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2월 韓 시장 누적 판매량 447대…10위권 밖으로 밀려
글로벌 시장과 대조…신차 부재·AS 문제·할인 정책 등 ‘발목’

아우디 A6. © 아우디코리아 홈페이지
아우디 A6. © 아우디코리아 홈페이지

민주신문=승동엽 기자|수입차 업계에서 BMW, 메르세데스-벤츠와 함께 이른바 ‘빅3’를 형성했던 아우디의 위상이 급락하고 있다. 아우디는 올해 1~2월 국내 시장에서 447대를 판매하는 데 그치며 수입차 브랜드 순위에서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이는 아우디의 글로벌 상황과는 대비되는 현상으로, 한국 시장에서의 더딘 신차 출시와 고질적인 애프터서비스(AS) 문제가 결국 판매량 급감에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18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올해 2월까지 아우디는 국내에서 단 447대 판매에 그쳤다. 이는 전년(4654대)보다 무려 90.4% 급감한 수치다.

시장 점유율 역시 꺾였다. 작년 수입차 시장에서 12%대였던 아우디 시장 점유율은 올해 2월 1%대로 감소했다. 브랜드별 등록 대수 순위는 작년 말 3위에서 올해 12위로 추락했다. 당초 경쟁 상대였던 볼보나 렉서스는 물론 포르쉐·미니·포드·랜드로버 등에도 밀린 상태다.

반면 전 세계 시장에서 아우디의 판매량은 오히려 견고하다.

아우디는 지난해 글로벌 시장에서 약 190만 대를 판매했다. 유럽 시장에서만 75만대 가량을 판매하면서 폭스바겐과 토요타에 이어 3위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미국에서도 전년 대비 22% 성장세를 보이며 23만대 가량을 판매, 역대 최고 매출을 달성하기도 했다.

이처럼 한국 시장에서만 유독 아우디 위상이 부진한 데는 복합적인 이유가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신차 출시 부재를 비롯해 할인 정책, AS문제 등이 대표적인 사례로 거론되고 있다.

실제로 아우디코리아는 상반기에 신차 출시 계획이 없는 상태다. 아우디는 작년 신년 발표를 통해 연내 Q8 e트론 등 7개 신차를 출시하겠다고 밝힌 바 있지만, 해당 차종은 지금까지도 출시되지 않았다.

신차 출시 부진으로 특정 모델인 A6에만 의존하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A6는 2019년 8세대 완전 변경 모델 출시 이후 6년 차를 맞은 모델이다. 아우디는 작년 국내에서 A6로만 약 8000대를 팔았는데, 이는 전체 판매량의 40%를 넘는 수치다.

특정 모델에만 과도하게 의존할 시 해당 모델 판매가 부진할 경우 브랜드 전체에 타격이 될 수 있다. 더욱이 지난해와 올 초 경쟁사였던 BMW와 벤츠가 자사 ‘베스트셀링카’로 불리는 5시리즈와 E클래스 신차를 한국 시장에 새로 선보인 상태이기 때문에 이들과의 격차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고질적인 AS문제도 발목을 잡고 있다. 아우디 차주들 사이에서는 이로 인한 불만을 토로하는 목소리가 수년째 이어지고 있다. 서울에 거주 중인 한 아우디 A6 차주는 "서비스센터 예약 자체가 너무 힘들다"고 호소했다.

아우디코리아 서비스센터는 2016년 33개에서 2021년 40개까지 늘어났다. 하지만 그 이후로 더 늘지 않고 오히려 올해 들어 서울 지역 센터 2곳이 문을 닫은 상태다. BMW와 벤츠는 각각 77개의 서비스센터를 운영하고 있다는 점도 비교 대상이다.

무분별한 할인 정책 또한 문제다. 아우디는 디젤 게이트로 인해 브랜드 이미지가 악화되자 판매량을 높이기 위해 적극적인 할인 판매에 나선 바 있다. 다만 이는 결과적으로 독이됐다. 파격 프로모션으로 단기간의 판매를 늘릴 수 있었지만, 장기적으로 프리미엄 브랜드의 이미지 훼손하고 고객 충성도 약화를 불러왔다.

이에 대해 아우디코리아 관계자는 “아우디는 글로벌 전략에 따라 전동화 이니셔티브를 추진하고 있다”라며 “이에 따라 현재 제품 로드맵과 기술개발, 투자 등 과도기적 상황에 놓여 있다. 이러한 부분들이 국내 판매하는 제품 포트폴리오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전기차에 대한 정부의 국고 보조금 지원안이 발표됨에 따라 3월 이후부터는 Q4 e-트론을 중심으로 수입 전기차 판매가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면서 “더불어 아우디에서도 한국 시장에서의 지속가능한 성장 모멘텀을 확보하고 시장 경쟁력 회복을 위한 방안을 여러 각도로 고민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올해 SQ7 TFSI, A7 TFSI 차량을 비롯, 아우디 전기 SUV 포트폴리오의 최상급 모델이자 순수 전기차 ‘Q8 e-트론’ 등 고객 선호도가 높은 모델들의 부분 변경 모델을 출시하고 고객들의 니즈를 반영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나갈 예정”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고객들의 AS 서비스 이용 경험을 한층 업그레이드하는 한 해로 삼아 올해 지속적으로 판매 실적을 개선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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