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4월 KBS 별관 공개홀에서 열린 '한국PD대상' 시상식(위)과 지난 19일 KBS 아트홀에서 진행된 '대한민국언론인대상' 시상식 모습. 사진=뉴스1
2022년 4월 KBS 별관 공개홀에서 열린 '한국PD대상' 시상식(위)과 지난 19일 KBS 아트홀에서 진행된 '대한민국언론인대상' 시상식 모습. 사진=뉴스1

민주신문=김현철 기자|대한민국언론인총연합회(이하 언총)는 KBS 아트홀에선 지난 19일 열린 '대한민국언론인대상' 시상식에 대한 KBS 부당지원을 지적한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이하 언론노조)를 향해 "내로남불식 사고방식을 버리라"고 지적했다. 

언총은 24일 성명서에서 "민주노총 언론노조가 KBS 행사장 대관과 7시 뉴스 단신 보도를 특혜 제공으로 보고 이를 방조한 박민 사장은 물러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며 "마치 언론판에 왕후장상의 씨가 따로 있기라도 한 듯 특권 의식에 찌들고 내로남불에 취해 이성까지 잃었다"며 맹비난했다.  

이어 "언총의 대한민국언론인대상은 KBS 지부인 KBS 방송인연합회가 주관한 행사로 해당 시설을 쓰는 데 문제가 없다"며 "2019년, 2022년 한국피디연합회의 '한국피디대상' 행사도 KBS 공개홀에서 진행됐다. 피디연합회 행사는 되고 언총의 행사는 안 되는 이유를 설명하라"고 꼬집었다. 

또한 "언총은 그간 기울어진 한국언론의 지형을 바로 잡기 위해 만든 대표적인 현업 언론인 단체"라며 "창립 1주년을 맞아 함께 싸우고 힘써 주신 분들에게 감사하며 시상하고 향후 비전을 발표하는데 부당함이 뭔지 대답하라"고 반문했다. 

아울러 언총을 극우 관변단체라고 규정한 것과 관련해 "언총은 정치적 중립과 공정성을 지향하는 현업 언론인 단체일 뿐"이라며 "명예를 훼손한 표현에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규탄했다. 

다음은 <대한민국언론인총연합회> 성명서 전문.

'대한민국언론인대상'을 향한 언론노조의 독선적 비판을 규탄한다!

민주노총 언론노조가 12월 19일, KBS 아트홀에서 열린 제1회 ‘대한민국언론인대상’ 행사를 비판하고, 이 행사를 방조하고 지원한 박민 사장은 물러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외부 단체의 행사임에도 내부 대관으로 진행됐고, KBS 보도본부가 행사 당일 ‘7시뉴스'에 단신으로 보도하는 등 부당한 지원이 있었다는 것이다.

‘대한민국언론인대상’은 대한민국언론인총연합회(이하 ‘언총’)의 KBS지부인 KBS방송인연합회가 주관한 행사다. 

KBS의 시설을 쓰는 데 하등의 문제가 없으며 유사한 사례도 넘쳐난다. 2019년, 2022년 한국피디연합회의 ‘한국피디대상’ 행사도 KBS 공개홀에서 진행되었다. 

피디연합회 행사는 되고 언총의 행사는 안 되는 이유를 설명하라. 마치 언론판에 왕후장상의 씨가 따로 있기라도 한 듯 특권 의식에 찌들고 내로남불에 취해 급기야 이성까지 잃은 모습이 부끄럽지 않은가! 

KBS가 당일 행사를 취재하고 7시 뉴스에 반영된 것을 문제 삼는데 이 정도에 이르면 기가 막힌다. 한국 언론의 기울어진 지형을 바로 잡자고 만들어졌고 그동안 가열 차게 싸워온 대표적인 현업언론인 단체가 창립 1주년을 즈음하여 그동안 함께 싸우고 힘써 주신 분들에게 감사하며 시상하고 아울러 향후 비전을 발표하는데, 이것이 왜 보도 가치가 없단 말인가. 

뉴스 가치가 있으면 좋든 싫든 보도하는 것이 타당하다. 

묻는다. 대한민국언론인대상의 행사 소식이 KBS에만 실렸는가.

언론노조는 또한 극우단체의 행사를 지원한 박민 사장에 대해 ‘아무런 비전과 실력도 없이 KBS에 내리 꽂혀진 당신 덕에 KBS가 점점 위기에 내몰리고 있으니’ 속히 KBS를 떠나라고 일갈했다. KBS는 노조의 방송도 아니고 정권의 방송도 아닌 국민의 방송이니 사장은 얼마든지 비판할 수 있다. 극우단체를 지원했으니 문제라는 주장은 어불성설이지만 박사장에 대한 언론노조의 비판은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다만 좌파 언론운동권의 의견조율이 좀 더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은 든다. 지난 10월 사장 선임 문제로 긴장이 최고조로 올랐을 때 KBS의 기자협회장과 피디협회장은 ‘조속히 사장을 선임할 것’을 호소하며 박민 사장의 KBS 입성에 길을 터준 바 있다. 민노총 언론노조와 피디협회 기자협회 등 직능단체들은 그동안 주요 사안에 관해 항상 궤를 같이 해 왔는데 이번 박민 사장 문제에 관해서는 얼핏 단체별로 입장 차이가 있는 듯 없는 듯 혼란스럽다. 박민 사장에 대한 좌파 언론운동 진영의 진심은 무엇인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언론노조가 언총을 직접 비판하고 나선 것을 환영한다. 상호 비판과 견제는 불가피하고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언총을 극우 집단으로 규정하고 프레임 짓는 것이 과연 이성적이고 합리적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그 기준과 근거는 무엇인지 밝히라. 

언총이 극우이면 언론노조 당신들은 무엇인가? 당신들이 중심인가? 그렇다면 당신들 왼쪽에는 누가 있나? 

보아하니  강령에 버젓이 정파성을 못 박고 있는데 당신들을 극좌 급진 단체라고 하면 받아들이겠는가? 

언총은 정치적 중립과 공정성을 지향하는 현업 언론인 단체일 뿐이다. 

그것을 바로 보지 않는다면 당신들의 주장은 이성을 상실한 비열한 정파적 프레임 짓기 일 뿐이고 자신들 이외에 건전한 경쟁단체의 싹부터 자르겠다는 저주에 불과하다 할 것이다. 

아울러 우리는 언총을 극우 관변단체라고 규정한 부분은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임을 밝힌다. 관변단체는 자생적으로 등장한 시민단체가 아니라 국가에 의해 동원된 결사체 조직으로써 정부의 지원금과 보조금으로 운영되는 비영리 단체를 말한다. 

정부에 기생하고 권력에 머리를 조아리는 부패한 집단이라는 뉘앙스를 가지고 있다. 

언총은 지난해 12월 오전 여의도의 어느 커피 하우스 구석에서 손님이 없는 틈을 이용해서 발기인 대회를 가졌다. 여타 직능단체가 시민단체 지원금뿐 아니라 공영방송 이사회 추천권 2장을 받아 쥐고 공영방송사 거버넌스 최정상을 향해 떵떵거리며 진격하고 있을 때 우리는 그 흔한 시민단체 정부 지원금 한 푼도 받지 못하고 고군분투하며 여기까지 달려왔다. 관변단체라는 말은 언총의 자부심과 명예를 훼손한 표현이다.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

언론노조 산하 KBS 본부가 언총을 ‘근본 없는 단체’로 규정한 것 또한 선을 넘은 것이다. 임수경 전의원이 2012년 자유를 찾아 죽음의 선을 넘어온 탈북자를 향해서 ‘근본도 없는 탈북자XX’라고 내친 것을 연상하게 한다. 이쯤 되면 ‘근본 있는’ 것은 도대체 무엇을 말하는 것인지 숨은 의미도 궁금해진다. 

백두산의 정기를 받아야 근본 있는 단체라고 보는 것이 아니라면 선을 넘는 언사는 스스로를 위해 자제할 것을 권한다.

2023년 12월 24일 대한민국언론인총연합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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