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우 언론인
이상우 언론인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 선거에서 국민 세금으로 부담해야 할 선거비용 40억 원이 문제가 되었다. 다시 출마한 전 구청장이 “그 비용 애교로 봐 달라”고 한 말의 꼬리가 잡혔다. 서민에게는 엄청난 돈인 40억 원의 국고를 그렇게 가볍게 보느냐는 것이다.

민주주의 국가가 선거를 치르지 않을 수는 없는 일이지만, 그 비용을 쉽게 보아 넘겨서는 안 된다.

당선자가 임기를 못 채우고 중도에 그만두는 비용도 만만치 않다. 개인 또는 당의 이익을 위해 정부 지자체장 또는 국회의원을 사퇴하고 자리를 옮겨 출마하면 재선거 비용을 고스란히 국가 세금으로 충당해야 한다. 국민이 국회의원이나 지자체장을 뽑을 때 그 자리에서 임기 동안 열심히 일하라고 투표했을 텐데 도중에 말도 안 되는 핑계를 댄다든지, 혹은 당선되기 전의 범죄 행위가 불거진다든지 해서 그만 두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심지어 다른 사람을 국회의원 시키기 위해 자리를 비워주는 어처구니없는 일도 일어난다.

‘미국 블룸버그 전 뉴욕 시장은 연봉 1달러에 임기 동안 6억천만 달러를 시를 위해 쾌척했다고 한다. 그 정도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국민에게 피해는 주지 말아야 한다. 고의 사퇴나 선거법 위반 등으로 재선거를 실시할 때는 개인 또는 당이 그 비용을 보전해야 한다. 아울러 선거법 위반 등으로 당선이 취소됐을 경우 돌려받았던 선거비용을 반납해야 하며, 돈이 없을 땐 몸으로라도(구속) 변상해야 한다. 묵묵히 일 잘하는 일부 지자체장과 국회의원에게는 미안하지만 사실 지도층 인사들이 국민을 너무 실망시킨다. 높은 곳에서 냉정하게 돌아보고 반성했으면 한다.’(조선일보)

2020년 21대 총선에서 국가가 정당들에 지급한 선거보전금은 약 874억 원, 선거보조금은 약 441억 원이나 되었다. 총 1315억 원이 선거비용을 이유로 지급된 것이다. 반면 선거비용 보전 청구금액은 △지역구 후보자 765억 원 △비례대표 선거에 참여한 정당 211억 원으로 총 976억 원을 기록했다. 선거비용을 이유로 정당에 지급된 금액이 선거비용을 보전해달라고 요구한 금액보다 339억 원 많았던 것이다.

이런 비용은 투개표 등을 포함한 선관위의 비용과는 별도의 지출이다. 본 선거의 비용은 정부와 지자체가 부담한다. 재·보궐선거의 경우는 유발한 당사자나 소속 정당은 비용을 따로 지불하지 않는다. 그동안 국회에서는 재·보궐선거 원인 제공자에게 선거 비용을 부담시키는 내용의 법안이 발의됐지만, 법 개정은 이뤄지지 않았다.

22대 총선 이후에는 유례없는 선거 비용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 왜냐하면 중도에 자리에서 쫓겨날 의원이 많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총선에서는 비정상적이라고 볼 수밖에 없는 이상한 비례 연합 위성정당 제도 도입으로 기상천외한 정당이 날마다 생기고 있기 때문이다. 지역구에 후보를 내지 않고 전국 상대 비례제도만 택한 정당도 나오고 있다.

창당 주체나 참여자도 희한하다. 각종 범죄 혐의로 1,2심에서 금고형 이상의 형을 받은 사람도 당을 만들었다. 심지어 감옥에 들어앉아 선고를 기다리고 있는 사람도 당을 만들었다.

이 사람들이 선거 결과 몇 석을 얻었다고 쳐도 4년 안에 최종 유죄 판결을 받고 국회를 떠나야 하는 일이 생길 수 있다. 얼마나 많은 숫자가 자격을 상실할지 모르지만 22대에는 그 숫자가 역대 가장 많을 가능성도 있다. 그렇게 되면 또 국고를 털어 재선거나 보궐 선거를 해야 한다.

이러한 불행을 막기 위해서는 법원이 변해야 한다.

22대 국회의원 총선을 앞두고 법원에 계류 중인 의원들의 재판을 서둘러야 한다. 4월 10일 투표를 하더라도 국회의원의 임기는 5월에 시작되므로 그 전에 법원 판결이 종결된다면 상당수가 국회의원 자격을 상실하게 된다. 아니 2심까지 끝난 재판은 4월 10일 이전에 끝내 유죄가 확정되면 아예 투표지에서 명단이 빠지기 때문에 더욱 효과가 확실하다. 이렇게 되면 재선거나 보궐 선거가 없어 상당한 국고를 절약할 수 있다.

판사마다 재판 업무가 과중하다고 하지만 완급을 가려서 한다면 불가능한 일은 아닌 것 같다. 법원의 애국심 발휘를 기대한다.

<Who is>
이상우-언론인, 소설가, 한국디지털문인협회, 한국추리작가협회 이사장, 국민일보, 한국일보, 서울신문, 스포츠서울, 파이낸셜뉴스, 일간스포츠 goodday 등에서 편집국장 대표이사, 회장 등 역임. <세종대왕 이도> <신의불꽃>등 역사 및 추리소설 400여 편을 발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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