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야디 승용차, 3분기 중 국내 출시 예정
“한국을 게이트웨이 삼아 세계 진출 목적”

ⓒ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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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신문=박현우 기자|중국 전기차 업체 비야디(BYD)의 승용차가 올 3분기 한국에 진출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충북에 공장을 설립한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등 한국 진출설이 점차 현실화되는 분위기다.

비야디는 일본에서도 한국 전기차와 경쟁해 판정승을 거둔 전력이 있다. 세계에서도 비야디는 현대차·기아와 테슬라를 뛰어넘는 판매고를 보이고 있다. 비야디의 한국 진출이 한국에 얼마나 큰 파장을 낳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비야디는 이르면 올 3분기 중 국내 시장에 전기 승용차를 출시할 예정이다. 앞서 비야디는 지난해 3월 1톤 전기트럭 등 상용차를 국내에 출시한 바 있다. 이미 비야디는 환경부 산하 한국환경공단에서 승용차 세단 1종에 대한 성능 평가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야디의 승용차는 한국 진출이 아직이지만, 상용차들은 이미 진출해 상당한 잠식력을 보이고 있다.

국토교통부와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팔린 전기버스 2821대 중 1528대는 수입산으로 54.2%를 차지했다.

대부분은 비야디와 하이거 등 중국 업체에서 생산한 전기버스다. 연간 기준 지난해 처음으로 국산 전기버스를 누르고 중국산 전기버스가 등록 대수를 능가했다. 중국 등 수입산 전기버스의 국내 시장점유율은 2017년 25.3%에서 6년 만에 두 배 넘게 증가한 상황이다.

전 세계로 범위를 넓혀봐도 비야디의 약진은 크게 눈에 띄는 상황이다.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2023년 1∼3분기 누적 세계 80개국에서 등록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PHEV)와 순수전기차(BEV) 총 대수는 966만5000대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6.4% 상승한 수치다.

주요 그룹별 전기차 판매 대수를 살펴보면 비야디는 전년 동기 대비 71.7% 성장률을 기록하며 199만3000대를 팔았다. 2위 테슬라는 23년 3분기까지 45.7% 증가한 132만4000대, 3위 폭스바겐은 27.0% 상승한 68만3000대를 각각 판매했다.

현대차그룹은 전년 동기 대비 10.0% 성장률을 보이며 7위에 올랐다. 하지만 현대차·기아의 글로벌 점유율은 4.4%로 전년 대비 1% 포인트 떨어졌다.

중국 최대 전기자동차업체 비야디(BYD)의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아토(ATTO)3가 올해 4월 도쿄 인근 요코하마의 BYD 대리점에 전시된 모습 ⓒ 뉴시스
중국 최대 전기자동차업체 비야디(BYD)의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아토(ATTO)3가 올해 4월 도쿄 인근 요코하마의 BYD 대리점에 전시된 모습 ⓒ 뉴시스

세계 무대뿐 아니라 일본 무대에서도 비야디는 현대차·기아와 비교해 강세를 보인다. 지난 2022년 비야디는 일본 시장에 현대차와 나란히 진출한 바 있다. 2023년에 비야디는 일본에서 1511대를 판매했다. 현대차의 492대보다 3배 이상 많은 물량이다. 업계는 비야디가 승리한 원인으로 가격 경쟁력을 꼽는다.

현대차는 수소차를 제외하면 현재 일본에서 전기차 2종 코나 EV와 아이오닉5를, 비야디는 전기차 2종 아토3와 돌핀을 판매하고 있다. 준중형 SUV의 경우 비야디의 가격 경쟁력이 앞선다. 보조금을 감안해도 아이오닉5의 가격이 비야디의 아토3(4400만 원대)보다 500만~1000만 원 비싸다.

비야디는 한국에서도 아토3를 보조금을 적용해 3000만 원대 후반에 출시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아토3와 대응하는 현대의 아이오닉5의 경우 국내에선 보조금 포함 시 4000만원대 중반에 구입할 수 있다. 일본과 크게 다르지 않은 상황이다.

비야디의 소형 전기 SUV 아토3와 소형 전기 해치백 돌핀은 국내 출시가 유력한 모델로 거론된다. 앞서 지난해 7월 비야디는 실, 아토, 돌핀을 포함한 자사 친환경차 6종의 명칭에 대한 국내 상표권을 출원했다.

비야디가 국내에 처음 출시할 것으로 유력한 준중형 SUV인 아토3는 최대 88kW 급속 충전이 가능하고, 60.5kWh 배터리를 적용해 유럽 WLTP 기준 1회 충전 주행거리 420km를 확보하고 있다.

돌핀 EV 기본형의 경우 기본 모델은 32kWh 배터리로 구동되며, 다음 모델에는 45kWh 배터리가 장착돼 최대 주행지속거리는 420km다. 60kWh 배터리가 장착된 모델의 주행지속거리는 최대 520km다.

중국 전기차 업체들의 한국 진출이 가속화하면서 우리 정부와 자동차 업계는 나름의 대안들을 마련하고 있다.

정부는 중국 전기차에 주로 탑재되는 리튬인산철배터리(LFP)의 낮은 재활용률을 이유로 보조금을 삭감하기로 했다. 이로 인해 비야디의 차량들은 전보다 낮은 보조금을 책정받을 예정이다.

현대차도 비야디 한국 상륙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남양연구소에서 비야디의 아토3 등 주력 모델을 해체해보는 등 비야디 한국 진출에 대해 채비를 하고 있다. 아토3의 경쟁 모델으로 점쳐지는 기아의 EV3는 올 6월 출시한다.

기아는 보조금 적용 시 3000만 원대에 구입할 수 있는 소형 전기 SUV로 EV3의 가격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이렇게 되면 EV3는 아토3보다 가격에서 우위에 설 수 있다.

비야디의 한국 시장 진출 전략과 관련해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고급 모델인 실은 아직 품질 면에서 타사 대비 떨어지는 면이 있어 경쟁력이 떨어진다. 메이드인 차이나가 고급 브랜드로 통하기도 어렵다”며 “가성비 모델인 아토3와 돌핀을 중심으로 판매에 나설 것 같다”고 밝혔다.

시장에서 얼마나 경쟁력이 있을 것 같냐는 물음에는 “동급 대비 보조금 포함해서 2~300만원 싸지 않으면 메이드 인 차이나는 한국에서 통하지 않을 것”이라 말했다.

아울러 비야디와 같은 중국 전기차 업체가 진출하는 이유로 “한국을 게이트웨이로 삼는 것이다. 한국은 미국과 대부분 유럽 국가와 자유무역협정(FTA)가 체결돼있기 때문에 관세 장벽을 피할 수 있다”며 “한국에 공장을 설치해 생산 기지를 구축한 뒤 메이드 인 코리아로 세계에 진출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 시장의 전기차 시장을 사실상 지배하고 있는 현대차·기아는 비야디에 어떻게 대응하는 게 좋을 것 같냐는 물음에 “품질은 물론이고 가격 경쟁력에서 앞서야 한다. 여전히 전기차는 비싸다는 인식이 있기 때문에 반값 자동차 모델을 가속화해 가격을 장기적으로 낮춰 전체 시장 파이를 넓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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