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롯데 경기 9회 초 2사, 주자 1·2루 상황에 돌연 ‘방송 종료’
티빙 “송출 시스템 담당자의 조작 실수…팬들께 불편 드려 죄송”

지난 24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진행된 SSG 랜더스와 롯데 자이언츠 경기 9회 초 2사 주자 1·2루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중계가 종료된 모습. ⓒ뉴시스
지난 24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진행된 SSG 랜더스와 롯데 자이언츠 경기 9회 초 2사 주자 1·2루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중계가 종료된 모습. ⓒ뉴시스

민주신문=최경서 기자|한국 프로야구(KBO) 리그 모바일 독점 중계 맡은 티빙이 또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시범경기부터 각종 비상식적인 행위들로 연일 사고를 내더니 정규 시즌에도 개막 이틀 만에 방송사고를 낸 것.

앞서 최주희 티빙 대표가 공개적으로 사과하고 서비스 개선을 약속한 지 2주일밖에 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번 파장은 더 클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경쟁사 쿠팡플레이와 비교하는 지적도 적지 않다.

티빙은 지난 24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진행된 SSG 랜더스와 롯데 자이언츠 경기 9회 초 2사 주자 1·2루에 양팀 간 접전(6대 6)이 펼쳐진 상황에서 갑자기 중계를 종료했다.

해당 사고는 송출 시스템 담당자의 조작 실수가 원인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끊긴 중계는 1분여 뒤 복구됐다.

경기가 한층 고조된 상황에서의 사고로 야구팬들의 원성이 빗발치자 티빙은 공지사항과 인스타그램을 통에 사과문을 올렸다. 이는 앞서 최주희 티빙 대표가 공개적으로 사과하고, 시스템 개선을 약속한 지 2주일 만이다.

티빙은 사과문을 통해 “중계 시스템 전반을 재점검해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KBO와 구단 관계자, 시청자분들께 불편을 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3루 주자 세이프(SAFE) 상황에서 자막에 세이브(SAVE)로 잘못 표기돼 있다. ⓒ티빙 화면 갈무리
3루 주자 세이프(SAFE) 상황에서 자막에 세이브(SAVE)로 잘못 표기돼 있다. ⓒ티빙 화면 갈무리

◇ 시작부터 삐끗…계속되는 ‘말말말’

티빙에서 프로야구 경기를 보려면 월 최소 5500원(광고 요금제) 이상 요금제를 구독해야 한다. 기존 네이버, 에이닷(SK텔레콤), 스포키(LG유플러스) 등에서 무료로 보던 야구 경기가 유료로 전환된 셈이다.

이에 대해 불만의 목소리도 나왔지만, 유료로 제공하는 만큼 앞서 다른 플랫폼에서 제공됐던 무료 중계보다 좋은 품질의 서비스를 보일 것이라는 기대감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첫 중계였던 시범경기부터 논란이 발생했다. 가장 큰 문제는 지난 9일 시범경기 종료 후 제공된 경기 하이라이트 영상이었다. 화면 우측 상단에 노출돼 있어야 할 ‘신한SOL Bank KBO리그 시범경기’ 로고가 블러 처리된 것.

티빙은 해당 자리에 띄워져 있는 신한은행 로고를 대놓고 블러 처리해 가린 뒤 ‘KBO는 오직 TVING’이라는 자사 홍보 로고를 덮어씌워 내보냈다.

또 삼성과 한화 이글스 경기 도중 한화의 노시환이 1루와 3루에 모두 출루한 것으로 표시되는가 하면 한화 5번 타자 채은성이 타석에 들어섰을 때 자막에 ‘22번 타자’로 나오기도 했다.

여기에 당일 경기 내내 안타가 없던 선수가 경기 후반부에 첫 안타를 기록하자 ‘집 갈 때 되니 퇴근안타’라며 다소 무례한 개그 자막을 넣거나 ‘3루수 득점’이라고 표현해 논란이 됐다. 3루수는 3루를 지키는 수비수고, 득점자는 3루 주자다.

문자중계에서도 엉망이었다. 롯데 자이언츠의 전준우를 전근우라고 표기하는 등 각종 오탈자가 난무했다.

이와 관련해 최주희 티빙 대표는 “시범 중계 서비스가 미흡했던 점을 충분히 공감·인지했고, 더 책임감을 느끼게 됐다”며 “본 시즌에는 반드시 제대로 된 서비스로 찾아뵙겠다”고 사과했다.

최 대표 사과 이후 실제로 티빙은 경기 종료 이 하이라이트 영상이 경기 종료 후 유튜브 등에 빠르게 게재되거나 영상 편집 등도 나아지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이번 방송사고로 또다시 신뢰에 금이 갔다.

쿠팡플레이가 'MLB 서울 시리즈'에 도입한 '엄파이어 캠' 화면. ⓒ뉴시스
쿠팡플레이가 'MLB 서울 시리즈'에 도입한 '엄파이어 캠' 화면. ⓒ뉴시스

◇ 쿠팡플레이와 너무도 다르다

티빙의 이번 방송사고가 유난히 부각된 이유는 비슷한 시기에 미국 메이저리그(MLB) 개막전을 생중계했던 쿠팡플레이와 비교됐기 때문이다.

쿠팡플레이는 지난 17일부터 21일까지 ‘MLB 서울 시리즈’를 진행했다. LA 다저스 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2연전을 포함해 MLB 팀이랑 LG 트윈스, 키움 히어로즈, 팀 코리아 등과의 평가전 등 6경기를 기획했다.

쿠팡플레이는 이번 시리즈 중계권료로 100억 원을 쓰면서도 카메라를 42대(국내 야구 중계 사상 최다) 배치하고, 국내 최초 엄파이어캠(심판 마스크에 카메라 설치)을 도입하며 중계 품질을 높였다. 특히 끊김 없는 중계를 제공하면서 야구팬들에게 호평받았다.

이처럼 두 OTT 간 중계 품질 비교가 드러나면서 야구팬들은 티빙이 모바일 독점 생중계를 위한 준비를 전반적으로 마쳤는지도 의심하고 있다.

일각에선 티빙이 웨이브와 합병 비율 산정 시 기업 가치 측면에서 유리한 고지에 오르기 위해 중계권을 무리하게 투자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편 티빙 측은 이번 방송사고 원인이 된 송출 시스템 조작 실수가 왜 발생했는지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다만 모니터링 강화 등으로 중계 오류 발생 시 빠르게 복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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