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 리그 데뷔전서 '다이빙 헤딩' 득점포
리그 사무국, 1라운드 베스트11에 조규성 선정

© 미트윌란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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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신문=김다빈 기자|덴마크 리그에 진출한 조규성이 첫 경기부터 득점포를 쏘아 올리는 등 순조로운 적응을 알렸다.

일각에서 제기된 유럽의 중소리그 입성이라는 비아냥을 스스로 이겨내고 빅리그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할지 벌써부터 관심이 쏠린다.

조규성은 27일(한국시간) 덴마크 헤르닝 MCH 아레나에서 열린 2023-24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 콘퍼런스리그(UECL) 2차 예선 1차전 룩셈부르크 프로그레스 니더코른과의 경기에 선발 출전했다.

최전방 공격수로 출전한 조규성은 이날 전반 45분을 소화한 뒤 유럽대항전 데뷔 경기를 마쳤다. 그의 소속팀 미트윌란은 이날 2-0으로 승리했다.

지난 22일 덴마크 리그 선발 데뷔전을 치른 조규성이 5일 만에 열린 유럽대항전서도 선발 출전하며 입지를 다져나가고 있다. 이날 프로그레스 니더코른과의 경기에서도 조규성은 전반 45분 동안 중앙공격수로 출전해 좌우 측면을 가리지 않는 특유의 활동량으로 팀 승리에 공헌했다.

앞서 조규성은 덴마크 리그 데뷔전이자 유럽 리그 첫 경기에서도 본인의 장점이 유럽 무대에서 통할 수 있음을 스스로 증명해 냈다.

당시 덴마크 헤르닝 MCH 아레나에서 열린 2022-2023 덴마크 수페르리가 개막전 미트윌란과 흐비도브레의 경기에서 조규성은 등번호 10번 유니폼을 입고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전했다.

이어 후반 11분 데뷔 경기 데뷔 득점이자 이날 결승 골로 기록된 다이빙 헤딩 득점포를 터트렸다.

데뷔 득점이 끝이 아니었다. 이날 조규성은 유럽 첫 경기임에도 왕성한 활동량과 월드컵 무대에서 입증한 탄탄한 몸싸움 능력 등을 증명했다. 조규성은 전반부터 중원까지 내려와 볼 경합에서 승리한 후 팀 동료들에게 패스를 연결해주는 모습을 보였다.

전반에는 페널티 지역 부근에서 날쌘 움직임으로 수비수를 벗겨낸 후 왼발 슈팅을 날려 크로스바를 맞추기도 했다.

조규성의 좋은 경기력은 결국 덴마크 리그 데뷔전인 '1라운드 리그 베스트11' 이란 결과로 이어졌다. 수페르리가 사무국은 지난 26일 1라운드 베스트11을 공개하며 4-4-2 포메이션에서 조규성을 최전방 공격수로 선정했다.

미트윌란 소속으로 불과 2경기를 치렀을 뿐이지만, 조규성에 대한 국내 팬들의 우려도 상당 부분 덜어낸 모습이다. 이번 조규성의 덴마크행을 두고 팬들은 '자칫 세계 정상급 공격수로 발전할 수 있는 선수가 유럽 중소리그로 향해 발전 가능성을 스스로 제한했다''는 우려를 보냈다. 

© 미트윌란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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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금세 성공적인 유럽 무대 가능성으로 전환됐다. 특히 팬들은 조규성과 마찬가지로 해외 중소리그로 시작해 빅리그로 향한 김민재, 황희찬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기대감까지 보내고 있다.

이번 여름 이적시장 5000만 유로(약 711억 원)라는 아시아 역대 최고 이적료로 ‘이탈리아 세리에A 챔피언’ 나폴리에서 '전 세계 드림 클럽' 바이에른 뮌헨으로 향한 김민재의 해외 첫 소속팀은 다름 아닌 중국팀이었다.

지난 2019년 1월 김민재는 전북 현대에서 베이징 궈안으로 이적하며 국내 축구팬들로부터 비난을 받았다. '돈만 보고 선수 커리어를 망쳤다'는 날 선 비판을 받아야 했지만, 김민재는 중국 리그 3시즌 동안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이를 발판으로 김민재는 터키의 명문 팀 페네르바체로 진출했고, 나폴리를 거쳐 바이에른 뮌헨까지 입성하게 됐다.

황희찬의 경우도 비슷하다. 2015년 당시 많은 이들이 주목하지 않던 오스트리아 리그 FC 레드불 잘츠부르크로 향한 황희찬은 왕성한 활동량으로 유럽 스카우트들의 주목을 받게 됐다.

특히 황희찬은 지난 2019년 리버풀과의 UEFA 챔피언스리그 경기에서 당시 최정상 수비수 버질 번다이크를 몸동작으로 젖혀낸 후 득점을 쏘아 올렸다. 이를 기점으로 2020년 황희찬은 독일 분데스리가1의 강팀 RB 라이프치히로 이적했고, 그다음 시즌에는 세계 최고의 리그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울버햄튼으로 임대를 거쳐 완전이적해 지금도 활약하고 있다.

조규성도 이점에 주목했고 지난해 겨울 이적시장 당시 지금보다 좋은 팀의 영입 제의가 있었지만, 결국 증명하기 위한 발판으로 그는 출전 기회를 택했다. 조규성은 어떤 팀이 본인을 가장 원하는지를 심사숙고했고, 그 결과 덴마크 리그의 강팀 미트윌란으로 향한 것이다.

다만 조규성이 이제부터 다시 증명해야 하는 것은 '꾸준함'이다. 조규성은 매년 발전하고 있는 스피드·몸싸움·슈팅력을 바탕으로 유럽까지 진출했지만, 커리어 내내 비교적 기복있는 경기를 보이는 경우가 잦았다.

특히 한·두 경기에서 좋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면 슬럼프에 빠지는 기간이 상당히 길어지는 경향이 있다. 유럽 무대는 경쟁에서 승리하지 못한다면 출전 기회가 곧장 멀어지게 된다.

조규성이 기량 발전과 함께 팀에서 본인이 맡은 역할을 충실히 해내겠다는 열정이 더해진다면 조규성을 빅리그에서 보는 날도 머지않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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