한 경쟁력을 보유한 내실 있는 회사를 만들어 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경기 변동에 취약한 메모리 산업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매출액을 기준으로 캐팩스 디스플린(설비투자 규범)을 수립하고 준수해나간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다시 다운턴(업황 둔화)이 찾아오더라도 안정적인 사업 운영이 가능한 체제를 구축할 방침이다.

공급 과잉 우려가 큰 낸드 플래시 메모리 사업은 기존 점유율 중심에서 수익성 중심으로 사업 방향을 전환한다.

곽 사장은 “자동차, 게임,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 등 고수익 제품 포트폴리오를 고도화하고, 솔리다임이 보유한 고용량, 스토리지 제품 경쟁력 그리고 SK하이닉스의 낸드 및 SOC 기술력을 결합해 시너지를 창출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맞춤형 메모리 시장의 성장으로 계약 관행의 변화로 수익 개선 가능성도 시사했다.

그는 “D램이나 낸드는 장기 계약이 쉽지 않지만, HBM의 경우 이제 커스텀(주문 제작)화 될 것으로 생각한다”며 “조금씩 메모리가 커모디티에서 탈피하는 모습을 보일 것으로 보며, 중장기적으로 계획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공장 운영은 당분간 차질이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곽 사장은 “지난해 각국 정부와 긴밀한 협조를 통해 우시 팹의 VEU(검증된 최종 사용자)를 확보하는 성과를 얻었다”며 “중국 내 주요 테크 양산에 대한 불확실성이 완화됐고, 우시에서 1a(13~14나노급) 테크 제품을 장기적으로 생산하는 것이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또 곽 사장은 주총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미국 첨단 패키징 공장 부지 선정에 관해 “검토 중이지만 확정되지 않았다”며 “확정되면 말씀드리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SK하이닉스는 이날 신규 사외이사에 반도체 전문가인 손현철 연세대 교수, 회계·재무전문가 양동훈 동국대 교수를 영입했다.

SK하이닉스는 이번 주총에서 이사 선임 외에 재무제표 승인, 정관 변경, 이사 보수한도 승인 등을 의결했다. 보수한도는 전년과 같은 200억 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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