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데칼코마니’ 에이스 플럿코 부상 이탈…복귀 시점 불투명
잔여경기·항저우 아시안게임도 변수…고우석·정우영·문보경 차출

6월 1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LG 트윈스의 경기, LG 선발 플럿코가 역투하고 있는 모습. © 뉴시스
6월 1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LG 트윈스의 경기, LG 선발 플럿코가 역투하고 있는 모습. © 뉴시스

민주신문=승동엽 기자|29년 만에 통합 우승의 꿈을 이룰 수 있을까.

LG트윈스는 강산이 거의 세 번이나 바뀔 동안 KBO 정상에 오르지 못했다. 지난 1994년 정규리그와 한국시리즈 통합 우승 이후 무려 29년 동안 무관이다.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은 지도 21년이나 흘렀다. 9회말 이승엽의 동점 쓰리런 홈런과 연이어 터진 마해영의 끝내기 홈런, 그리고 삼성 라이온즈의 창단 첫 한국시리즈 우승. LG는 2002년 삼성에게 드라마틱한(?) 패배를 맛본 이후 아직까지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지 못하고 있다.

2000년대 긴 암흑기를 거쳐 2013년을 기점으로 팀이 도약했지만, LG는 장기간 정상에 오르지는 못했다.

하지만 올해는 정말 다르다고들 한다. LG는 지난 6월 27일부터 줄곧 정규리그 단독선두를 유지하고 있다. 승패 마진에서도 압도적인 플러스를 기록할 정도로 고공행진을 거듭해오고 있다.

2013년 11년 만의 포스트시즌 진출, 그리고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루며 꾸준히 상위권에 자리했으나 전반기를 1위로 마무리한 것은 21세기 들어 올해가 처음이다.

다만 시즌이 막바지로 치닫는 가운데 LG에게 변수가 생겼다. 아담 플럿코의 이탈 ‘데자뷰’다. 팀 내 선발진의 기둥이라고 할 수 있는 플럿코가 부상으로 이탈하며 정규시즌 복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LG뿐만 아니라 모든팀에게 적용되는 잔여경기도 변수다. 여기에 이번 달부터 시작되는 항저우아시안게임도 순위에 어떠한 영향을 끼칠지 미지수다. 이번 아시안게임 때는 처음으로 시즌을 중단하지 않기로 해 각 팀은 대표 선수들이 빠진 채 잔여 경기를 치러야 한다.

◇ 지난해 데칼코마니?…에이스 플럿코 이탈

아담 플럿코는 지난달 26일 NC 다이노스와 원정 경기에서 4이닝 1실점 투구를 펼친 뒤 스스로 마운드를 내려왔다. 검진 결과는 왼쪽 골반 타박상이었다. 당시 기준으로 복귀까지 4주에서 5주 정도 걸린다는 소견을 받았다.

정상적으로 복귀 절차를 밟아도 페넌트레이스 막판에서야 출격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남은 정규시즌을 포기하고 포스트시즌 출전을 위한 회복에 전념할 수도 있다.

플럿코의 이탈이 LG에게 뼈아픈 이유는 단순하다. 플럿코는 올 시즌 부상 전까지 21경기에 등판해 11승 3패, 평균자책점 2.41로 그야말로 에이스 노릇을 톡톡히 했기 때문이다.

플럿코의 부상이 더 달갑지 않은 이유는 이미 이 변수를 지난해에도 겪었다는 점이다. LG는 작년에 시즌 막판 플럿코의 부상으로 한 시즌 농사를 망친 경험을 갖고 있다.

플럿코는 지난해 9월 하순 등에 담 증세로 인해 1군 엔트리에서 빠진 채 정규리그를 마쳤다. 무엇보다 시기가 치명적이었다. 시즌 막바지 이탈로 대권 도전에 치명적인 영향을 받았다.

지난해 플럿코는 평균자책이 3점대에 머물렀던 4~5월을 거쳐 6월부터 리그의 압도적인 에이스로 군림했다. 특히 후반기 치른 10경기에서만 6승 1패 평균자책 1.31로 독보적인 에이스 면모를 과시했다.

그랬던 플럿코가 9월 막판 SSG 랜더스전에 선발 등판해 자동 고의사구로 한 타자만을 상대하고 교체됐다. 이는 플럿코의 지난해 정규시즌 마지막 등판이 됐다.

이후 플럿코는 실전 등판을 하지 않은 채 불펜 피칭만 점검하고 포스트시즌에 나섰다. 결과적으로 컨디션을 다 끌어올리지 못한 플럿코는 키움 히어로즈와의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1.1이닝 8피안타 1탈삼진 6실점(4자책)을 기록하며 강판됐다.

플레이오프 1차전 승리로 기선을 제압했던 LG는 2차전 패배로 키움에 흐름을 내준 끝에 시리즈 전적 1승 3패로 업셋을 당하며 가을야구를 멈췄다. 정규리그 2위를 기록했지만, 한국시리즈 무대는 또 밟지 못한 것이다.

21년 만의 한국시리즈 진출과 29년 만의 통합 우승 목표를 향해 돌진해 온 LG에 플럿코의 이탈은 날벼락이나 다름없다. 지난해에는 시즌 막판 20일 넘게 쉬었고, 올해에는 한 달 가까이 마운드에 오르지 못한다.

지난 5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KBO리그 LG 트윈스 대 KT 위즈의 경기. LG 마무리 고우석이 포효하고 있다. © 뉴시스
지난 5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KBO리그 LG 트윈스 대 KT 위즈의 경기. LG 마무리 고우석이 포효하고 있다. © 뉴시스

◇ 잔여경기와 항저우AG

잔여경기도 변수다. 이는 비단 LG에게만 적용되는 문제는 아니지만 1위팀에 있어서 사소한 변수는 더 크게 다가올 수 밖에 없다.

특히 올해는 남은 경기 수가 워낙 많아 잔여경기 변수가 시즌 막바지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예측 불허인 상태다.

지난달 29일 KBO는 잔여경기 재편성 일정을 발표했는데 이후 12경기가 또 우천 취소됐다. 이 중 9경기는 추후 편성으로 분류됐다.

KBO는 애초부터 재편성 과정에서 각 팀 간 맞대결과 이동거리, 잔여경기 수 등 갖가지 변수를 대입해 최적의 동선과 편성 이후 취소 경기 발생 시 대체할 수 있는 예비일을 따로 분류한다. 즉, 재편성 일정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범위에서 정규시즌 일정을 끝내고 가을야구로 넘어가는 흐름을 이어왔다. 잔여경기 편성을 통해 경기를 모두 소화하지 못해도 하루 정도 넘어가는 시즌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예년보다도 더 잦은 우천으로 취소 경기가 늘어나 남은 경기 수가 너무 많은 상태다. 더욱이 향후 얼마나 비가 더 내릴지도 알 수 없다는 게 큰 변수다. KBO가 준비한 예비일에 맞춰 일정을 치를 수 있다면 상관없지만, KIA 타이거즈처럼 예비일 없이 계속 일정이 뒤로 밀리는 팀도 나올 수 있는 상황이다.

LG뿐만 아니라 10개팀 모두 고민하는 부분이 또 있다. 바로 항저우 아시안게임이다. KBO는 이번 아시안게임 기간동안 시즌을 중단하지 않는다. 때문에 각팀은 대표 선수들이 빠진 채 잔여경기를 치러야 하는 상황이다.

시즌 막판 순위가 결정되는 시기에 각팀은 대표 선수들의 공백을 얼마나 메우느냐가 중요한 키워드가 됐다.

LG의 경우 고우석과 정우영, 문보경 등 3명이 아시안게임에 나가는데 팀에 큰 마이너스임이 분명하다.

고우석은 최근 들쑥날쑥한 피칭으로 마운드에서 불안함을 보이기도 했지만 분명 LG에 있어 최고의 마무리 투수임은 틀림없다. 정우영도 올 시즌 부침을 겪고 있지만 150㎞ 이상을 뿌리는 사이드암 투수는 분명 팀에 귀한 존재다. 문보경의 이탈은 더 뼈아프다. 문보경은 올 시즌 거의 모든 경기를 소화하며 주전 3루수로 제 몫을 다하고 있기 때문이다.

문보경의 빈자리는 베테랑 김민성과 정주현 등이 메울 전망이다. 김민성은 문보경이 자리를 잡기 전 LG의 주전 3루수였기 때문에 수비 부분에 있어서 큰 걱정은 없다.

고우석과 정우영의 부재는 필승조로 자리 잡은 유영찬과 백승현, 박명근 등이 대체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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