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소영(62) 아트센터 나비 관장 측의 '1000억원 발언'과 관련해 최태원(62) SK그룹 회장 측이 노 관장의 법률 대리인을 상대로 법적 책임을 묻기 위해 형사고소를 진행한다. © 뉴시스
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간의 '세기의 이혼소송' 항소심 과정에서 재판부 교체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법원은 재판부 교체없이 재판을 진행하기로 했다. © 뉴시스

민주신문=이한호 기자|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간의 '세기의 이혼소송' 항소심 과정에서 재판부 교체 여부를 놓고 충돌한 가운데, 법원은 재판부 교체 없이 재판을 진행하기로 했다.

11일 서울고법은 이날 최 회장과 노 관장 사이 이혼소송 항소심과 관련해 재판부 재배당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다.

최 회장측은 지난 9일 김앤장 법률사무소 소속 변호사 2명을 자신의 대리인단에 추가로 선임했는데 재판부 소속 판사의 조카 역시 김앤장에 다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법률대리인과 법관 친족이 근무하는 법률사무소가 같다는 점에서 이해충돌 가능성이 제기됐다

대법원 공직자윤리위원회 권고 의견에 따르면 법관의 친족이 변호사로 근무하는 법무법인 등의 경우 해당 법관이 담당하는 사건의 소송대리인으로 선임될 때 재판의 공정성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이런 법무법인 등이 해당 법관의 사건을 수임했다는 이유만으로 무조건 그 법관을 해당 사건에서 배제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음을 지적하면서 재판의 공정성에 대한 우려가 없는 경우 법관은 그 사건을 처리할 수 있다고 권고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서울고법 측은 재판부가 이날 배당권자에게 위 사정을 알리고 대법원 공직자윤리위원회 권고의견과 재배당 사유 해당여부에 관해 검토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그 결과 배당권자는 검토요청 사유, 재판 진행 경과 및 심리 정도, 법관 등 사무분담 및 사건배당에 관한 예규와 권고의견 규정 취지를 종합해 재배당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결론 내렸다.

이에 따라 본격 변론 절차 돌입을 하루 앞두고 돌연 연기됐던 최 회장과 노 관장 간의 이혼소송 항소심 변론이 재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재판부 교체 가능성과 관련해 노 관장 측은 "고의 재판지연"이라며 반발했고, 최 회장 측은 "적반하장"이라고 맞서며 공방을 벌이기도 했다.

노 관장 측 대리인은 "이미 항소심 재판을 진행한 지 1년이나 됐으며, 지금까지 재판진행 결과를 종합해 청구취지액을 2조30억 원으로 확장해 재판 과정이 마무리에 이른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나아가 "(이번 선임은) 재계 2위 SK그룹의 총수로서 해서는 안 될 법과 사회질서에 대한 중대한 도전"이라며 재배당 없는 신속한 재판을 요청했다.

반면 최 회장 측 대리인은 김앤장 추가 선임 경위에 대해 "변론권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동거인의 손해배상 소송을 대리하고 자문을 제공하던 변호사를 본 소송에 추가로 선임한 것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피고(노 관장)의 금번 주장은 그저 자신들의 과거 행적에 기반한 적반하장격 주장에 불과하다"며 "재판부 배정조차 자신들의 의도대로 하려는 무도함을 다시 한번 보여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이혼소송 2심 심리는 현재 서울고법 가사2부가 맡고 있다.

두 사람의 항소심 첫 변론기일은 이날 오후 2시로 예정됐지만, 법원이 재배당 여부를 검토하면서 연기됐다. 새로운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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