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연기 경력 16년…장르 불문, 꾸준히 연기 스펙트럼 넓혀
처음 도전하는 정통 로맨스 코미디물 ‘킹더랜드’서 로코퀸 등극

배우 임윤아가 지난달 15일 오후 서울 구로구 라마다서울신도림호텔에서 열린 JTBC 드라마 킹더랜드 제작발표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모습. © 뉴시스
배우 임윤아가 지난달 15일 오후 서울 구로구 라마다서울신도림호텔에서 열린 JTBC 드라마 킹더랜드 제작발표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모습. © 뉴시스

민주신문=승동엽 기자|걸그룹 소녀시대에서 비주얼 센터를 담당했던 윤아가 배우 ‘임윤아’로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지난 2007년 소녀시대로 데뷔한 임윤아는 2010년대 중반까지만 하더라도 K팝을 호령하는 걸그룹 핵심 멤버로서의 인식이 강했다.

하지만 임윤아는 소녀시대로 데뷔하기 3주 전 처음 방영됐던 MBC 드라마 ‘9회말 2아웃’에서 ‘신주영’역을 맡으며 엄밀히 따지면 연기자로 먼저 데뷔했다. 그보다도 앞서 공식 데뷔 이전인 2004년에는 동방신기의 ‘마법의성’ 뮤직비디오에 출연하기도 했다.

데뷔 초부터 이처럼 가수와 연기자 생활을 병행했기 때문에, 임윤아의 연기 경력은 올해로 무려 16년 차다. 소녀시대의 비주얼 센터라는 이미지가 먼저 생각나지만 사실 임윤아는 전문 배우 못지않은 경력을 갖고 있다.

'빅마우스' 임윤아. © MBC
'빅마우스' 임윤아. © MBC

◇ 장새벽부터 고미호까지…흥행 성적 개의치 않고 ‘꾸준함’ 보여

아이돌 출신으로서 임윤아가 16년의 연기 경력을 이어올 수 있었던 비결은 ‘꾸준함’을 꼽을 수 있다. 작품의 흥행 여부와 관계없이 임윤아는 지금까지 영화 7편, 드라마 11편에 출연하며 연기자로서 내공을 착실히 쌓았다.

임윤아를 본격적으로 연기자로 각인시킨 작품은 2008년 KBS에서 방영된 ‘너는 내 운명’이다. 당시 KBS 일일드라마는 어느 정도 시청률이 보장됐다. 이를 감안하더라도 이 작품은 마지막회에 최고 시청률 43.6%를 찍으며 초대박을 터트렸다.

너는 내 운명은 임윤아에게 첫 주연작이었다. 고아였던 '장새벽'이 자신에게 각막을 이식한 기증자의 집에 입양된 이후의 이야기를 담았다.

장새벽은 고된 현실에도 긍정적 성격을 잃지 않는 전형적인 ‘캔디’였다. 입양도 서러운데 결혼 후에는 지독한 시어머니 밑에서 구박까지 받아야만 했다.

임윤아는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감정 소모가 컸던 장새벽 역할을 제대로 소화하며 연기력을 입증받았다. 2008년 KBS 연기대상에서는 여자 신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하지만 너는 내운명 이후 임윤아는 ▲신데렐라 맨 ▲사랑비 ▲총리와 나 ▲왕은 사랑한다 등 여러 작품에서 드라마 주연을 맡았지만 좀처럼 대중의 이목은 끌지 못했다. 작품의 흥행이 따라주지 않아 연기자 임윤아와 가수 윤아 사이에 일정 부분 괴리감이 존재했다.

그럼에도 임윤아는 연기의 끈을 놓지 않았다. 꾸준함을 바탕으로 연기자로서 역량을 조금씩 인정받는 기회가 찾아왔다. 기회는 드라마가 아닌 영화를 통해 잡았다.

2017년 개봉한 영화 ‘공조’에서 임윤아는 북한 형사 '림철령'(현빈)에게 반한 ‘박민영’역으로 대중들을 사로잡았다. 림철령의 말과 행동 하나하나에 설레하고 ‘자뻑’ 수준의 자기애를 과시하며 영화 속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공조가 781만 명의 관객을 모으며 모처럼 흥행 배우 수식어도 따라붙었다.

2019년 개봉한 영화 ‘엑시트’에서는 주연배우로서 흥행성을 입증받았다. 공조에서는 감초 조연 역할이었다면 엑시트는 주연배우로서 942만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지난해 개봉한 영화 ‘공조2:인터내셔날’에서도 698만 명의 관객을 동원, 세 차례 ‘1000만 배우’에 근접한 활약을 보이며 스크린에서도 자신의 매력이 통한다는 걸 증명했다.

영화뿐만 아니라 드라마에서도 자연스레 존재감을 뽐내기 시작했다. 지난해 MBC에서 방영된 ‘빅마우스’는 임윤아가 생활연기를 넘어선 장르물에도 통한다는 것을 보여줬다.

누명을 쓴 남편 '박창호'(이종석)를 구하기 위해 애쓰는 간호사 ‘고미호’역으로 자신의 연기 스펙트럼을 한 층 넓혔다. 그해 MBC 연기대상에서 임윤아는 미니시리즈 부문 최우수 연기상도 수상했다.

JTBC 토일드라마 '킹더랜드' 9회. © 앤피오엔터테인먼트, 바이포엠스튜디오, SLL
JTBC 토일드라마 '킹더랜드' 9회. © 앤피오엔터테인먼트, 바이포엠스튜디오, SLL

◇ 임윤아, 킹더랜드로 마침내 ‘로코퀸’ 등극

누구보다 긴 시간 동안 꾸준히 연기 활동을 펼치며 자신의 모습을 변화무쌍하게 가꿔온 임윤아는 마침내 안방극장을 ‘윤아시대’로 만들었다.

연기 경력 이후 처음으로 정통 로맨스 코미디물에 도전한 임윤아는 현재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 밤 시청자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임윤아는 JTBC 토일드라마 ‘킹더랜드’에서 웃어야만 하는 스마일 퀸 '천사랑'역으로 열연을 펼치고 있다.

천사랑은 킹호텔 고객들의 만족도 100%를 이끌어내는 VIP 직원이다. 사근사근한 웃음을 유지하고 외국어 능력도 출중하며, 서비스를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몸을 사리지 않는다. 임윤아는 천사랑에 완벽히 흡수돼 대체불가 ‘로코퀸’으로 거듭났다.

연애는 더 잘한다. 좀처럼 웃음을 모르는 정반대의 남자 '구원'(이준호)과 매회 달달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임윤아의 열연 속에 킹더랜드 시청률은 상승세를 유지 중이다. 5.1%에서 시작된 첫 방송은 6회 만에 12.0%를 기록해 단숨에 두 자릿수 시청률을 돌파했다. 최고 시청률 12.8%를 기록한 ‘킹더랜드’는 JTBC 역대 드라마 시청률 순위 7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준호와의 막강 케미도 시청률 10%대를 유지하고 있는 킹더랜드의 가장 큰 흥행 요소다.

넷플릭스에서도 글로벌 비영어권 시청 순위 1위를 차지하며 OTT에서도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킹더랜드'는 지난 17일부터 23일까지 일주일간의 시청 집계로 글로벌 TOP10 비영어 부문 시청 순위 1위에 올랐다. 이 기간 동안 넷플릭스에서 글로벌 470만 뷰, 6510만 시청 시간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뿐만 아니라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싱가포르 ▲베트남 ▲볼리비아 ▲칠레 ▲콜롬비아 ▲코스타리카 ▲에콰도르 ▲페루 ▲베네수엘라 등의 국가에서 시청 순위 1위를 기록했다. 46개국에서는 TOP10 시청 순위를 보였다.

이미 아이돌로서 그리고 가수로서 커리어 정점을 찍은 임윤아는 킹더랜드의 흥행과 함께 연기자로서도 본격적인 전성기가 시작된 것이다. 장새벽부터 천사랑까지 서서히 연기 스펙트럼을 넓혀온 임윤아의 꾸준함이 비로소 통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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