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스키 시장 규모 2년 만에 231% 급등…수입액도 2.4배 '껑충'
최근 부진에도 건재한 와인 시장…유통업체도 와인 시장 '배팅'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 주류코너에 위스키가 진열돼 있다. ⓒ뉴시스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 주류코너에 위스키가 진열돼 있다. ⓒ뉴시스

민주신문=최경서 기자|최근 주류업계의 명절 선물세트 트렌드가 와인에서 위스키로 변화하는 모양새다. 하이볼 열풍과 함께 그 베이스가 되는 위스키의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것.

18일 이마트에 따르면 추석 위스키 세트는 2020년 16.3%, 2021년 39.5%, 2022년 17.8%로 3년 연속 두 자릿수 신장률을 이어가며 와인세트 매출을 따라잡고 있다.

5년 전만 해도 와인 선물 세트의 절반 수준이던 위스키 선물 세트 매출은 지난 설 기준 90% 수준까지 따라붙었다. 명절 주류 전통 강자로서 군림하던 와인을 위협하는 수준까지 성장한 것이다.

롯데마트의 추석 위스키 세트 매출 증가율도 2020년 40%, 2021년 85%, 2022년 35%로 매년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반면 코로나19 특수 호황을 누리며 급성장을 이룬 국내 와인시장은 엔데믹 이후 늘어난 야외 활동과 위스키 열풍에 밀려 기세가 한풀 꺾인 모습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고물가로 명절 차례상 가격이 평년보다 높을 것으로 전망되면서 한 푼이라도 아끼고자 저렴한 명절 선물을 찾는 소비자가 늘었다”며 “아무래도 비싼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는 와인보다는 저렴한 위스키가 인기를 얻을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 명절 추진력 얻은 위스키

현재 위스키 시장은 그야말로 제2의 전성기다. 지난해 시작된 하이볼 열풍에 급성장을 이뤘음에도 여전히 고공행진 중이다.

국세청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위스키 시장 규모는 출고가액 기준 약 192억 원 수준이다. 2년 전인 2021년(58억 원) 대비 무려 231% 상승했다.

그럼에도 위스키 시장은 여전히 타 주류에 비해 시장 규모가 작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같은 기간 맥주와 희석식 소주가 각각 14.4%, 12.4%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성장 속도만큼은 압도적이다.

MZ세대를 중심으로 위스키와 탄산수를 섞어 마시는 하이볼이 대유행을 타면서 위스키 수입도 크게 늘었다. 특히 스코틀랜드산 고급 위스키를 제외한 저가 주종 수입액이 대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1~8월 위스키 수입액은 1억8301만 달러로 이중 36.4%인 6676만 달러가 ‘기타 위스키’로 집계됐다. 기타 위스키 수입액은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다가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0년부터 수입액과 수입량 모두 크게 뛰었다.

올해 1~8월 기타 위스키 수입액은 전년 동기 대비 32.2% 늘었다. 이는 2021년 같은 기간 수입액(2728만 달러) 대비 2년 만에 약 2.4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수입량을 기준으로 보면 기타 위스키 비중이 더 높아진다. 이 기간 위스키 전체 수입량 2만2779톤 중 61.5%인 1만4008톤이 기타 위스키로 집계됐다.

이번 추석에는 위스키를 명절 선물로 선택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성장세에 추진력을 얻을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이마트,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에선 추석 위스키 세트 매출이 매년 두 자릿수 신장률을 보이고 있다.

롯데마트의 경우 이번 추석 주류 선물 세트 40% 가량을 위스키 상품으로 구성하면서 지난달 10일부터 지난 13일까지 약 한 달 동안 매출은 지난해 동기보다 약 10% 증가했다.

이마트는 오는 19일부터 29일까지 추석 선물세트 본 판매를 시작한다. 본 판매 기간 최대 40% 할인, 상품권 증정 등 프로모션이 마련된 만큼 올해도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2022년 12월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2022 더 글라스’ 주류박람회에서 한 관람객이 와인을 받고 있다. ⓒ뉴시스
지난 2022년 12월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2022 더 글라스’ 주류박람회에서 한 관람객이 와인을 받고 있다. ⓒ뉴시스

◇ ‘회복 조짐’ 와인 시장도 주목

명절 주류 ‘전통 강자’인 만큼 와인 시장도 추석을 앞두고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관세청 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1~7월 2ℓ 이하 와인 수입량은 2만6236톤(t)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1.7% 감소했다. 이 기간 와인 수입액 역시 2억4188만 달러로 13.6% 줄었다.

다만 업계에선 코로나19 기간 ‘홈술’ 트렌드 유행으로 와인 수요가 급증한 데 따른 기저효과로 보고 있다. 오히려 이번 추석을 기점으로 안정적인 수요가 이어지는 단계로 접어들 것이라는 설명이다.

실제 올해 와인 수입 통계 중 t당 수입액은 같은 기간 지난해 8400달러에서 9200달러로 늘어났다. 최근 저가·보급형 와인 위주 수요에서 프리미엄급 와인으로 선호도가 바뀐 영향으로 분석된다.

해외 유명 제조사들도 국내 시장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앞서 이달 초에는 세계 3위권 와인 그룹 ‘아콜레이드 와인’의 헬렌 맥카시 와인 양조 총괄책임자가 방한해 호주산 프리미엄 와인을 소개한 바 있다.

당시 맥카시 총괄은 “한국은 와인의 맛과 향, 제조법에 호기심이 많다. 저렴한 와인을 주로 찾는 외국과 달리 프리미엄급 와인도 즐긴다”며 “한국 시장은 젊고 역동적”이라고 평가했다.

유통업계도 와인 시장 회복세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bhc그룹이 운영하는 한우 전문점 ‘창고43’은 주류 스마트 오더 앱 ‘달리’와 ‘딜리버리 와인 콜키지 프리 서비스’를 도입했다.

‘딜리버리 와인 콜키지 프리 서비스’는 고객이 원하는 와인을 배송 받아 와인의 온도관리와 와인택 등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편의점 CU는 이달 프리미엄 와인 라벨 디자인 공모전을 열고 아트 콜라보 주류 상품을 출시한다. 디자인 접수 대상 상품은 프랑스산 피노누아 품종과 이탈리아산 네비올로 품종의 프리미엄 레드 와인 2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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