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 공개 전 스펙 유출…‘언팩’ 행사에 놀라움 있을까?
갤럭시S24, 최초 온디바이스 AI 탑재…완성도에 달려

미국 월마트에 공개된 갤럭시S24+ ⓒ월마트 홈페이지
미국 월마트에 공개된 갤럭시S24+ ⓒ월마트 홈페이지

민주신문=이한호 기자|삼성전자가 이달 공개 예정인 갤럭시S24 시리즈에 대한 정보가 유출되고 있다. 팁스터(정보제공자)들이 제품의 렌더링과 상세 스펙을 앞다퉈 공개하고 있으며, 미국 현지 유통업체 홈페이지에서는 일부 제품의 기능과 디자인이 잠시 공개되기도 했다. 

치열한 스마트폰 시장 경쟁 속에서 삼성전자가 ‘폴더블 폰’에 이은 ‘AI 스마트폰’ 폼팩터에서도 애플에 한 발짝 앞서 시장을 선점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는 가운데 제품이 공식적으로 발표되기도 전 사실상 모든 정보가 유출된 것이다.

2일 IT업계에 따르면 현지 시각 지난 1일 미국 월마트가 자사 홈페이지에 ‘갤럭시S24+’, ‘갤럭시S24 울트라’ 모델의 스펙과 AI기능 등을 게시했다. 해당 내용은 현재 삭제된 상태다. 

월마트 홈페이지에서 유출된 정보는 그동안 팁스터들이 공개한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다만 갤럭시S24 시리즈에 탑재될 생성형 AI 기능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이 포함돼 있다는 점이 눈길을 끌었다. 

언급된 AI 기능은 다른 사람과 전화통화 할 때 통역이 가능한 ‘실시간 번역’과 AI를 활용한 사진 편집이 가능한 ‘생성형 편집’이다. 

실시간 번역 기능은 외부 어플리케이션 연결 없이 사용할 수 있는 것과 달리, 생성형 편집 기능을 이용하기 위해선 인터넷과 삼성 계정 연결이 필요하다고 명시됐다. 이는 완전한 온디바이스 AI가 아닌 클라우드 AI와 결합한 하이브리드 AI가 탑재될 가능성을 시사했다. 

신제품이 공개되기 전에 IT매체와 팁스터 등이 추측성 정보나 내부자를 인용해 정보를 공개하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니다. 최근에는 특정 제품 관련 뉴스와 루머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매체도 등장할 정도다. 

업계에서는 스마트폰 제조·개발·유통 과정이 고도화되면서 회사 직원과 부품 협력사, 액세서리 제조사, 마케팅 회사 등 제품 정보가 유출되는 경로도 많아져 이를 모두 차단하기 힘들다는 하소연이 나오고 있다.

지난 2021년 삼성전자가 갤럭시S21 출시 전 관련 정보를 사전 유출한 직원을 해고했다는 소문이 퍼졌지만, 회사는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애플 역시 지난 9월 아이폰15 출시에 앞서 USB-C 포트부터 잠망경 카메라 렌즈에 이르기까지 제품의 모든 세부 사항이 사전에 공개됐다. 이로 인해 신제품 발표회에서는 가격 동결만이 유일하게 놀라운 소식으로 남았다.

업계 관계자는 “협력업체 등에서 내부자가 유출하는 것뿐만 아니라 각 국가 인증기관의 사전 인증부터 개발 과정에서 테스트를 거치는 벤치마크까지 사실상 투명하게 공개돼 있다”며 “소비자들의 관심이 큰 만큼 이를 완전히 피해 가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1월17일(현지시간) 애플 본사 인근인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호세에서 갤럭시 언팩 행사를 열고 갤럭시 S24 시리즈를 공개할 예정이다. ⓒ뉴시스
삼성전자는 1월17일(현지시간) 애플 본사 인근인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호세에서 갤럭시 언팩 행사를 열고 갤럭시 S24 시리즈를 공개할 예정이다. ⓒ뉴시스

갤럭시S24 시리즈 역시 이 같은 관심을 피하기 어렵다. 삼성전자는 오는 17일 ‘삼성 갤럭시 언팩’ 행사를 통해 갤럭시 S24 시리즈를 공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제품의 자세한 스펙과 디자인은 이미 널리 알려진 상태다.

유출된 내용에 따르면 갤럭시S24 시리즈에는 퀄컴의 스냅드래곤8 Gen3가 탑재되며 갤럭시S24와 갤럭시S24+ 모델에는 지역에 따라 삼성전자의 엑시노스2400이 탑재될 예정이다. 디스플레이는 전작과 동일하거나 다소 커진 다이내믹 AMOLED 2X 디스플레이가 사용되며, 화면 밝기는 최대 2600니트로 전작보다 49%가량 밝아질 것으로 보인다. 

울트라 모델은 전작과 달리 측면이 굴곡진 엣지 디스플레이가 아닌 플랫 디스플레이가 사용되며 본체에는 티타늄 프레임을 적용할 것으로 관측된다.  

외관은 최근 갤럭시 시리즈의 패밀리룩을 계승해 카메라 섬 없이 3개의 카메라 렌즈가 돌출된 심플한 디자인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스티브 잡스가 신제품 발표 후에 “한 가지 더”를 말하며 대중을 깜짝 놀라게 했던 것을 다시 재현하기는 앞으로도 쉽지 않아 보인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처음으로 온디바이스 AI가 탑재된 스마트폰을 공개하는 만큼 생성형 AI를 활용한 다양한 AI 기능을 대거 발표할 가능성을 기대하고 있다”며 “실생활에서 체감할 수 있는 AI 기능의 완성도에 따라 충분히 놀라운 발표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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