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텔란티스코리아 핵심 브랜드 역량 강화…지프·푸조 전면에
판매량과 구조조정은 풀어야 할 과제…“시험 무대에 오른 것”

지난 5월 24일 서울 강남구 SJ.쿤스트할레에서 열린 푸조 브랜드 데이에서 제이크 아우만 스텔란티스코리아 사장이 발언하고 있는 모습. © 스텔란티스코리아
지난 5월 24일 서울 강남구 SJ.쿤스트할레에서 열린 푸조 브랜드 데이에서 제이크 아우만 스텔란티스코리아 사장이 발언하고 있는 모습. © 스텔란티스코리아

민주신문=승동엽 기자|스텔란티스는 지난 2021년 1월 PSA와 FCA가 50대50 비율로 합병을 통해 설립된 다국적 자동차 기업이다. 산하 자동차 브랜드로는 ▲푸조 ▲시트로엥 ▲DS오토모빌 ▲크라이슬러 ▲지프 ▲피아트 ▲마세라티 등을 보유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2021년 6월께 기존 FCA코리아가 이름을 변경하며 스텔란티스코리아가 출범했다. 스텔란티스코리아는 지프 판매를 핵심사업으로 영위해 오다가 지난해 1월 한불모터스로부터 푸조, 시트로엥, DS오토모빌 브랜드의 한국 판매 역할을 넘겨받았다.

현재 스텔란티스코리아를 지휘하고 있는 수장은 지난 2020년 FCA코리아 사장으로 부임한 제이크 아우만이다.

제이크 아우만 대표는 부임 이전 중국 시장에서 알파 로메오 브랜드를 총괄했다. 스텔란티스의 전신인 FCA와의 인연은 199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한국에 오기 전에는 경영, 세일즈, 네트워크 개발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역할을 수행했다. 특히 일본·인도·호주 등 주요 시장에서 폭넓은 마케팅 경험을 쌓았다.

준중형 크로스오버 모델 '뉴 푸조 408' © 스텔란티스코리아
준중형 크로스오버 모델 '뉴 푸조 408' © 스텔란티스코리아

◇ 제이크 아우만, 스텔란티스코리아 핵심 브랜드로 지프·푸조 낙점

그가 스텔란티스코리아의 수장으로서 맡을 역할은 분명하다. 흩어져있는 스텔란티스 산하 브랜드를 통합하고 저조한 판매실적을 개선하는 게 핵심이다.

직설적으로 표현하면 뒤처지고 있는 브랜드는 과감히 포기하고 잘나가는 브랜드를 중심으로 새판을 짜는 것이다. 실제로 스텔란티스코리아는 지프와 푸조 브랜드 역량 강화에 힘쓰고 있다.

지프는 스텔란티스코리아의 1순위 브랜드다. 이전 FCA 시절에도 지프 브랜드만큼은 막강한 세력을 갖고 있었다. 현재도 대부분 실적은 지프가 견인하고 있다. 사실상 스텔란티스코리아의 얼굴인 셈이다.

문제는 기존 PSA가 갖고 있던 푸조·시트로엥·DS오토모빌 브랜드다. 앞서 언급한 대로 지난해 스텔란티스 결합 이전에는 국내 총판을 한불모터스가 갖고 있었다. 계약 기간 만료 등의 이유로 판권이 FCA코리아에 넘어갔고 스텔란티스코리아가 탄생했다.

스텔란티스코리아에 인수되기 전 마지막 해인 2021년, 세 브랜드의 총판매량은 2923대에 그쳤다. 제이크 아우만 사장은 스텔란티스코리아 출범 후 버릴 카드는 버리고 키울 건 키운다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택했다.

쉽게 말해 경쟁력이 떨어지는 시트로엥과 DS오토모빌은 과감히 버리고 푸조에 집중해 기존 지프와 함께 핵심 브랜드로 성장시킨다는 전략이다.

푸조 브랜드 역량 강화를 위해 그가 가장 먼저 한 일은 글로벌 전략 모델의 한국 시장 도입이다. 지난 5월 스텔란티스코리아는 ‘뉴 푸조 408’의 대대적인 론칭과 함께 판매를 시작했다. 출시 행사에는 프랑스에서 직접 푸조 총책까지 건너와 홍보에 힘을 보탰다.

실제로 제이크 아우만 사장은 “뉴 푸조 408 출시를 기점으로 올해 한국 시장에서 푸조 브랜드를 더 알리고 정체성을 강화해 나가는 데 총력을 다 할 것”이라고 말하며 푸조 브랜드 역량 강화에 발 벗고 나선 상태다.

여기에 그는 총 400억 원을 투입해 국내 네트워크 강화도 공언했다. 구체적으로 올 연말까지 공식 전시장 12개와 서비스센터 15개를 운영할 방침이다. 2025년까지는 18개 판매 및 서비스 네트워크를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제이크 아우만 사장은 지프와 푸조의 시너지 효과도 노리고 있다. 지난달 스텔란티스코리아는 국내 출범 이후 최초로 지프와 푸조 브랜드를 아우르는 서비스센터를 개장했다.

또한 푸조의 최신 브랜드 엠블럼과 디자인 테마를 적용한 푸조 제주 전시장도 개장했다. 푸조 제주 전시장은 지프 제주 전시장과 같은 건물 2층에 들어선 상태다.

제이크 아우만 스텔란티스코리아 사장. © 스텔란티스코리아
제이크 아우만 스텔란티스코리아 사장. © 스텔란티스코리아

◇ 저조한 판매량과 구조조정은 풀어야 할 과제

제이크 아우만 사장의 전략은 이처럼 분명하지만, 아직 이렇다 할 결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지프와 푸조를 핵심 브랜드로 내세웠지만, 저조한 판매량에 허덕이고 있다. 그의 한국 시장 새판짜기도 결국에는 판매량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무용지물이다.

더 큰 문제는 스텔란티스코리아의 얼굴이라 할 수 있는 지프마저 가격인상, 일부 모델 철수, 신차 부재 등이 겹쳐 판매량이 감소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지프는 올해 1~9월까지 누적 판매 대수가 3399대에 그친 상태다.

이는 월평균 400대도 못 미치는 실적으로 이 같은 성적이 지속될 경우 연말 기준 판매량은 5000대를 넘지 못할 것으로 예측된다. 스텔란티스코리아가 연간 5000대 미만 판매량을 기록한 것은 FCA 시절인 2013년(4143대)이 마지막이다. 즉, 10년 만에 5000대를 돌파하지 못하는 것이다.

브랜드 역량 강화에 힘쓰고 있는 푸조도 판매량 감소가 지속되고 있다. 푸조의 국내시장 판매량은 2018년 이후 매년 내리막을 걷고 있는데, 올해 1~9월까지 누적에서도 전년 대비 5.0% 줄며 1347대에 머무른 상태다.

판매 부진에 직면한 스텔란티스코리아는 급기야 구조조정 카드도 꺼냈다. 최근 100여 명의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스텔란티스그룹은 앞서 미국에서도 큰 폭의 구조조정을 단행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스텔란티스코리아 관계자는 “민감하게 변화하는 시장에서 빠르게 반응을 하고 더 안정적으로, 장기적으로 비즈니스 성공을 보장하기 위한 일환이다”고 말했지만, 자동차 업계 한 관계자는 “제이크 아우만 사장의 경영 능력이 본격적으로 시험 무대에 오른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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