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제도 개선을 위한 유관기관 토론회 ⓒ뉴시스
공매도 제도 개선을 위한 유관기관 토론회 ⓒ뉴시스

민주신문=이한호 기자|최근 글로벌 금융 시장 변화에 따른 우리 시장 변동성이 더욱 심화하고 있다.

특히 내년에는 우리 주식시장에 더욱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미국과 일본의 금융 이벤트가 기다리고 있어 이를 미리 알아본다.

◇ 금융위, 무차입 공매도 금지 이뤄질까?

우선 국내 주식시장에 큰 변화를 몰고 올 수 있는 ‘공매도’ 금지 조치 연장 여부가 결정된다.

앞서 지난달 5일 금융위원회는 공매도 전면 금지 조치를 전격 발표했다. 그동안 3차례 있었던 과거 공매도 금지 사례와 달랐다. 이렇다 할 금융시스템의 위기가 없었음에도 공매도 금지 조치를 취한 것이다.

대신 금융위는 공매도를 금지한 8개월 동안 대대적으로 제도를 손보겠다고 밝혔다. 개인과 기관 사이에 존재하던 차등 대우를 시정하고 무차입 공매도 등 불법 거래를 차단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것.

당시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국민들이 모두 납득할 수 있는 제도개선을 추진해 보겠다”며 “한시적으로 금지하는 동안 개인투자자 등이 제기한 문제에 대해 전문가들과 같이 전향적으로 논의하겠다”고 강조했다.

현재 공매도 제도 개선논의는 일부 진전된 상태다. 지난 11월에 열린 민·당·정 협의회에서는 개인과 기관·외국인 간 차등 대우를 해소와 관련해 담보비율 105%를 동일하게 적용하고, 대차 상환기간도 90일로 동일하게 맞추는 방안이 공감대를 얻은 상황이다.

금융위 역시 최근 국회 정무위원회에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자본시장법 개정과 관련한 의견을 전달했다.

다만 금융위는 공매도 개선의 핵심 쟁점인 실시간 전산화 시스템 구축에 대해서는 여전히 유보적인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관들 역시 자체적으로 매도 가능 잔고를 관리하는 내부 시스템을 구축하되 무차입 공매도를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실시간 전산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입장이다.

현재 공매도 제도개선 관련 법안은 국회 정무위원회 법안심사소위에서 논의 중이다. 특히 무차입 공매도는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원인으로 꼽히는 만큼 개인투자자의 관심이 매우 높아 총선에서도 표심을 의식한 제도개선 공약이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 미국, 비트코인 현물 ETF 출시할까

미국 증시에 큰 영향을 미칠 빅이벤트는 이르면 내년 1월 결정될 수 있다.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여부의 결과가 나온다.

최근 미국 로이터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최근 비트코인 현물 ETF 출시를 희망하는 자산운용사 대표들과 미팅을 갖고, 신청서 서류 업데이트 기한을 통보했다고 보도했다.

세계 최대 자산 운용사 블랙록이 SEC의 요구사항에 따라 ETF 현금 상환을 허용하기로 하면서 ETF 승인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현재 블랙록 이외에도 10여 개 자산운용사가 비트코인 현물 ETF 출시를 신청해 놓은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SEC가 비트코인 현물 ETF 출시를 승인한다면 같은 날 동시에 승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CNBC와 블룸버그통신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SEC는 빠르면 1월 10일까지 해당 ETF 신청 건에 대한 승인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은 비트코인이 제도권으로 완전히 들어왔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간 가상화폐 거래소에서도 활발히 거래됐으나, 일반 투자자의 접근성이 크게 향상되고 금융 기관들에서도 자산으로 편입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기대가 나온다.

비트코인과 유사한 성질을 가지고 있는 금의 가격은 최초의 금 ETF인 SPDR Gold Shares(GLD)가 상장된 이후 약 360% 가량 상승했다. 금 투자에 걸림돌이었던 마찰 비용이 줄어들고 투자가 쉬워지면서 금에 대한 수요가 커졌기 때문이다.

비트코인 현물 ETF 출시에 대한 기대감으로 비트코인 값은 올해 크게 올랐다. 연초 2000만 원에서 현재 5400만 원으로 약 160% 상승했다. 내년 4월에는 비트코인 채굴량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반감기도 예정돼 있다.

다만 비트코인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은 이미 가격에 반영돼 있는 만큼 전문가들은 신중한 투자를 당부하고 있다. 특히 비트코인 거래량에서 원화가 차지하는 비중이 전 세계 법정 통화 중 1위를 차지할 만큼 국내 투자자들은 이미 대규모 투자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 규제 당국이 내달 10일까지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여부 결정을 앞둔 가운데 업계에서 낙관적인 전망이 커지고 있다. ⓒ뉴시스 
미국 규제 당국이 내달 10일까지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여부 결정을 앞둔 가운데 업계에서 낙관적인 전망이 커지고 있다. ⓒ뉴시스 

◇ 일본, 마이너스 금리 해제 시점 언제 결정할까

달러/엔 환율은 최근 150엔에서 140엔 수준으로 하락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미국과 EU와 같은 다른 주요 국가들이 인플레이션 압력에 대응해 금리를 인상하는 동안 일본은 저금리 정책을 고수하며 금리차가 벌어졌기 때문이다.

시장은 지난 4월 취임한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가 마이너스 금리를 끝낼 거라는 기대를 갖고 있었지만, YCC(수익률 곡선 통제)를 일부 정상화한 것을 제외하면 여전히 마이너스 금리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우에다 가즈오 총재는 “임금 상승을 동반한 물가 상승이 지속하는 것으로 확인되면 마이너스 금리를 해제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번 글로벌 인플레이션을 기회로 일본의 디플레이션을 뿌리 뽑겠다는 의도이다.

전문가들은 4월에 있을 일본은행 통화정책회의를 주목하고 있다. 일본 정부와 중앙은행은 노동자 임금 증가를 통한 소비 증가와 인플레이션의 선순환을 노리고 있는데, 일본 노조의 임금 협상이 3월에 시작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노조는 4.49% 인상을 요구했고 3.58%에 타결됐다. 일본이 3%대의 임금 상승률을 기록한 건 30년 만이다. 올해에도 만족스러운 임금 인상 결과가 나온다면 일본은행은 어느 정도 목표를 달성했다고 판단하고 통화 정책의 변화를 꾀할 가능성이 있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민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