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서울 강서구 마곡동 서울창업허브엠플러스에서 열린 '2023년 제2회 강서구 취업박람회'를 찾은 구직자들이 이력서를 작성하고 있다. ⓒ 뉴시스
지난 8일 서울 강서구 마곡동 서울창업허브엠플러스에서 열린 '2023년 제2회 강서구 취업박람회'를 찾은 구직자들이 이력서를 작성하고 있다. ⓒ 뉴시스

민주신문=이현민 기자|지난해 취업자 수가 30만 명 이상 늘었지만, 증가 폭은 2020년(-21만8000명) 이후 3년 만에 가장 작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고용률은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높았다.

코로나19 엔데믹(일상적 유행)에 따른 사회활동이 늘어난 데다가 돌봄 수요와 정보통신업 등 취업자가 증가하면서 고용 호조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고령층 일자리는 크게 증가한 반면 청년층과 40대 취업자는 감소하고 주력 산업인 제조업 취업자도 축소되는 등 연령별·산업별 양극화도 두드러졌다.

통계청이 10일 발표한 '2023년 12월 및 연간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취업자 수는 2841만6000명으로 1년 전보다 32만7000명(1.2%) 늘었다. 이는 지난 4일 정부가 발표한 전망치 32만 명과 비슷하다.

연간 취업자 수는 2014년(59만8000명) 이후 2015년(28만1000명), 2016년(23만1000명), 2017년(31만6000명) 20만~30만 명대 증가 폭을 보이다가 2018년(9만7000명) 크게 둔화했다.

2019년(30만1000명) 회복세를 보였지만, 코로나19가 확산한 2020년(-21만8000명)에는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시절인 1998년 이후 22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주저앉았다. 이어 2021년(36만9000명) 다시 증가세로 전환하더니 2022년(81만6000명)에는 2000년 이후 22년 만에 최대 폭으로 늘었다.

산업별로 살펴보면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14만3000명·5.3%), 숙박 및 음식점업(11만4000명·5.2%), 전문과학 및 기술서비스업(7만 명·5.4%), 정보통신업(5만7000명·5.8%) 등에서 증가했다. 반면 도매 및 소매업(-3만7000명·-1.1%), 부동산업(-1만8000명·-3.3%), 건설업(-9000명·-0.4%) 등에서는 취업자가 감소했다. 제조업 취업자도 4만3000명(-0.9%) 줄었다. 제조업 취업자는 2020년(-5만3000명) 이후 3년 만에 최대 감소 폭이다.

연령별로 확인하면 60세 이상에서 36만6000명 늘었다. 증가한 일자리 32만7000명 중 고령층 일자리를 제외하면 오히려 3만9000명 감소한 셈이다. 50대와 30대에서도 각각 취업자가 5만9000명, 5만4000명 증가했다.

반면 20대 취업자는 8만2000명, 40대는 5만4000명 감소했다. 40대 취업자는 2022년(3000명) 8년 만에 증가세로 전환했으나, 지난해 다시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감소 폭은 코로나19 확산했던 2020년(-15만8000명) 이후 가장 컸다. 15~29세 청년층 취업자는 전년보다 9만8000명 줄어 2020년(-18만3000명) 이후 3년 만에 감소세로 전환했다. 청년층 고용률(46.5%)은 0.1%포인트(p) 하락하며 전 연령층 중 유일하게 하락했다.

서운주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청년층 인구가 감소하고 있고 최근 재학생이 늘어나면서 경제활동인구보다는 비경제활동인구로 많이 빠진 상황"이라며 "2022년 청년층 고용률이 높았던 점에 따른 기저효과도 상당 부분 작용했다"고 말했다.

성별로 보면 남성 취업자는 1595만2000명으로 전년보다 2만4000명 증가했지만, 여성 취업자는 1246만4000명으로 30만3000명이나 늘었다.

서운주 국장은 "경기 영향을 많이 받거나 둔화하고 있는 산업군에 남성이 많이 포진하고 있다"며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 예술·스포츠 및 여가 관련 서비스업, 숙박 및 음식점업 분야에서 여성 취업자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종사자별 지위로 보면 임금근로자 중 상용근로자는 47만8000명(3.0%) 증가했으나 일용근로자와 임시근로자는 각각 9만명(-8.0%), 6만1000명(-1.3%) 감소했다. 일용근로자는 2018년부터 6년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비임금근로자 중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는 5만4000명(4.0%),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는 3000명(0.1%) 늘었다. 다만 무급가족종사자는 5만6000명(-5.9%) 줄었다.

지난해 15세 이상 인구 중 취업자가 차지하는 비율인 전체 고용률은 62.6%로 전년보다 0.5%p 상승했다. 연간 고용률 통계가 작성된 1963년 이래 역대 가장 높은 수준로 정부의 전망치와 같은 수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비교 기준 15~64세 고용률은 1년 전보다 0.7%p 오른 69.2%를 기록했다. 1989년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이다.

작년 실업자 수는 78만7000명으로 전년보다 4만6000명(-5.5%) 줄었다. 경제활동인구 중 실업자가 차지하는 비율인 실업률은 2.7%로 전년보다 0.2%p 하락했다.

취업자도 실업자도 아닌 비경제활동인구는 1620만4000명으로 전년보다 13만4000명(-0.8%) 감소했다. 이 중 쉰 인구는 전년보다 7만4000명(3.3%) 증가했으나 취업준비자는 8만8000명(-11.5%) 뒷걸음질했다. 구직단념자도 전년보다 8만1000명 감소했다.

올해는 인구 자연 감소 등과 지난해 고용 호조세의 기저효과 등으로 올해보다 취업자 수 증가 폭이 축소될 것으로 예측된다. 정부는 올해 취업자 수 증가 폭을 23만 명으로 전망한 바 있다. 다만 고용률은 작년(62.6%)보다 상승한 62.8%로 예측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취업자 수는 1년 전보다 32만7000명(1.2%) 늘었다. 연령별로 보면 60세 이상에서 36만6000명 늘었다. 20대는 8만2000명, 40대는 5만4000명 감소했다. ⓒ 뉴시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취업자 수는 1년 전보다 32만7000명(1.2%) 늘었다. 연령별로 보면 60세 이상에서 36만6000명 늘었다. 20대는 8만2000명, 40대는 5만4000명 감소했다. ⓒ 뉴시스

지난해 12월 취업자 수는 2809만3000명으로 1년 전보다 28만5000명(1.0%) 늘었다. 증가 폭 도 전월보다 커졌다.

취업자 수는 지난 4월부터 증가 폭이 둔화하더니 지난 7월(21만1000명)에는 2년 5개월 만에 가장 적게 늘었다. 이후 8월(26만8000명) 5개월 만에 반등한 데 이어 9월(30만9000명)과 10월(34만6000명) 증가 폭을 키웠다가 11월(27만7000월) 다시 축소됐지만, 지난달 다시 확대됐다.

산업별로는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9만4000명·3.5%), 정보통신업(8만7000명·8.8%), 건설업(7만1000명·3.4%) 등에서 증가했으나 교육서비스업(-3만5000명·-1.8%), 부동산업(-3만2000명·-5.9%), 농림어업(-2만5000명·-2.0%) 등에서 감소했다. 제조업 취업자(1만명·0.2%)가 늘면서 1년 만에 증가로 전환됐다. 수출이 증가하면서 기타 기계 장비 분야 취업자 증가가 확대되고 금속 가공과 전자부품 감소 폭이 축소된 영향이다.

연령별로는 60세 이상에서 28만명 늘었다. 30대와 50대에서도 각각 6만4000명, 3만4000명 증가했지만 20대와 40대에서는 각각 5만1000명, 1만9000명 감소했다. 청년층 취업자는 전년보다 7만4000명 감소했으나 고용률(46.0%)은 0.1%p 상승했다. 청년층 고용률은 같은 달 기준 1996년 이후 최고 수준이다.

종사자별로 보면 임금근로자 중 상용근로자는 39만명(2.5%), 임시근로자는 1만1000명(0.2%) 증가했지만 일용근로자는 6만9000명(-6.3%) 감소했다. 비임금근로자 중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는 4만5000명(3.2%) 증가했지만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와 무급가족종사자는 각각 4만1000명(-1.0%), 5만명(-6.0%) 감소했다.

지난달 전체 고용률은 61.7%로 전년보다 0.4%p 올랐다. 1982년 7월 월간 통계가 작성된 이래 동월 기준으로 역대 최대다. 15~64세 고용률은 1년 전보다 0.7%p 오른 69.2%로 집계됐다. 이 또한 통계가 작성된 1989년 이래 같은 달 기준으로 가장 높은 수치다.

실업자는 94만4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7만8000명(9.0%) 증가했다. 실업률은 3.3%로 1년 전보다 0.3%p 상승했다. 실업률이 상승한 건 2021년 3월(0.1%p) 이후 33개월 만이다. 2022년 고용률이 높고 실업률이 낮은 데 따른 기저효과가 작용했다고 통계청은 설명했다.

서 국장은 "구직활동을 안 하면 비경제활동인구로 빠지는데 작년 12월은 취업자가 증가한 동시에 실업자도 증가했다"면서 "12월 민간 및 공공에서 일자리 사업 채용과 관련해 기간 만료, 신규 채용 등 채용 기간이 겹쳐 있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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