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억 파운드 썼으나 부상자만 12명…신입생과 호흡 문제도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첼시 감독이 선수들에게 지시를 내리고 있다. ⓒ첼시 공식 SNS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첼시 감독이 선수들에게 지시를 내리고 있다. ⓒ첼시 공식 SNS

민주신문=최경서 기자|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전통 강호 첼시가 전대미문의 암흑기를 겪고 있다. 올 여름 천문학적인 이적료를 지출하며 대대적인 전력 보강에 나섰으나 지난 시즌부터 이어진 ‘부진의 늪’에서 여전히 빠져나오지 못하는 모양새다.

첼시는 지난 17일 영국 본머스 바이탈리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본머스와 EPL 5라운드 경기서 득점 없이 0-0 무승부를 거뒀다. 이로써 승점 1점을 획득하는 데 그친 첼시는 1승2무2패로 14위까지 떨어졌다.

지난 3라운드에서 승격 팀 루턴 타운을 상대를 잡은 것이 이번 시즌 유일한 승리다. 다만 루턴은 이번 시즌 전패를 기록하며 승점이 1점도 없는 팀이다. 그나마 1승을 챙기긴 했다고 위안 삼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따른다.

첼시의 코너 갤러거가 경기 도중 아쉬워하고 있다. ⓒ첼시 공식 SNS

10억 파운드. 첼시가 최근 스쿼드에 쏟아 부은 비용이다. 한화로 변환하면 무려 1조 6466억 원이라는 천문학적인 금액이다. 올 여름 브라이튼에서 카이세도를 데려오는 데 지출한 이적료만 해도 EPL 역사상 최고 기록인 1억 1500만 파운드(1966억 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첼시는 선수단의 인원만 늘어났을 뿐 승점까지 늘리지는 못했다. 이번 시즌 5경기서 획득한 승점은 5점, 경기당 1점만 획득한 셈이다.

2023년을 기준으로 보면 더 심각하다. 올해 첼시가 획득한 승점은 고작 25점이다. 이는 리그 16위에 해당한다. 지난 시즌 승격한 노팅엄 포레스트보다도 낮은 순위다.

1위는 68점을 획득한 맨체스터 시티다. 그 뒤로 아스널(54점), 리버풀(52), 아스톤 빌라(52), 브라이튼(50), 맨체스터 유나이티드(49), 뉴캐슬 유나이티드(43), 토트넘 훗스퍼(43) 순이다. 이들이 획득한 승점과 비교하면 첼시는 챔피언스 리그 진출, 리그 우승을 노리는 강팀으로 보기 어렵다.

물론 첼시가 이토록 몰락하는 것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단기간에 수많은 선수를 영입하면서 선발 라인업이 크게 달라졌고 결국 조직력에서 문제를 드러내며 경기력에 막대한 영향을 준 것이 컸다.

이런 상황에서 감독까지 새로 부임했다. 기존 선수들과 신입생들 간 호흡 문제로 혼란스러운 마당에 새 감독 부임으로 전술까지 새로 훈련해야 했다. 불협화음이 일어날 수밖에 없었다.

특히 천문학적인 이적료를 지출하며 데려온 선수들이 줄부상을 당하면서 현재 1군 스쿼드에 등록된 부상자만 무려 12명이다. EPL 역사상 최고 이적료를 기록한 카이세도는 물론 은쿤쿠, 리스 제임스 등이 그 대상이다.

포체티노 감독은 “이기지 못하면 팬들이 행복하지 않은 건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현재 상황은 우리가 바꿀 수 없는 현실”이라며 “왜 우리는 다를까. 시즌 초반부터 모든 스쿼드를 사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현재 12명의 선수들이 다쳤다. 벤치에는 3~4명의 어린 선수들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본머스전 첼시의 벤치 명단에는 콜 팔머와 벤 칠웰을 제외하면 모두 후보 선수들로 구성됐다. 심지어 1군 명단에 등록하기 힘든 수준의 선수들이 앉았다. 현지에서도 첼시가 선수들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점을 지적했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첼시의 10억 파운드 스쿼드는 진부해 보인다. 첼시는 자신들이 구성한 10억 파운드 규모 스쿼드에 대해 답해야 할 질문들이 너무 많다”며 “그중 가장 시급한 질문은 어떻게 그런 비용으로 스쿼드를 구성했음에도 1군 선수가 세 명이 전부인지다”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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