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경구 “포스터 붙이다 뮤지컬 ‘지하철 1호선’ 탑승”
‘학전 AGAIN’ 릴레이 콘서트 내년 2월 말 개최
김형석·박승화·여행스케치·방은진·배해선 등 참석

학전 AGAIN 프로젝트 기자회견 참석자. (왼쪽부터) 박학기, 배해선, 장현성, 설경구, 방은진, 김형석, 한경로, 박승화, 조병석. © 민주신문
학전 AGAIN 프로젝트 기자회견 참석자. (왼쪽부터) 박학기, 배해선, 장현성, 설경구, 방은진, 김형석, 한경로, 박승화, 조병석. © 민주신문

민주신문=승동엽 기자|“우리 모두는 학전과 김민기에게 빚을 지고 있다. 그 마음에서 비롯돼 학전 AGAIN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됐다”

박학기 한국음악저작권협회 부회장은 5일 서울 강서구 내발산동 KOMCA 홀에서 열린 ‘학전 AGAIN’ 프로젝트 기자회견에서 “학전DNA가 계승됐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학전 AGAIN’은 한국 공연 문화 발원지 ‘학전’(學田)과 김민기 대표에 대한 인사를 전하기 위해 마련된 프로젝트다. 학전 폐업 예고 소식 이후 이에 공감하는 학전 출신들이 ‘학전 AGAIN’을 통해 무대에 오른다.

이날 기자회견장에는 박학기 부회장을 비롯해 ▲뮤지션 박승화(유리상자), 한경로(크라잉넛), 조병석(여행스케치) ▲작곡가 김형석 ▲작사가 김이나 ▲배우 설경구, 방은진, 배해선, 장현성 등이 참석했다.

프로젝트를 기획한 박학기 한국음악저작권협회 부회장. © 민주신문
프로젝트를 기획한 박학기 한국음악저작권협회 부회장. © 민주신문

프로젝트를 기획한 박 부회장은 “학전은 꿈의 장소였다. 이곳에서 음악을 시작했고 많은 연극인이 학전에서 나왔다”라며 “김민기 대표가 늘 그 자리에 있을거라고 생각했는데 힘든 걸 혼자 감내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학전이 지금의 원형 형태로 유지하고 있었다는 것 자체가 말도 안되는 상황이다”라며 “김민기는 여기 앉아있는 많은 후배를 키워왔다. 이번 상황을 보면서 우리 모두가 안타까웠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 모두는 김민기와 학전에게 마음의 빚을 지고 있는데 그 빚을 갚고 싶다는 마음에서 시작하게 됐다”라며 “유사 이래로 이렇게 많은 뮤지션과 배우들이 힘을 모은 프로젝트가 없다”고 덧붙였다.

작곡가 김형석은 “김민기의 음악을 듣고 위로 받았던 것처럼,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김민기가 위로 받았으면 좋겠다”라며 “K팝 글로벌 인기의 근간에는 김민기의 노래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의미있는 공연이 계속해 펼쳐졌던 학전이라는 공간이 계속 유지되고 새로운 꿈나무들에게 기회의 공간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황정민, 김윤석, 조승우, 장현성 등과 함께 이른바 ‘학전 독수리 오형제’라 불린 설경구는 “이 자리에 오고 싶지 않았다. 반가운 자리가 아니어서 오고 싶지 않았는데, 고민 끝에 참석을 결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연기한 지 30년이 됐는데, 나의 연기 시작점이 학전이다. 대학을 졸업하고 나를 받아주는 극단이 없어서 용돈벌이 하러 학전 포스터를 붙이다가 김민기 대표와 함께하게 됐다. 그게 1994년 ‘지하철 1호선’ 초연이었다. 나를 시작하게 해준 분이고 공간이다”라고 설명했다.

1994년 초연한 뮤지컬 ‘지하철 1호선’은 학전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흥행작이다. 독일 원작을 김 대표가 번안한 작품으로 2008년 10월까지 4000회 공연을 했고, 70만 명이 넘는 관객이 무대를 찾았다.

설경구는 또한 “배우들이 뭘 해야할지 모르겠다. 그래도 공연에 올라갈거다”면서 “학전은 청년 문화의 상징적인 문화적 가치라고 생각한다”라고 강조했다. 방은진, 장현성, 박승화 등 학전 출신 인물들도 추억을 회상하며 프로젝트 참가 소회를 밝혔다.

© 민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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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전 AGAIN’ 프로젝트는 학전 출신 가수, 배우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추진됐다. 내년 2월 말부터 시작되는 공연은 가수 2~3개 팀과 배우가 함께하는 콘서트를 비롯해 김광석 다시 부르기 콘서트, 김민기 헌정 콘서트 등 다양한 형식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박학기 부회장은 공연 수익금을 활용 방안에 대해 “학전소극장이 180석이다. 풀 매진을 해도 그 돈이 얼마 되지는 않는다”라며 “적은 돈이지만 문화를 위해 쓰일 수 있는 힘이 생기는 돈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여기에 굿즈 제작이나 크라우드 펀딩 등을 하는 방법도 논의 중이다. 

한편 ‘학전 AGAIN’ 프로젝트는 내년 2월 28일부터 3월 14일까지 학전 극장에서 공연될 예정이다.

박학기, 윤도현, 알리, 동물원, 장필순, 권진원, 유리상자, 이한철, 이은미, 자전거 탄 풍경(자탄풍), 여치, 시인과 촌장, 크라잉넛, 유재하동문회, 하림, 이정선, 노찾사, 한상원밴드, 최백호, 한영애 등이 노래를 이어간다. 학전 무대에 올랐던 배우들도 뜻을 함께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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