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외 경영 환경 악화 속 고수익 차종 집중…최대 실적 달성
올해 국내 첫 전기차 전용공장 탄생…전기차 대중화 앞장

송호성 기아 사장. © 기아
송호성 기아 사장. © 기아

민주신문=승동엽 기자|송호성 사장이 이끄는 기아가 지난해 창사 이래 최대 판매 실적을 기록했다. 취임 3년 만에 연간 판매 최대 실적을 달성하면서 송 사장이 선포한 ‘기아 대변혁’도 더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송 사장은 지난 2020년 대표이사직에 오른 후 기아자동차에서 기아로 사명을 변경하고 브랜드 철학과 엠블럼 교체를 주도했다.

또 송 사장은 현대자동차그룹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적용한 EV6를 글로벌 시장에 안착시키며 전기차 시장의 선도자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국내 첫 대형 전기차 EV9을 선보이기도 했다.

◇ 코로나19·반도체난 정면 돌파…사상 최대 판매 실적으로 입증

송호성 사장은 지난 1988년 현대차에 입사해 2007년 기아로 이동했다. 기아로 적을 옮긴 후 첫 직책은 프랑스 판매법인장이었다.

이후 그는 기아 수출기획실장과 사업성장본부 상무 등을 거쳐 유럽총괄법인장을 맡으며 유럽 내 기아 점유율 향상을 이끌었다. 2020년 3월에 비로소 사장으로 승진했고, 6월 대표이사에 선임됐다.

송 사장이 대표이사에 취임한 2020년은 코로나19 팬데믹과 글로벌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까지 대외 경영 환경 요소가 최악으로 치닫은 해였다.

그는 이 같은 상황에서 정면 돌파를 택했다. 차량 판매 대수가 감소하더라도 오히려 수익성 높은 친환경차와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생산에 집중했다. 이러한 전략은 전기차와 각종 하이브리드 모델, 다양한 SUV 라인업 출시로 이어지며 적중했다.

예컨대 중형 SUV 쏘렌토는 2022년 승용차와 RV 부문을 통틀어 가장 많이 팔린 모델로 등극했고, 스포티지도 전 세계에서 45만여 대가 판매되며 실적을 견인했다. 또 기아의 첫 전용 전기차 EV6의 글로벌 시장 안착도 성공했다.

실제로 그의 지휘 아래 기아는 2020년 2조665억 원이었던 영업이익이 ▲2021년 5조657억 원 ▲2022년 7조2331억 원으로 매년 연간 최대 실적을 갈아 치웠다.

지난해에도 상반기에만 6조 원의 영업익을 냈고,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이 9조 원을 돌파하는 등 사상 첫 연간 영업이익 10조 원 달성이 확실시되고 있다.

판매량만 보더라도 이를 방증한다. 기아는 1962년 자동차 판매를 시작한 이래 지난해 사상 최대의 연간 판매 실적을 달성했다.

기아는 지난해 한 해 동안 국내 56만3660대, 해외 251만6383대, 특수 5728대 등 전년 대비 6.3% 증가한 308만5771대를 판매했다. 이는 2014년에 기록한 303만8552대를 넘어선 기록이다.

국내외 모두 판매량이 증가했는데, 국내 판매량은 전년 대비 4.6% 증가했다. 기존 국내 최대 판매량인 2020년 55만2400대의 기록을 넘어섰다.

해외 판매량도 전년 대비 6.7% 증가했다. 미국·유럽·인도에서 연간 최대 판매량을 경신하며 주요 시장에서 괄목할 만한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기아는 미국 82만3910대, 유럽 60만6788대, 인도 25만5000대의 판매 실적을 나타냈다.

송호성 기아 대표이사 사장이 지난 3일 오전 경기 광명시 기아 오토랜드 광명에서 열린 현대자동차그룹 2024년 신년회에서 공장 소개를 하고 있는 모습. © 뉴시스
송호성 기아 대표이사 사장이 지난 3일 오전 경기 광명시 기아 오토랜드 광명에서 열린 현대자동차그룹 2024년 신년회에서 공장 소개를 하고 있는 모습. © 뉴시스

◇ 국내 첫 전기차 전용공장 탄생…송호성, 올해 전기차 대중화 더 앞당긴다

올해 송호성 사장은 기아가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하는 데 더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기아는 현대차그룹의 최초 전기차 전용공장인 ‘기아 오토랜드 광명’(2공장)에서 새 전기차 EV3, EV4를 생산한다. 송 사장은 올해 상반기 생산이 본격화될 고품질 전기차를 통해 전기차 대중화를 이끌겠다는 포부다.

특히 기아 오토랜드 광명은 올해 전기차 대중화의 거점으로 거듭나는 장소다. 현대차그룹 전체를 놓고 봐도 중요도에서 가장 우선순위에 꼽히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2024년 신년회를 이곳에서 주재했다.

송 사장은 “광명2공장은 글로벌 전략 모델인 스토닉과 리오 등을 생산하던 공장”이라며 “대대적 리노베이션을 통해 그룹 최초의 전기차 전용 공장으로 전환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아 오토랜드 광명은 지난 1973년 한국 최초로 컨베이어 벨트로 생산되는 일관공정 종합 자동차 공장으로 설립됐다. 자동차 불모지인 한국에서 본격적인 자동차 생산 시대를 연 것이다. 이러한 공장이 올해 상반기 한국 최초 전기차 전용공장으로 재탄생하는 것이다.

광명2공장에는 현대차그룹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HMGICS)의 혁신 제조 기술이 대거 도입될 전망이다.

HMGICS는 지난해 11월 현대차그룹이 준공한 도심형 모빌리티 허브다. 구체적으로 ▲첨단 기술 적용 자동화 셀 기반 유연 생산 시스템 ▲디지털 트윈 기술 기반 효율 생산 ▲데이터 기반 지능형 운영 시스템 ▲로봇 스팟 활용 제조 공정 등이 특징이다.

기아는 HMGICS의 혁신 제조 기술을 광명2공장에 적극 도입한 후 오는 6월부터 EV3, EV4를 생산할 방침이다. 연간 생산 규모는 15만대 수준이다.

송 사장은 “공정의 자동화를 비롯해 커넥티드 관제 시스템 등 소프트웨어 융합 기술을 적극 활용해 생산 및 물류 공정의 효율성을 향상시키겠다”라며 “저탄소, 유해물질 저감 기술로 에너지 사용도 최소화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탄소중립과 ESG 경영을 실천하는 도심형 친환경 공장을 구현할 것”이라며 “작업자 친화적 설비와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스팟을 활용한 위험요소 사전점검 등으로 쾌적하고 안전한 근무환경을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외에도 송 사장은 올해 목적 기반 모빌리티(PBV) 사업에도 더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PBV는 자동차가 도로 위를 달리는 행위를 넘어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확장한다는 개념의 자동차 플랫폼 신기술이다. 소위 소비자의 목적에 맞는 ‘맞춤형 자동차’를 의미한다.

기아는 2025년 양산을 목표로 PBV 전용 전기차 플랫폼을 활용한 PBV 전용 모델을 개발한다는 전략이다. 또 연간 최대 15만대의 생산능력을 갖춘 국내 최초 신개념 PBV 전기차 전용 공장을 설립하는 등 2030년까지 글로벌 PBV 1위 브랜드로 자리잡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아울러 송 사장은 기아의 올해 판매목표 대수를 지난해와 동일한 320만대로 설정했다. 국내가 53만대로 전년(58만3000대)보다 9% 가까이 감소했지만, 해외 시장은 266만3000대로 지난해보다 6만대(2.25%) 가량 증가했다.

기아 관계자는 “올해는 현대차그룹 최초의 전기차 전용공장인 오토랜드 광명 전기차 전용공장을 완공해 소형 전기차 EV3 판매를 시작함으로써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할 것”이라며 “2024년에도 상품성을 기반으로 견조한 수익성을 이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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