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의 은퇴 시점과 성향 따져봐야
꾸준한 복리효과 중요…수수료는 낮춰야

 © 뉴시스
 © 뉴시스

민주신문=이한호 기자|연금저축과 개인형 퇴직연금(IRP)을 통틀어 연금계좌라고 한다. 최근 이를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건강한 노후준비를 위한 필수단계로 평가받고 있다.

이 가운데 원리금보장상품에 금액을 예치하는 것보다 연금계좌에 납입한 금액으로 수익률이 높은 ETF에 투자하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다만 수익률만 쫓기보다는 자신이 처한 입장을 고려해 투자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 미국에 투자한다면 S&P500

우선 연금이란 안락한 노후생활을 대비한 자금을 뜻한다. 이에 금융당국은 연금저축과 IRP를 지나치게 변동성이 큰 상품에 투자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공통적으로 국내에 상장된 ETF만 거래할 수 있다. 또 그 중에서도 인버스와 레버리지 ETF는 거래할 수 없다. 

또 IRP는 파생상품 위험평가액이 40%를 초과하는 ETF 투자가 불가능해 달러 선물 ETF, 원자재 ETF, 금·은 ETF 등을 거래할 수 없다.

하지만 합법적인 선에서 수익률이 높은 ETF에 투자하는 방법도 존재한다. 

우선 연금계좌에서는 해외에 상장된 ETF를 직접 매수하지는 못하지만, 국내 거래소에 상장된 ETF를 통해 해외 주식에 투자할 수 있다. 

그중 가장 많은 사람들이 찾는 것은 미국을 대표하는 S&P500 지수를 추종하는 ETF다.

S&P500 지수는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와 나스닥에 상장된 주식 중 500대 대기업의 시가총액 기준 주가지수다. 미국 내 상장 기업 시가총액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구성 종목이 자주 바뀌는데, 이는 경쟁력이 떨어진 기업은 지수에서 퇴출되고 새롭게 떠오르는 기업은 지수에 포함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S&P500 지수를 따르는 ETF에 투자한다면 투자자가 신경 쓰지 않아도 좋은 기업은 편입하고 나쁜 기업은 팔아버리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국내에서도 많은 운용사들이 S&P500 지수를 추종하는 ETF를 출시했다. 대표적으로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미국S&P500’, KB자산운용의 ‘KBSTAR미국S&P500’,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미국S&P500’ 등이 있다.

 © 뉴시스
 © 뉴시스

◇ 배당이 중요할 경우 ‘SCHD’ 주목

SCHD는 슈왑 US 디비던드 에쿼티(Schwab U.S Dividend Equity)로, 배당 성장을 컨셉으로 하는 미국의 ETF 상품이다. 다우존스 US 디비던드 100 지수를 추종한다. 

시가총액 5억 달러 이상, 일 거래대금 200만 달러, 10년 연속 배당금 지급 등의 조건을 충족한 종목을 편입한다. 

지수에서 개별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4%를 넘지 않고, 섹터별로도 최대 25%의 상한선을 두고 있어 안정성이 뛰어나다.

배당수익률은 3~4% 사이로 그리 크지는 않지만, 전문가들은 높은 배당성장률에 주목하라고 권한다. SCHD가 편입하는 종목은 배당금은 지난 10년간 연평균 약 12% 증가했다. 

배당금에 부과되는 15.4%의 배당소득세가 연금 수령 시까지 이연되는 연금계좌의 특성상 배당금 재투자에 따른 복리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어 장기투자에 유리하다.

국내 운용사에서도 동일한 지수를 추종하는 ETF를 내놓고 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 미국배당다우존스’, 신한자산운용의 ‘SOL 미국배당 다우존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미국배당다우존스’ 등이 출시됐다. 

3%대의 준수한 배당률에 월 배당이라는 장점까지 더해져 국내 투자자들이 몰리자, 운용사들은 총보수를 0.01%까지 낮추며 고객 유치에 힘쓰고 있다. 

◇ 자산 배분이 필요한 투자자들 ‘TDF, TRF’에 관심

TDF는 ‘Target Date Fund’의 약자로 투자자의 은퇴 시점에 맞춰 알아서 자산 배분을 해주는 펀드다. 은퇴까지 시간이 많이 남은 경우 주식 등 위험자산 비중을 높이고, 은퇴가 가깝다면 채권 등 안전자산 비중을 높이는 방식으로 포트폴리오를 조절한다. 

TRF는 ‘Target Risk Fund’의 약자로 투자자의 위험성향에 따라 알아서 자산 배분을 해주는 펀드다. 주식과 채권의 비중을 일정하게 유지해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자산 배분 포트폴리오를 구성한다. 

투자자가 직접하려면 번거로운 안전자산과 위험자산 배분을 ETF 투자만으로 은퇴 시점이나 성향에 따라 자동으로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자산의 효율적인 배분과 관리가 가능한 것이다. 

과거에는 펀드상품으로만 접할 수 있었던 대표적인 퇴직연금 상품 TDF와 TRF가 최근 ETF로도 출시됐다. 펀드상품은 환매에 많은 시간이 소요되고, 높은 보수로 인한 비용이 문제 됐지만 이를 ETF 출시로 해소했다. 

TDF와 TRF ETF의 이름에는 규칙이 있다. TDF의 경우 ‘운용사+TDF+은퇴연도’로 나타내고, TRF는 ‘운용사+TRF+주식비중+채권비중’으로 구성된다. 

TDF ETF 상품에는 목표로 하는 은퇴연도가 2030년이라면 한화자산운용의 ‘ARIRANG TDF2030’, KB자산운용의 ‘KBSTAR TDF2030’, 삼성자산운용의 ‘KODEX TDF2030’, 키움자산운용의 ‘히어로즈 TDF2030’ 등이 있다. 

TRF를 출시한 운용사는 삼성자산운용으로 주식과 채권의 비중에 따라 ‘KODEX TRF7030’, ‘KODEX TRF5050’, ‘KODEX TRF3070’이 있다. 

증권사 ETF 담당자는 “연금저축을 통한 ETF 투자의 경우 변동성이 큰 ETF들은 규정으로도 제한돼있지만, 고수익을 노린 투자는 지양하는 것이 좋다”며 “한차례 크게 하락하면 손실 폭이 너무 크기 때문에 원금 회복까지 상당히 어려운 경우들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중장기 투자 성격의 퇴직연금 계좌에서 이런 큰 변동성 투자는 지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민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