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당 평균 주문 비용 1만700원…2만 원 이상 주문 비중 2배↑
가격 비싸졌으나 소비자 불만은 여전…“광고 대비 품질 떨어져”

경기도 고양시에서 판매하는 한 수제 햄버거.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민주신문 최경서 기자
경기도 고양시에서 판매하는 한 수제 햄버거.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민주신문 최경서 기자

민주신문=최경서 기자|버거킹, 롯데리아 등 프랜차이즈 햄버거가 1만원은 줘야 먹는 시대가 됐다. 실제로 고객들이 배달비와 주문 수수료 등을 포함해 1인당 평균 1만700원을 사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소비자원은 올해 1월 이후 노브랜드 버거, 롯데리아, 맘스터치, 맥도날드, 버거킹, KFC 등 6개 프랜차이즈 업체를 이용해본 소비자 18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이같이 확인됐다고 15일 밝혔다.

업체별로 보면 KFC의 1인 평균 주문 금액이 1만2500원으로 가장 높았고, 노브랜드 버거가 9200원으로 가장 낮았다. 두 업체 간 가격 편차는 3300원에 달했다.

이어 롯데리아가 1인 평균 주문 금액 1만900원으로 KFC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고 맘스터치(1만800원), 버거킹(1만500원), 맥도날드(1만300원)가 그 뒤를 이었다.

지난 2017년 조사 결과와 비교할 때 1만 원 미만으로 주문하는 비중은 약 10%p 줄어든 반면 2만 원 이상 주문하는 비중은 2배 이상(3.0%→8.1%) 증가했다. 1~2만 원 사이 주문 비중 역시 40.3%에서 44.9%로 4.6%p 늘었다.

만원 한 장으로 밥 한 끼 먹기 힘든 요즘 유일한 ‘만원의 행복’으로 불려왔던 햄버거마저 1만 원대를 넘어서자 일각에선 더 이상 식사대용 간식으로 볼 수 없다는 한숨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한 시민이 서울시내 KFC 매장 앞을 지나가고 있다. ⓒ뉴시스 
한 시민이 서울시내 KFC 매장 앞을 지나가고 있다. ⓒ뉴시스 

햄버거 가격이 ‘1만 원 시대’를 연 것은 햄버거 프랜차이즈들의 가격 인상 주기가 짧아진 영향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주요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주요 메뉴 가격을 잇따라 인상했다. 업체들은 지난 1년 여간 많게는 3차례나 가격을 올려 외식물가 상승을 부추기는 주범으로 지목되기도 했다.

롯데GRS가 운영하는 롯데리아는 롯데리아는 2021년 12월 제품 가격을 평균 4.1% 올린 데 이어 지난해 6월에도 5.5% 인상했고, 올해 2월 또다시 5.1% 올렸다.

KFC도 지난해 1월과 7월에 이어 지난달 세 번째로 가격을 올렸고 맘스터치는 작년 1월과 8월, 올해 3월 주요 제품 가격을 인상했다. 이에 따라 KFC 대표 제품인 ‘싸이버거’는 3800원에서 4600원으로 21% 올랐다.

맥도날드 역시 지난해 2월, 8월에 이어 올해 2월 일부 메뉴 가격을 평균 5.4% 상향 조정했고, 버거킹은 지난해 1월, 7월에 이어 올해 3월 일부 제품 가격을 인상했다.

이처럼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줄지어 가격을 수차례 올리자 소비자들은 운영비용을 소비자들에게 전가하려 한다는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특히 가격이 비싸졌음에도 품질 및 서비스는 여전히 형편없다는 평가가 따른다.

한국소비자원 설문조사에 따르면 ‘햄버거 프랜차이즈 이용 시 불만을 경험했다’고 응답한 소비자는 9.4%(169명)였다. 이 가운데 키오스크 오류에 따른 주문 실패를 문제로 꼽은 비율이 24.3%로 가장 많았다.

그다음으로는 ‘광고, 메뉴 표시·설명에 비해 실제로 메뉴 품질이 떨어짐(23.1%)’, ‘채소, 샐러드 등의 세척이 제대로 되지 않거나 무름(21.9%)’, ‘메뉴 조리 상태 불량(20.1%)’ 등의 응답이 많았다.

서울 롯데리아 매장에서 한 고객이 버거를 구매하고 있다. ⓒ뉴시스
서울 롯데리아 매장에서 한 고객이 버거를 구매하고 있다. ⓒ뉴시스

프랜차이즈 업체 중에선 롯데리아의 소비자 만족도가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햄버거 프랜차이즈에 대한 소비자 만족도는 버거킹이 3.81로 가장 높은 반면 롯데리아는 3.63으로 가장 낮았다.

메뉴의 품질과 가격, 매장 접근성 등을 평가한 서비스 상품 만족도는 노브랜드 버거가 3.86으로 1위를 차지했다.

다만 햄버거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소비자원의 1인 평균 주문금액 조사 방식에 문제가 있다며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소비자원이 발표한 평균 주문금액에 배달료와 주문 수수료까지 포함돼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햄버거 세트를 구매하면 무조건 1만 원이 넘어간다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주장으로 보인다”면서도 “이들 주장은 큰 의미가 없을 것 같다. 소비자들은 최종적으로 결제해야 할 금액을 중요시하지 주문 수수료와 배달료를 제외하고 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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