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장산권역 중심으로 워케이션 활용자원 발굴에 노력
솔티숲 옛길·쌍화차 거리 등 체험하고 맛볼거리 풍성

전북특별자치도 정읍시에 위치한 내장산 모습. 사진=김현철 기자
전북특별자치도 정읍시에 위치한 내장산 모습. 사진=김현철 기자

민주신문=김현철 기자|전북특별자치도 정읍시가 새로운 관광 형태인 '워케이션'으로 관광도시로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워케이션(Workation)이란, 일(Work)과 휴가(Vacation)의 합성어로 원하는 곳에서 휴식을 취하며 일도 병행하는 새로운 근무 형태를 말한다. 우리나라는 코로나19 이후 재택근무, 원격근무 등 다양한 방식의 근무 형태가 늘면서 워케이션 논의가 본격화 됐다.  

국내에서 대표적으로 워케이션 관광이 활발히 진행 중인 도시는 강원도 양양, 부산, 제주 정도이다. 여기에 정읍이 후발주자로 다양한 관광자원을 앞세워 관광도시로의 부흥을 준비하고 있다. 

정읍하면 단풍으로 아름다운 내장산, 가슴 아픈 역사를 담은 동학농민혁명의 선봉장 전봉준의 고향, 백제인의 노래 정읍사로 잘 알려져 있다. 여기에 워케이션 자원으로 내세워도 손색이 없는 새 관광자원을 소개해 본다.  

정읍시 신월동에 위치한 들꽃마당&제이포렛 정원. 사진=김현철 기자
정읍시 신월동에 위치한 들꽃마당&제이포렛 정원. 사진=김현철 기자
정읍시 신월동에 위치한 들꽃마당&제이포렛 정원. 사진=김현철 기자
정읍시 신월동에 위치한 들꽃마당&제이포렛 정원. 사진=김현철 기자

먼저 한적한 시골마을에 자리잡은 들꽃마당&제이포렛이다. 전북특별자치도 민간정원 3호로 지정된 곳으로 지역에선 꽤 유명세를 타고 있는 정원이자 카페다. 이곳 주인장은 "첫 삽을 뜬지가 37년째인데 처음 시작할 때 마음가짐이 작지만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정원을 만들어보자라는 생각을 갖고 시작하게 됐다"고 소개했다.

37년이 흘렀지만 정원가꾸기 작업은 계속 진행중이다. 주인장은 "둘러보시면 알겠지만 저희 집은 자세히 보아야 된다"며 "비교, 분석해 볼 수 있는 나무들이 굉장히 많기 때문이다. 쓱 지나가버리면 볼 것이 없는데, 천천히 자세히 보고 걸으면 꽃과 나무들을 비교해가며 보는 재미가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한번쯤 본듯한 나무들이라 생각했지만 설명을 들으니 희귀종 나무들이 많이 자라고 있었다. 정원 산책로는 좁다. 조용히 혼자 걸으며 자연 속에서 잠시라도 힐링하는 시간을 가져보라는 의미에서 이런 모양을 하게 됐다고 한다. "이런 쪽에 관심이 좀 있는 사람들은 둘러보는데 2시간 정도 걸리고, 관심이 없는 사람들은 10분이면 다 보게 된다"는 그의 말 속에서 자부심과 함께 행복함이 느껴졌다.  

대규모 실내승마장과 드넓은 초지를 간직한 정읍시 송산1길 웨스턴스프링스 말목장. 사진=김현철 기자
대규모 실내승마장과 드넓은 초지를 간직한 정읍시 송산1길 웨스턴스프링스 말목장. 사진=김현철 기자

다음은 승마체험장 웨스턴스프링스목장이다. 3만평 넓은 대지에 말과 하나가 돼 푸른 초원을 달려 볼 수 있어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는 곳이다. 펜션시설도 구비돼 있어 숙박도 가능하다.

주인장은 "종마들을 직접 만지고 느끼며 타다보면 동물과 함께 호흡하는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말의 매력은 타봐야 안다. 여기는 종마장과 승마장을 같이 운영하고 1박을 하면서 배워가는 코스도 있고 성인, 어린이 체험 등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승마체험을 할 수 있는 실내승마장 규모가 꽤 크다. 기초 말타기 교육이 끝나면 야외로 나가 더 빨리 달려볼 수도 있다. 카페, 당구장 등 부대시설도 있어서 아름다운 주변 풍경과 함께 쉬어가기 좋은 곳이다.

내장산 주변 월영습지 탐방로와 솔티숲 옛길. 사진=김현철 기자
내장산 주변 월영습지 탐방로와 솔티숲 옛길. 사진=김현철 기자

월영습지 탐방로와 솔티숲 옛길을 걸어보는 것도 추천한다. 

관광해설사는 "예전에 마을분들이 이 길을 통해서 산나물도 채취하고 나무도 해서 숯도 만들어다 팔고 다녔던 그 숲길"이라고 설명했다.

숲길은 최대한 자연 그대로 모습을 유지하려고 애쓴 노력이 느껴졌다. 해설사는 "초입을 제외하고는 사람이 한 줄로 가야할 정도로 좁은 길로 되어 있고, 매트도 안 깔려 있다"며 "인위적인 시설이 전혀 없다. 가다 보면 초빈(장례 풍습으로 땅에 바로 매장하지 않고 관을 풀이나 짚으로 덮어 만든 무덤)도 있고 계곡에 저수지까지 이어져서 자연을 만끽하기에 제격인 곳"이라고 설명했다.

여러 트래킹 코스가 있어서 사정에 맞게 선택할 수 있다. 이밖에도 정읍에는 천주교 박해시기에 피신하던 신자들의 '천주교 성지길', 임진왜란 당시 조선왕조 실록을 보존하기 위해 옮겨 다니던 '조선왕조 실록'길 등 여러 이야기가 담긴 둘레길이 있다. 

정읍시 장명동, 수성동 일대에 조성된 쌍화차 거리. 사진=김현철 기자
정읍시 장명동, 수성동 일대에 조성된 쌍화차 거리. 사진=김현철 기자

정읍은 쌍화차가 유명하다. 시내 중심가에 쌍화차 거리가 조성돼 있다. 30년 전부터 한두개씩 생겨나던 쌍화차 가게는 2012년 도시재생 사업으로 공모 사업을 진행하면서 지금의 거리가 조성됐다. 현재 60여 개의 쌍화차집이 있다. 

정읍이 쌍화차가 유명한 건 주재료인 숙지황이 많이 나기 때문이다. 가게마다 만드는 방식에 따라 조금씩 맛이 달라 다양한 쌍화차를 맛볼 수 있다. 쌍화차는 떡이랑 누룽지랑 곁들어 먹는 게 맛을 더 좋게 만든다고 말한다. 

정읍 워케이션 사업의 총책임을 맡고 있는 전주대학교 최종열 교수는 "전주대와 정읍시가 연계해 워케이션 성지가 되기 위해 적은 예산이지만 자금을 투자해서 주민교육도 하고 관광지 현황 파악, 관광자원 물색 등 나름 연구를 해서 선보이게 됐다"며 "전북도 현재 부안, 전주시가 워케이션 사업을 진행하고 있고, 정읍도 이제 후발주자로 워케이션 성지가 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워케이션은 기업들이 직원 복지 차원이나 워크샵 형태로 활용하는 추세를 보인다. 각 지방자치단체는 이런 수요에 발맞춰 관광산업과 접목해 지역경제를 끌어 올리려 노력하고 있다. 

정읍은 내장산 권역을 중심으로한 성동 마을을 중심으로 있는 그대로의 자연을 최대한 보여주려고 애쓰는 모습이다. 이 마을을 시작으로 정읍 전역이 농촌형 워케이션의 성지로 만들어 가겠다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아름다운 자연, 구수한 맛과 정감을 간직한 정읍의 변모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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