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국 회장과 ‘엄마아빠 직원’들이 직접 연구·개발…신제품 24종 출시
msg 미첨가 및 나트륨 함량 20%↓…“가짜 맛 아닌 진짜 맛으로 승부”

하림 신규 브랜드 '푸디버디' 제품이 전시돼 있다. ⓒ민주신문 최경서 기자
하림 신규 브랜드 '푸디버디' 제품이 전시돼 있다. ⓒ민주신문 최경서 기자

민주신문=최경서 기자|종합식품기업 하림이 어린이식 브랜드 ‘푸디버디’를 론칭했다. 김홍국 하림 회장의 야심작 ‘더미식’ 브랜드를 선보인 지 2년여 만이다.

어린이식과 유아식은 영양에만 초점을 맞춰 맛이 없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어린이들의 입맛과 영양을 모두 만족시키기 위한 브랜드로 어린이 시장 개척에 나선다는 포부다.

하림은 1일 서울 청담씨네시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신규 브랜드 푸디버디 제품을 소개했다. 현장에는 김홍국 하림 회장이 참석해 브랜드 론칭 관련 비하인드 등 직접 브리핑하는 시간을 가졌다.

하림 신규 브랜드 '푸디버디' 제품 '빨강라면'. ⓒ민주신문 최경서 기자
하림 신규 브랜드 '푸디버디' 제품 '빨강라면'. ⓒ민주신문 최경서 기자

푸디버디가 탄생하게 된 데에는 ‘다둥이 아빠’ 김홍국 하림 회장의 일화가 배경이 됐다. 네 자녀를 두고 있는 그는 유독 막내딸이 라면만 먹으면 아토피 증상이 심해지는 것에 대해 고민이 많았다고 한다.

현장에서 김홍국 회장은 “막내딸이 라면을 무척 좋아했는데 라면을 먹으면 아토피 증상이 심해져 마음이 아팠다”며 “막내딸 증상이 라면에 들어있는 인공감미료나 향미료 때문이라는 것을 알게 돼 회사 MD에게 부탁해 직접 라면스프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닭고기를 20시간 고아낸 국물을 농축시켜 라면스프를 만들고, 그 농축된 고기를 다시 물에 끓이면 고깃국물이 되는 것”이라며 “이렇게 만든 스프로 라면을 끓여주니 막내딸 아토피 증상이 나타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빠로서 뭔가 해결해줬다는 점에서 굉장히 뿌듯함을 느꼈다”며 “나트륨이나 인공조미료, 가짜 맛을 내는 게 아니라 진짜 재료로, 제대로 된 맛으로 아이들의 입맛을 사로잡을 방법을 고민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푸디버디' 제품을 활용한 작품이 전시돼 있다. ⓒ민주신문 최경서 기자
'푸디버디' 제품을 활용한 작품이 전시돼 있다. ⓒ민주신문 최경서 기자

푸디버디는 4~8세 아동이 있는 가정을 겨냥한 어린이식 브랜드다. ▲즉석밥 3종 ▲라면 4종 ▲국물요리 5종 ▲볶음밥 5종 ▲튀김요리 5종 ▲핫도그 2종 등 총 24종이다.

하림 김홍국 회장과 ‘엄마아빠 직원’들이 직접 연구·개발에 참여했으며, 해썹(HACCP) 기준에 따라 모두 고품질 식재료를 사용했다는 것이 하림 측 설명이다.

특히 ‘미식가 엄마와 딸 바보 아빠가 생각하고, 전문가가 영양 설계하고, 셰프가 만든 믿을 수 있는 어린이식 브랜드’를 목표로 BM, 셰프와 R&D 연구원, 영양 전문가 등이 오랜 시간 고민하며 직접 기획, 연구·개발한 조리법이 적용됐다.

또 아이들이 재미있는 식사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진한 핑크색과 동물 캐릭터 디자인을 제품 패키지에 적용했다. 아이들이 좋아할 수 있는 장난감과 12마리의 푸디버디 동물 캐릭터 스티커도 동봉됐다.

하림에 따르면 푸디버디 제품은 고기와 사골, 향신 채소 등을 풍부하게 넣어 각 자연재료 자체에서 우러나오는 풍미와 향으로 감칠맛을 끌어올린 것이 특징이다. MSG를 첨가하지 않고 나트륨은 성인식 대비 20% 이상 줄였다.

실제로 푸디버디 라면의 경우 ‘빨강라면’과 ‘하양라면’의 나트륨 수치는 각각 1080㎎, 1050㎎으로, 기존 라면(1640㎎) 대비 낮은 수준이다. 국물요리도 성인 나트륨 권장량 대비 7.8%~16.5% 낮았다.

하림 관계자는 “김홍국 회장과 엄마아빠 직원들이 오랜 시간 연구하며 진정성과 ‘진짜 맛’을 담기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며 “이번 어린이식 시장 개척을 시작으로, 끊임없는 연구·개발 등으로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해 어린이식 제품의 혁신을 이끌겠다”고 말했다.

하림 관계자들이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민주신문 최경서 기자
하림 관계자들이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민주신문 최경서 기자

다만 푸디버디 브랜드에 대한 우려 섞인 시선도 적지 않다. 앞서 하림은 대형마트에서 판매된 하림 브랜드 생닭에서 유충이 발견돼 도마 위에 오른 바 있다.

식약처가 하림 생산 공장 관할 지자체인 전북 정읍시에 조사를 요청해 정읍시와 방역업체가 두 차례 조사를 거친 결과 해당 이물질은 딱정벌레의 일종인 거저릿과 유충으로 확인됐다.

하림은 해썹(HACCP) 기준에 따라 위생 관리를 철저하게 하고 있다며 해당 논란을 일축했으나, 아이들에게 먹일 음식인 만큼 소비자들이 선뜻 구매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날 행사에서도 관련 질문이 나왔으나, 이렇다 할 입장은 내놓지 않았다.

특히 푸디버디는 4~8세 아동이 있는 가정을 겨냥한 어린이식 브랜드로, 해마다 줄어들고 있는 출산율 역시 수요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월간(8월 기준) 국내 출생아 수는 매년 하락해 2019년 2만4371명에서 올해 1만8984명으로 22.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가짜 맛이 아닌 진짜 맛’을 강조하는 등 각 자연재료 자체에서 우러나오는 풍미와 향으로 감칠맛을 끌어올린 만큼 수요가 성인층에서도 이어질 수 있다.

'푸디버디' 제품 시식 후 제공된 디저트. ⓒ민주신문 최경서 기자
'푸디버디' 제품 시식 후 제공된 디저트. ⓒ민주신문 최경서 기자

실제로 이날 간담회에선 푸디버디 제품을 맛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는데, 기자가 직접 먹어본 결과 아이들을 겨냥한 제품임에도 성인 입맛에 크게 어긋나지 않았다.

다만 성인들의 경우 이미 개인마다 ‘1순위 라면’으로 굳혀진 제품들이 많으며, 푸디버디 라면 가격이 빨강라면(84g) 기준 개당 1700~2057원으로 일반 라면 대비 비싸다는 점에서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평가가 따른다.

하림은 내년까지 매출 300억 원 달성을 목표로 두고 있다. 현재 하림은 ‘더 미식’ 브랜드를 출시했음에도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하림의 영업손실은 868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창사 이래 최대 규모 적자다. 당기순손실은 무려 1165억 원으로 나타났다. 실적 개선 및 목표 달성을 위해선 푸디버디의 성과가 중요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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