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미노피자 등 대형 프랜차이즈 매출‧영업이익 '곤두박질'…적자 전환도
1인 가구 증가세 및 고물가 영향…신메뉴·가격 인하 정책으로 방어 나서
민주신문=최경서 기자｜국내 피자업계 매출 상위권인 대형 프랜차이즈들이 잇따라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이며 지난해부터 이어진 실적 부진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치솟는 원재료 가격 등 고물가에 피자 가격이 ‘3만 원 시대’에 접어들자 ‘가성비 피자’를 찾는 소비자가 늘어난 것이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도미노피자를 운영하는 청오디피케이는 매출 2071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7.3% 하락한 수치다. 영업이익은 159억 원에서 11억 원으로 93%나 급감했다.
피자알볼로를 운영하는 알볼로에프앤씨 매출도 422억 원으로 전년보다 10.1%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2021년 4억 원 흑자에서 13억 원 적자로 돌아섰다.
특히 최근 들어 1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이에 발맞춰 ‘1인 피자’를 내놓는 업체들이 속속 등장하는 등 1인 피자가 대세로 떠오르고 있는 점도 대형 프랜차이즈 부진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1인 피자나 가성비를 내세운 브랜드들은 매출이 성장했다. 반올림식품의 지난해 매출은 334억 원으로 전년보다 76.2% 뛰었고, 고피자 역시 143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33.2%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아무래도 혼자 먹기에 현재 대형 프랜차이즈들의 피자는 가격과 양 모두 부담으로 느껴질 수 있다”며 “예전이라면 감안하고 주문했겠지만 최근 1인 피자가 등장하면서 자연스럽게 고객 이탈이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 할인해야 먹을 수 있는 ‘프리미엄 피자’
현재 대형 프랜차이즈들의 피자 한 판 가격대는 라지(L) 사이즈 기준 3만 원을 쉽게 넘어간다. 지난해 원·부자재 가격 상승으로 제품 가격을 인상한 결과다.
도미노피자 대표 메뉴인 슈퍼 디럭스 히어로와 불고기 체다 스타라이트, 리코타 페퍼로니 킹덤의 가격은 2만9900원으로 사실상 3만 원에 판매되고 있다. 블랙타이거 슈림프(3만6900원)와 블랙앵거스 스테이크(3만5900원) 등 아예 3만 원을 넘긴 제품도 적지 않다.
여기에 치즈 크러스트 또는 치즈볼, 스파게티 등 사이드 메뉴를 추가해 주문할 경우 배달비까지 감안하면 4만 원대를 훌쩍 넘긴다. 특히 세트 메뉴인 포테이토 웨스턴 핫윙 세트의 경우 4만 원에 판매되고 있다.
피자헛도 크게 다르지 않다. 대표적으로 피자헛의 씨푸드킹은 3만6900원이다. 직화불고기는 3만3900원에 구매할 수 있다. 가장 저렴한 제품은 2만3900원에 판매되고 있는 치즈러버다. 해당 피자는 아무런 토핑도 올려있지 않은 기본 피자다.
이렇다 보니 가격대 자체가 부담이 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대형 프랜차이즈 브랜드들이 할인 프로모션을 할 때만 주문한다는 소비자들도 적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대형 프랜차이즈들은 억울하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주요 원재료 가격 폭등에 인건비는 물론 전기‧가스 요금, 임대료 상승 등 제품의 가격 인상이 불가피했다는 것이다.
특히 과거부터 차별화된 프리미엄 피자를 선보이고 있어 피자를 만드는 주방 직원부터 조리기구는 물론 재료 하나하나에 신경을 쓰고 있기에 적지 않은 운영비가 부담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혀 억울하지 않다면 그건 거짓말이다. 거물급 연예인들과 맺은 광고 계약에 사용한 금액을 회수하기 위해 제품 가격을 올렸다는 얘기가 있는데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호소했다.
이어 “소비자분들이 가격에 부담을 느끼고 계신 것을 알고 있는 만큼 최대한 할인받아 구매하실 수 있도록 각종 프로모션을 기획하고 있다”며 “현재 대형 프랜차이즈들이 제공하는 할인 프로모션을 적용하면 반값에 구매가 가능한 경우도 많으니 프로모션을 활용해주시길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 변화한 시장 트렌드…생존 전략은
돌파구 마련에 분주해진 대형 프랜차이즈들은 가성비 트렌드에 편승한 메뉴를 개발하거나 아예 가격 인하 정책을 고려하고 있다.
반면 할인·콜라보레이션 등의 프로모션은 물론 신제품 출시를 통해 매출 제고를 도모하려는 업체도 적지 않다.
우선 도미노피자는 신제품 출시와 통신사 할인 등 각종 프로모션을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도미노피자는 SKT 고객 대상으로 방문 포장 시 60% 할인 등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스마일게이트 RPG MMORPG 게임 ‘로스트아크’와 콜라보 이벤트를 펼치기도 했다.
미스터피자는 가성비 제품을 찾는 소비자를 겨냥해 지난달 1인 피자를 출시했다. 미스터피자의 1인 피자 메뉴는 불고기와 콤비네이션을 비롯해 베지테리안과 페퍼로니플러스, 스윗고구마, 하와이안스페셜 등 총 6종이다. 이후에도 가성비 메뉴 개발을 점검 중이다.
피자알볼로의 경우 지난 6월 15일부터 전 제품 가격 인하 정책을 이어가고 있다. 피자 도우 크기를 업계 평균으로 맞추고, 전 메뉴 가격을 평균 4000원 내렸다.
단기적인 할인 이벤트로는 1인 가구 증가세와 배달 수요 감소, 1인 피자 인기 등의 트렌드 변화를 커버할 수 없다는 판단이다.
또 피자알볼로는 최근 MZ세대 사이에서 새로운 식문화로 떠오른 ‘저저(低低)익선’ 트렌드에 따라 저칼로리, 로우 스펙 푸드가 인기를 끌고 있는 시장 상황을 반영해 이탈리안 피자 컨셉의 웰빙 신메뉴도 출시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