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마요르카 떠나 PSG 行…‘월클’ 네이마르‧음바페와 한솥밥
‘동기’ 아센시오와 주전경쟁 예고…내달 방한 경기서 데뷔 가능성↑

PSG로 이적한 이강인이 PSG 유니폼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뉴시스
PSG로 이적한 이강인이 PSG 유니폼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뉴시스

민주신문=최경서 기자| ‘슛돌이’ 이강인의 파리생제르맹(PSG) 이적이 확정됐다. 이로써 이강인은 2011년부터 시작된 스페인 생활을 마무리하고 프랑스 리그앙에서 새로운 모험에 나선다.

PSG는 지난 9일(한국시간)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이강인 영입을 공식 발표했다. 계약 기간은 오는 2028년까지 총 5년이다. 등번호는 전 소속팀 마요르카에서 달았던 19번을 그대로 사용한다.

이강인의 PSG 이적은 지난 2005년 당시 세계 최강팀이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입단했던 박지성에 이어 약 18년 만에 ‘메가클럽’에 입성한 사례로 국내팬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현재 PSG에는 음바페와 네이마르를 비롯해 마르퀴뇨스, 돈나룸마 등 ‘월드클래스’ 선수들이 대거 속해 있다. 올 시즌에는 이강인 외에도 슈크리니아르와 아센시오, 우가르테, 뤼카 에르난데스를 잇달아 영입하며 전력이 한층 강화됐다.

감독 역시 변화를 줬다. 부진했던 길티에 감독을 경질하고 ‘명장’ 루이스 엔리케 감독을 선임했다. 엔리케 감독은 과거 바르셀로나 부임 당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에서 우승하며 ‘트레블’을 달성한 바 있다.

PSG는 수년간 챔피언스리그 우승 후보로 꼽혀왔으나 번번이 우승에 실패한 바 있다. 특히 최근 2년 연속 조별리그에서 탈락하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이번 시즌 선수단 개편을 통해 프랑스 리그를 넘어 유럽 무대에서도 성과를 거두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이 가운데 팬들은 바이에른 뮌헨 이적을 앞두고 있는 김민재와 이강인이 챔피언스리그에서 맞대결하는 모습을 기대하고 있다. 바이에른 뮌헨도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는 만큼 결과에 따라 무려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서 ‘코리안 더비’가 펼쳐질 가능성도 있다.

이강인 이적 발표 후 PSG 공식 SNS에 게시된 사진. ⓒPSG 인스타그램
이강인 이적 발표 후 PSG 공식 SNS에 게시된 사진. ⓒPSG 인스타그램

◇ 현지에서 꼽은 ‘메시 대체자’ 이강인 

이강인에 대한 PSG의 기대감은 남다르다. 이강인 영입 이후 슛돌이부터 PSG에 입단하기까지 이강인의 성장기까지 집중 조명했다. 또 이강인의 장점은 물론 과거 U-20 월드컵서 홀란드를 제치고 대회 골든볼(MVP)을 차지한 사실까지 강조했다. 

특히 PSG가 공식 SNS에 올린 사진 한 장이 주목을 받고 있다. 사진에는 핸드폰 화면에 19시 30분이라는 시간이 표시돼 있는데, 이것이 이강인(19번)이 메시(30번)을 대체할 것이라는 '떡밥'을 뿌린 것 아니냐는 것이다.

현지 언론과 팬들 역시 이강인이 지난 시즌을 끝으로 팀을 떠난 세계적인 선수 리오넬 메시를 대체할 것으로 보고 있다.

브라질 매체 트리벨라는 “메시가 대체할 수 없는 선수라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플레이스타일이 비슷한 이강인이 그를 대체할 수도 있다”며 “이강인은 주로 측면에서 뛰지만 측면에만 머물러 있는 선수가 아니다. 측면에서 볼을 운반할 수 있고, 세컨드 공격수로 출전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의 플레이 스타일은 메시와 비슷하다. 왼발잡이면서 오른쪽에서 플레이하고 마무리하는 걸 선호한다. 이강인의 플레이는 메시를 연상시킨다”고 강조했다.

이강인 영입 발표 하루 뒤인 지난 9일부터 파리 시내 스토어 2곳에서 판매를 시작한 이강인의 유니폼도 이틀 만에 ‘품절 대란’이 벌어지고 있다. 그만큼 현지팬들의 기대가 크다고 해석할 수 있다.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이강인의 이적료는 정확히 공개되지 않았으나 2200만 유로(약 315억 원)로 추정되고 있다. 이는 손흥민에 이은 역대 한국인 이적료 2위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손흥민(토트넘)은 지난 2015년 레버쿠젠에서 토트넘으로 이적할 당시 이적료 3000만 유로(약 400억 원)를 기록한 바 있다.

1000억 원을 가볍게 넘기는 최근 이적시장에서 이강인의 이적료는 다소 낮게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이번 여름 이적시장서 함께 PSG에 입단한 동기들의 이적료와 비교해 봐도 낮은 수준이 아니다.

지난 시즌 리그 36경기에 출전해 6골 6도움을 기록한 이강인은 그간 단점으로 지적됐던 수비력과 스피드 모두 향상된 모습을 보였고, 강점이었던 플레이 메이킹과 킥력은 더 날카로워지면서 주가가 높아졌다.

특히 드리블 능력은 리그에서도 손꼽히는 수준이었다. 드리블 돌파 총 횟수 90회(전체 2위), 드리블 돌파 경기당 평균 2.5회(전체 3위) 등을 기록했다. 메시를 완벽하게 대체할 수는 없지만 메시의 공백을 메우기에는 부족함이 없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네이마르(왼쪽)와 음바페(오른쪽)이 경기 도중 포옹을 하고 있다. ⓒ뉴시스
네이마르(왼쪽)와 음바페(오른쪽)이 경기 도중 포옹을 하고 있다. ⓒ뉴시스

◇ 경쟁자 영입에도 주전경쟁 ‘청신호’ 

현재 국내팬들의 관심사는 이강인이 과연 주전으로 뛸 수 있느냐에 집중되고 있다. 이강인이 지난 시즌 눈에 띄게 성장하며 주가가 치솟았다고는 하나 PSG와 같은 빅클럽에서도 통할지에 대한 우려다.

우선 현지 반응은 긍정적이다. 일부 현지 매체들은 이강인이 공격수가 됐든 미드필더가 됐든 무난하게 주전 자리를 꿰찰 수 있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프랑스 매체 90min은 최근 4-3-3 포메이션 기반의 2023-24시즌 베스트11을 공개했다. 매체는 공격진에 음바페와 아센시오, 이강인을 선정했다. 음바페가 최전방에 서고, 양 측면에 아센시오와 이강인이 자리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반면 스페인 매체 마르카는 이강인이 미드필더로 출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마르카가 공개한 베스트11을 보면 음바페와 네이마르, 아센시오가 3톱을 구축하고 이강인은 마르코 베라티, 베르나르두 실바(영입 전망)와 함께 2선에 배치됐다.

우선 이강인은 ‘메짤라(하프 윙어)’ 혹은 스리톱의 한 자리를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 엔리케 감독이 이강인을 4-3-3 포메이션의 윙포워드 자원으로 분류하면 비교적 안정적으로 기회를 잡을 수 있다.

현재 PSG에서 공격수로 분류할 수 있는 자원은 음바페, 네이마르, 아센시오가 있다. 음바페가 최전방에 나서고 네이마르가 왼쪽으로 출전한다면 남은 자리는 오른쪽뿐이다. 이 자리를 두고 아센시오와 경쟁을 벌이게 된다.

만약 이강인을 미드필더로 분류할 경우 애매해진다. 현재 PSG에는 10번 유형이 부족하다는 점에서 공격 전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이강인은 분명 좋은 카드다. 그러나 엔리케 감독이 중원을 구축하는 성향을 봤을 때 이강인은 공격적인 유형에 가깝다.

PSG의 이적시장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베르나르두 실바, 가브리 베이가 등과도 연결되고 있다. 중원의 전력을 추가로 보충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이는 즉 엔리케 감독이 이강인을 공격수 자원으로 분류하고 있다는 얘기가 된다.

사실상 이강인의 경쟁상대는 아센시오 한 명뿐이다. 이강인이 이 경쟁에서 우위에 있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아센시오도 만만하게 볼 상대는 결코 아니다.

2022-2023시즌 공격 포인트에서는 이강인이(6골 6도움)로 아센시오(9골 6도움)에 밀린다. 하지만 이강인은 패스·드리블 부문에서 아센시오(경기당 키패스 1.3회·드리블 0.7회)에 크게 앞섰다. 창조성이 약점으로 꼽히는 PSG에 이강인 카드가 더욱 매력적으로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지난 시즌은 말 그대로 ‘지난’ 시즌이다. 이제는 PSG로 둥지를 튼 만큼 PSG에서 기량을 입증해야 한다. 실제로 주전 여부도 이를 통해 정해질 공산이 크다.

이강인은 오는 9월 열리는 항저우아시안게임 출전이 유력해 시즌 개막 후 약 한 달간 자리를 비워야 한다. 시즌 초 활약이 중요한 만큼 이강인에겐 악재일 수 있으나 아시안게임 활약을 바탕으로 PSG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면 충분히 주전 자리를 차지할 수 있다.

PSG는 비시즌 일정은 이미 시작됐다. 이들은 일본에서 투어를 진행한 뒤 오는 8월 13일 로리앙과 경기를 통해 2023-2024시즌 개막전을 치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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