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브’ 삭제 및 판매 중단…‘잠재능력’ 설정은 인게임 재화 ‘메소’로
각종 해결책 제시했으나 되려 역풍…“본질적 문제가 뭔지 모르나”

지난 9일 진행된 메이플스토리 유튜브 라이브 방송에서 메이플스토리 강원기 총괄 디렉터(왼쪽)와 김창섭 디렉터(오른쪽)이 브리핑을 하고 있다. ⓒ메이플스토리 유튜브 캡쳐

민주신문=최경서 기자|넥슨이 대표 MMORPG 메이플스토리에서 최근 불거진 ‘확률 조정’ 사태와 관련해 발 빠르게 수습에 나섰으나 유저들은 되레 분노하고 있다.

문제가 됐던 아이템을 삭제하고 인게임 재화로 대체하는 등 각종 해결책을 들고 나왔지만 정작 본질적인 문제점에 대한 해결책은 없었다는 것이다.

넥슨은 지난 9일 오후 6시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라이브방송을 진행했다. 이번 라이브 방송에선 논란이 된 확률 조정 사태와 관련해 사과하는 시간을 가지고, 향후 어떤 변화를 가질 것인지에 대한 방향성을 제시했다.

앞서 넥슨은 확률형 과금 아이템 ‘큐브’의 확률을 유저 몰래 내렸다가 적발돼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제재를 받았다. 과징금만 무려 116억 원이 책정됐다. 이는 전자상거래법 역대 최대 규모다.

캐릭터 레벨 구간별 획득 메소 제한. ⓒ메이플스토리 유튜브 캡쳐
캐릭터 레벨 구간별 획득 메소 제한. ⓒ메이플스토리 유튜브 캡쳐

◇ 라이브 방송 주요 내용은

라이브 방송에서 가장 눈에 띄는 내용은 단연 ‘큐브 판매 중단’이었다. 큐브는 메이플스토리 성장 요소 중 하나인 ‘잠재능력’을 설정할 수 있는 아이템으로, 사실상 캐릭터 성장에 있어 가장 중요한 부분으로 꼽힌다.

큐브 판매를 중단하는 대신 잠재능력 설정은 게임 플레이로 획득할 수 있는 인게임 재화 ‘메소’를 통해 이뤄지도록 변경된다.

메소를 통해 잠재 능력을 재설정할 경우 현재의 잠재 능력과 재설정된 잠재 능력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이는 기존 ‘블랙 큐브’와 ‘화이트 에디셔널 큐브’ 기능과 동일한 방식이다. 잠재능력의 등급을 확정적으로 강화해주는 ‘천장 시스템’도 유지된다.

1회 시도마다 사용되는 비용은 잠재능력인지 에디셔널 잠재능력인지부터 아이템 레벨, 잠재능력 등급(레어‧에픽‧유니크‧레전더리) 등에 따라 차등으로 책정될 예정이다.

리부트 월드의 경우 일반 월드와 동일한 잠재능력 설정 방식 및 가격이 적용되지만, 기존 일반 월드 대비 5배로 설정돼 있던 ‘메소 획득량’도 일반 월드와 동일하게 변경된다.

과금 상품인 큐브가 삭제되고 잠재능력 설정이 메소화되면서 메소 획득 방식에도 변화가 생겼다. 캐릭터 레벨 구간별로 필드에서 하루마다 획득할 수 있는 메소 총량에 제한이 설정됐다.

1~99레벨은 2000만 메소까지 획득 가능하며 100~199레벨은 4000만 메소, 200~259레벨은 8000만 메소(200을 초과한 레벨 5당 500만)까지 획득할 수 있다. 상위 레벨 단계인 260~300레벨은 1.5억 메소(260을 초과한 레벨 10당 1000만) 제한이다.

유저들이 꾸준히 불만을 제기했던 잠재옵션 ‘보스 몬스터 공격 시 데미지’, ‘몬스터 방어율 무시’, ‘아이템 드랍률’도 3줄까지 중복으로 등장하게 수정된다.

캐릭터 레벨 및 잠재능력 종류‧등급별 잠재능력 설정 시 소모되는 메소. ⓒⓒ메이플스토리 유튜브 캡쳐
캐릭터 레벨 및 잠재능력 종류‧등급별 잠재능력 설정 시 소모되는 메소. ⓒⓒ메이플스토리 유튜브 캡쳐

◇ 본질적 문제 관련 해결책 어디로

하지만 유저들은 예정된 업데이트와 관련해 오히려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 긍정적인 것은 맞지만, 현재 처한 상황상 일의 처리 순서가 잘못됐다는 것이다.

이번 사태가 ‘확률 조정’에서 비롯된 만큼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 회복’이었다. 특히 메이플스토리 측의 대처가 이번 사태와 관련된 본질적인 문제점을 전혀 짚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큐브를 판매 중단하고 메소로 대체했지만, 문제가 된 것은 ‘확률’이지 ‘큐브’가 아니었다. 앞으로 메소를 통해 잠재능력을 설정한다고 한들 또 다시 확률이 몰래 변경되지 않으리란 장담은 할 수 없다. 이에 대한 확실한 대처가 필요했다.

잠재능력을 메소로 재설정할 수 있게 됐다는 점도 유저들에겐 크게 와 닿지 않는 모양새다. 불난 집에 부채질했다는 목소리가 나온 것도 이 때문이다. 이는 잠재능력 설정 비용을 보면 알 수 있다.

메이플스토리 유저 상당수가 밀집해 있는 250~300레벨 구간을 보면 레전더리 등급 기준 1회당 6000만 메소가 소모된다. 심지어 에디셔널 잠재능력은 8000만 메소가 든다. 200~249레벨 구간으로 봐도 각각 5400만 메소, 7200만 메소다.

현재 전 서버 평균 메소마켓(인게임 메소 거래 시스템) 시세 기준 1억 메소 당 2000~3000원 대에 거래되는 것을 감안하면 사실상 기존 블랙큐브 가격과 크게 다를 것이 없다. 기존에 과금으로 큐브를 구매했다면, 이제는 과금으로 메소를 구매해야 하는 상황이 됐을 뿐이다.

물론 큐브는 메이플스토리 전체 매출 비중에서 무려 약 40%를 차지하고 있는 메이플스토리 핵심 상품이다. 큐브 판매를 중단하면 매출 40%가 사라지는 셈인 만큼 메소로 대체하는 것 자체에는 이상할 것이 없다.

다만 문제는 메이플스토리가 엄한 큐브에 초점을 두고 있다는 점이다.

한 이용자는 "단순히 잘못했으니 매출 40%를 포기해 벌을 받겠다는 식의 대처로 일관하고 있다"며 "이마저도 메소마켓을 통해 상당 부분 회복될 것이 자명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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