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 올해 2분기 전체 매출 18%, 영업이익 29%가 '미국 법인 몫'
2025년 미국 제3공장 착공 계획…공급량 확보로 수요 확대 대비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 신라면과 너구리가 진열돼 있다. ⓒ뉴시스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 신라면과 너구리가 진열돼 있다. ⓒ뉴시스

민주신문=최경서 기자|2030년까지 미국 라면시장 1위를 목표로 잡은 농심의 꿈이 점점 선명해지는 모양새다. 올해 2분기 미국서 호성적을 거두며 지난해 ‘뚝’ 떨어졌던 수익을 평년 수준으로 되돌려놓은 것.

2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농심 미국 법인은 올해 2분기 매출 1515억 원과 영업이익 157억 원을 기록했다. 전체 매출의 18%, 영업이익의 29%가 미국 법인에서 나왔다. 상반기 전체로는 매출 3162억 원, 영업이익 337억 원을 벌어들였다.

농심은 생산 공장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미국 시장서 입지를 다져가고 있는 만큼 해당 수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 현실로 다가오는 ‘아메리칸 드림’

농심은 지난해 2분기 사상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다. 매 분기 영업이익 수백억 원을 기록하며 꾸준히 흑자를 이어갔으나 43억 원으로 70% 넘게 급감한 것. 특히 국내 실적만 놓고 보면 30억 원 적자였다.

농심이 IMF 당시인 1998년 이후 처음으로 국내 시장에서 적자를 기록한 배경으로는 밀 가격 급등이 꼽힌다. 세계 밀 수출의 28%를 차지하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글로벌 밀 가격이 기하급수적으로 오른 바 있다.

앞서 단행한 주력 제품 가격 인하도 한몫한 것으로 분석된다. 농심은 지난달부터 라면·스낵 부문 주력 제품인 신라면과 새우깡 가격을 각각 4.5%, 6.9% 하향 조정했다. 평년 기준으로 봤을 때 연간 매출은 200억 원, 영업이익은 100억 원 가량 감소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럼에도 업계에선 농심의 실적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주요 원재료인 밀가루 가격이 최근 안정화에 돌입하면서 원가 부담도 줄었다. 특히 지난 2분기 매출에서 국내 시장보다 많은 비중을 차지한 미국 시장에선 가격 인하 등 방해요소도 없다.

최근 신동원 농심 회장은 “오는 2030년까지 미국 시장에서 매출 15억 달러를 달성하고 시장 1위를 차지하겠다”고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신 회장이 정한 목표를 이루기 위해선 남은 7년 안에 미국 매출을 3배 늘려야 하는 셈”이라며 “이대로라면 마냥 높게 잡은 목표가 아닌 현실적인 목표가 될 공산이 크다. 올 3분기 난관들을 파헤치고 호실적을 거둘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지난 2020년 3월 경기 군포시 물류센터에서 사회복지시설 관계자들이 농심 등 기업체에서 지원받은 구호물품을 차량에 싣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뉴시스
 지난 2020년 3월 경기 군포시 물류센터에서 사회복지시설 관계자들이 농심 등 기업체에서 지원받은 구호물품을 차량에 싣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뉴시스

◇ 미국 제3공장 착공…“공급량 확보 중요”

현재 농심은 하반기 전략 초점을 해외 시장에 맞춘 상황이다. 해외의 경우 새로운 시장으로서 사업 전개를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가격 운영 등 측면에서도 국내와 비교했을 때 걸림돌이 적어서다.

특히 해외 수요 확대 규모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신규 공장 투자를 통해 공급량도 확보하겠다는 각오다. 업계에선 농심이 이르면 2025년 미국 제3공장을 착공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번 공장 설립 결정은 농심의 제2공장의 순항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실제로 지난 2분기 미국 법인 성장에는 제2공장 가동으로 인한 공급량 확대 영향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농심은 그간 한국 생산 제품을 수출해왔으나 지난해 제2공장 고속라인이 가동을 시작하면서 원활한 공급이 가능해졌다.

이를 기반으로 올 상반기 농심 미국법인은 대형거래선에 대한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매출을 극대화하고, 신제품 입점 확대로 신규 수요를 창출하며 높은 성장세를 이어갔다.

농심은 월마트 등 미국 TOP 4 대형거래선을 대상으로 신라면 등 주력제품을 최우선 공급하고 신제품을 빠르게 입점시키는 등 유통망 관리 전략에 중점을 뒀다. 그 결과 농심 미국법인은 코스트코에서 47%, 샘스클럽에서 95%의 높은 매출 성장률을 거뒀다.

지난해 2분기 미국시장에서의 가격인상과 4분기 이후 국제 해상운임 안정화 추세 역시 영업이익 증가 요인으로 꼽힌다.

이에 맞서 경쟁사인 삼양식품도 수출 전진기지인 밀양에 제2공장 설립을 추진한다. 목표 준공 시기는 2025년 5월로 총 1590억 원의 투자를 단행한다. 제2공장에 들어갈 생산라인은 5개다. 생산능력은 기존 밀양 1공장(생산라인 4개)과 비슷한 수준으로 예상된다.

최근에는 일신상의 사유로 장재성 대표이사가 사임함에 따라 김동찬 생산본부장(상무)을 신임 각자 대표이사로 선임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2017년 익산공장장, 2020년 삼양식품 면스낵 부문장을 역임하고 2021년부터 삼양식품 생산본부장을 맡아왔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생산부문에서의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밀양2공장 건설 총괄은 물론 품질 강화, 원가 절감 등을 통해 삼양식품의 지속적인 글로벌 경쟁력 확보에 힘쓸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민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