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먹거리로 낙점한 ‘AI·바이오·클린테크’ 사업 구체화

구광모 회장이 지난해 8월 24일 미국 보스턴의 다나파버 암 센터를 방문해 세포치료제 생산 시 항암 기능을 강화시킨 세포를 선별하는 과정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는 모습. © LG
구광모 회장이 지난해 8월 24일 미국 보스턴의 다나파버 암 센터를 방문해 세포치료제 생산 시 항암 기능을 강화시킨 세포를 선별하는 과정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는 모습. © LG

민주신문=승동엽 기자|구광모 LG그룹 회장이 미래 먹거리로 이른바 ‘ABC’(AI·바이오·클린테크)를 점찍고 신성장 동력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첨단분야와 친환경 사업을 주력 사업으로 성장시켜 글로벌 경쟁에서 톱티어의 자리를 꿰찬다는 전략이다.

12일 LG에 따르면 LG AI연구원과 미국 잭슨랩은 지난해 12월 파트너십 업무협약을 맺은데 이어 최근 본계약을 체결했다. 잭슨랩은 세계적인 유전체(Genome) 비영리 연구기관이다.

두 회사는 알츠하이머, 암의 발병 원인과 진행 과정을 분석하고 치료제 효과까지 예측하는 AI 모델을 개발해 개인 맞춤 치료 연구의 초석을 다질 예정이다.

특히 잭슨랩은 알츠하이머, 암과 관련한 다양한 유전적 변이와 돌연변이 유전자 등 방대한 연구 자료를 보유하고 있어 LG의 AI와 결합할 시 시너지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구 회장은 작년 8월 미국 보스턴과 캐나다 토론토 등을 방문해 ABC(AI·바이오·클린테크) 분야 미래 준비 현황과 육성 전략을 집중 점검했다. 당시 그는 “지금은 작은 씨앗이지만 꺾임 없이 노력하고 도전해 나간다면 LG를 대표하는 미래 거목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구 회장 지휘 아래 LG그룹은 ABC 사업에 5년 동안 약 7조 원 이상을 쏟아붓는다는 계획이다. 이 가운데에서도 가장 힘을 쏟는 부문은 AI다. 다른 기업과 마찬가지로 LG그룹도 AI를 통해 모든 사업 영역에 걸쳐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통합을 시도 중이다.

여기에 B, 즉 바이오 사업도 AI와 결합해 새로운 영역으로 확장을 추진하고 있다. 예컨대 이번에 협약을 맺은 LG AI연구원과 미국 잭슨랩은 LG의 생성형 AI ‘엑사원’에 잭슨랩이 보유한 알츠하이머의 유전적 특성과 생애주기별 연구 자료를 학습시켜, 질병 원인을 분석하고 치료 효율성을 높일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비싸고 특수한 검사를 하지 않더라도 병리 이미지만으로 암을 신속하게 진단하고 치료 효과를 예측하는 멀티모달 생성형 AI 모델 ▲개인별 유전체 정보 특성에 맞는 맞춤형 항암 치료 선택지를 의사에게 제안하는 새로운 대화형 생성 AI 모델 등의 개발에 나선다.

구 회장은 클린테크 관련 사업도 착실히 육성 중이다.

그는 앞서 2022년 LG그룹 중장기 사업전략 보고회를 통해 바이오 소재, 폐플라스틱‧폐배터리 재활용, 탄소 저감 기술 등 친환경 클린테크 분야의 투자를 확대하고 역량을 강화해 나가기로 공언한 바 있다. 동시에 5년 간 국내외에서 2조 원 이상을 투자한다는 계획도 마련했다.

실제로 LG화학은 젖산으로 만든 플라스틱을 생산하는 등 바이오·생분해 제품을 개발 중이다. 전 세계적으로 일회용품 규제와 생분해 소재 수요가 증가하면서다.

여기에 LG화학은 석유화학 기반 포트폴리오를 PCR 기반 플라스틱으로 바꾸는 신사업도 확대하고 있다. PCR은 버려진 플라스틱 폐기물을 재가공해 플라스틱 초기 원료로 변환하는 기술을 뜻한다.

전기차 관련 분야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차체와 바퀴 제외하고 다 만드는 LG전자는 지난 2018년 전기차 충전 솔루션 개발을 시작으로 이 사업에 첫발을 내딛었다. 조직개편까지 단행하며 비즈니스솔루션사업본부 산하에 ‘EV충전사업담당’을 신설하는 등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LG유플러스도 전기 충전 예약용 앱 개발 및 전기차 충전소 지리 정보 제공 서비스 등 전기차 충전 관련 플랫폼 사업을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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