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규, ‘33세 333일’ 나이로 첫 태극마크 장착…데뷔전 가능성↑
21‧26일 태국과 A매치 2연전…황선홍호 1기 선발 라인업 ‘주목’

주민규(울산)가 지난 8월 27일 서울 마포구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28R 울산현대와 FC서울의 경기에서 슛을 시도하고 있다.
주민규(울산)가 지난 8월 27일 서울 마포구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28R 울산현대와 FC서울의 경기에서 슛을 시도하고 있다.

민주신문=최경서 기자|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경질 이후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황선홍 감독의 1기 소집명단이 발표됐다. 눈에 띄는 건 주민규(울산)의 발탁이다.

주민규는 명실상부 국내 탑 스트라이커다. 대표팀에 발탁돼야 한다는 의견이 꾸준히 제기됐던 이유다. 다만 국제무대에서의 경쟁력과 관련해선 의문부호가 따라왔다. 과연 이번 A매치 2연전을 통해 자신의 가치를 증명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황선홍 U-23 축구대표팀 겸 A대표팀 감독은 최근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태국전에 소집될 선수 명단을 발표했다.

지난 아시안컵에 출전했던 ‘주장’ 손흥민(토트넘)과 김민재(뮌헨), 이재성(마인츠), 황인범(즈베즈다) 등 기존 주축 멤버들은 이번에도 이름을 올렸다. 다만 황희찬(울버햄튼)은 부상으로 빠졌다.

이 외에 김영권, 설영우, 조현우(울산), 김진수, 박진섭(전북), 홍현석(헨트), 정우영(슈투트가르트), 조규성(미트윌란) 등도 아시안컵에 이어 다시 소집됐다.

주민규는 33세 333일의 나이로 생애 첫 태극마크를 달게 됐다. 이는 국가대표팀 역사상 가장 많은 나이에 대표팀에 처음 발탁된 사례다. 기존 최고령 기록은 지난 2008년 10월 데뷔했던 송정현(32세‧131일)이다.

지난해 10월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A매치 평가전 베트남전에서 대표팀 선수들이 포옹하고 있다. ⓒ뉴시스 
지난해 10월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A매치 평가전 베트남전에서 대표팀 선수들이 포옹하고 있다. ⓒ뉴시스 

◇ 대표팀서 어떻게 활용될까

주민규는 박주영 이후 좀처럼 등장하지 않고 있는 정통 스트라이커다. 강점은 단연 득점력이다. K리그1 통산 161경기에서 무려 75골을 기록 중이다. 탁월한 연계 플레이로 도움도 20개나 된다.

대표팀에선 조규성과 주전 경쟁을 펼쳐야 한다. 전술에 따라 손흥민과 투톱으로 나서는 그림도 가능하다. 다만 조규성이 대표팀에서 타겟형 스트라이커로 활용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조규성과 공존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손흥민과 투톱으로 나선다면 전술적 이점은 뚜렷하다. 일반적으로 손흥민이 공을 잡으면 상대 선수 서너 명이 둘러싼다. 즉, 반대쪽에 공간이 생긴다는 얘기다. 주민규가 원톱으로 나설 때보다 비교적 자유로워진다.

필요에 따라 손흥민이 다소 낮은 지역까지 내려와 주민규에게 공을 운반해줄 수도 있다. 손흥민은 최근까지 대표팀에서 사실상 플레이메이커 성향이 짙은 ‘제로톱’ 역할을 맡았다.

투톱 전술은 4-4-2 포메이션을 사용하는 경우가 일반적인데, 손흥민이 내려와 공을 운반해준다면 공격 시 포메이션을 순간적으로 4-3-3 대형으로 전환할 수 있다.

손흥민이 상대 수비를 끌어들인 뒤 양측 윙어와 주민규가 빈 공간을 공략하는 방식의 운영이 가능해진다. 순식간에 공격수 숫자를 한 명 늘리게 되는 변칙적 전술이다.

상대가 극단적으로 뒤로 물러서는 수비 전술을 들고 나올 시에는 주민규의 제공권도 활용할 수 있다. 키가 183㎝로 공격수치고 큰 편은 아니지만 공중볼 경합 능력은 뛰어나다.

기존에도 조규성의 머리를 활용한 크로스 전술을 사용했지만, 지나치게 이에 의존해 공격 루트가 다소 정직해진다는 단점이 따라왔다. 주민규는 연계 플레이에도 능한 만큼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다.

지난 11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황선홍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임시 감독이 3월 A대표팀 및 올림픽대표팀 소집 명단을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지난 11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황선홍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임시 감독이 3월 A대표팀 및 올림픽대표팀 소집 명단을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 태국전 예상 라인업은

한국대표팀은 오는 2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태국과 맞대결을 펼친다. 주민규의 데뷔전은 이날 경기가 될 공산이 크다. 현재 주전 공격수로 뛰고 있는 조규성의 경기력이 아시안컵 이후로 눈에 띄게 저하되면서다.

상대 태국은 FIFA랭킹 101위로, 22위인 한국보다 한 수 아래 팀이다. 주민규를 점검하기 비교적 부담이 덜하다. 특히 이번 A매치 2연전에는 주전으로 뛰던 황희찬이 부상으로 빠졌다.

우선 황선홍 감독은 4-2-3-1 포메이션을 선호한다. 한국대표팀도 과거부터 이 포메이션을 주 포메이션으로 사용해왔다. 이번 태국전에서도 4-2-3-1 포메이션으로 나설 것으로 점쳐진다.

공격진에는 조규성이 원톱으로 나서고, 손흥민과 이강인이 좌우에서 지원할 가능성이 높다. 주민규는 후반 교체 투입을 노려볼 수 있다.

중원에는 변화가 예상된다. 기존에는 황인범과 박용우, 홍현석, 이재성 등이 출전했지만 확실한 조합을 찾지는 못했다.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의 경우 공격 성향이 짙은 황인범을 수비력이 부족한 박용우와 투볼란치로 기용했다가 제대로 ‘쓴 맛’을 보기도 했다.

이번 황선홍호에는 기존 황인범, 홍현석, 이재성에 더해 오랜만에 대표팀에 복귀한 백승호와 박진섭, 정호연 등이 가세했다. 박용우는 부름을 받지 못했다.

백승호와 박진섭 혹은 홍현석이 투볼란치를 맡거나, 박진섭에게 홀로 후방을 맡긴 뒤 황인범과 백승호 혹은 정호연이 중앙 미드필더로 기용되는 그림도 예상해볼 수 있다.

수비는 왼쪽 풀백 설영우와 오른쪽 풀백 김문환이 좌우 수비를 맡고, 수비 핵심인 김민재와 권경원이 중앙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상황에 따라 이명재를 왼쪽 풀백으로 기용하고 설영우가 오른쪽으로 출전하는 것도 가능하다.

골키퍼 장갑은 의외로 이창근이 낄 가능성도 있다. 김승규가 이번 명단에 포함되지 않으면서 조현우가 주전으로 출전할 것이라는 예상이 우세하지만, 이창근도 K리그 최고 수준 골키퍼다. 현재 리그에서의 경기력만 본다면 오히려 이창근이 조현우에 앞선다.

한편 황선홍호는 오는 18일 소집된 뒤 첫 담금질에 나선다. 이후 21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 26일 오후 9시 30분 라자망갈라 스타디움에서 태국과 2연전을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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