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 7관왕, 고인돌·갯벌·운곡습지에 동학기록물까지
새 관광상품 발굴에 진심... 관광시대 본격 포문 연 전라북도

고창읍성은 단종 때인 1453년 왜구를 막기 위해 축성한 성으로 전국에서 원형이 가장 잘 보존돼있는 곳으로 꼽힌다. 사진=김현철 기자 
고창읍성은 단종 때인 1453년 왜구를 막기 위해 축성한 성으로 전국에서 원형이 가장 잘 보존돼있는 곳으로 꼽힌다. 사진=김현철 기자 

민주신문=김현철 기자|곧 휴가철이 다가옵니다. 이번 여름 어딘가 가긴 가야겠는데 어디 갈지 고민이라고요? 'K-관광수도 전북에 반하다' 슬로건을 내걸고 기존 유명 관광지에 더해 매력적인 새 관광코스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는 전라북도를 찾는 건 어떨까요?

지난주 '전북 관광마케팅 종합지원센터' 주관으로 전북의 새로운 관광자원 소개, 홍보차 찾은 고창과 군산을 2편에 걸쳐 소개해 보려고 합니다. 

①고창 어디까지 가봤니? 

먼저 고창입니다. 고창하면 무엇이 가장 먼저 떠 오르나요? 고인돌, 선운사, 장어, 복분자, 수박 이 정도? 저도 여기까지가 고창하면 떠오르는 것들이었습니다. 

이번에 가보니 고창이 흙이 좋습니다. 고창 일대가 황토가 주를 이뤄 농산물이 잘 자라고 맛도 좋아 옛부터 풍요로웠다고 합니다. 또 황토에는 철 성분이 많이 포함돼있습니다. 그래서 발달한 게 '도기'와 '자기'입니다. 전국 유명한 곳이 많이 있지만 전북 고창과 부안, 전남 강진을 빼곤 '도자기'를 논할 수 없답니다. 

(사진 위)전통자기부문 유춘봉 장인이 고창 도자기 유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밑)도예체험 참가자들이 접시 모양에 무늬를 넣고 있다. 사진=김현철 기자 
전통자기부문 유춘봉 장인이 고창 도자기 유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아래는 도예체험 참가자들이 접시를 만들어 무늬를 넣고 있다. 사진=김현철 기자 

간단히 차이점을 말씀드리면, 도기는 1100˚C에서 구워낸 항아리, 옹기, 세면대 등을 말합니다. 두드리면 탁한 소리가 나고 입자가 적당히 거칠어 숨을 쉰다고 하죠. 자기는 더 높은 열인 1200~1300˚C에서 구운 밥·국용 사기그릇, 찻잔 등이 여기에 포함됩니다. 두드리면 도기보다 청하한 소리가 나죠. 열을 더 가했기 때문에 화학작용이 더 활발해져 흙 입자가 더 조밀하게 결합한 탓입니다. 

고창 시내 한복판에 전통자기 명인이 3대째 이어 운영하는 도예체험관이 떡하니 자리하고 있습니다. 고창 자기의 맥을 묵묵히 잇고 있는 그의 모습에서 문화유산을 전승하기 위해 노력하는 진심을 볼 수 있었습니다. 흙의 촉감을 느끼며 아름다움에 집중해 보는 시간을 갖는 건 어떨까요. 

또 고창읍성이 바로 옆에 있어 둘러보기 좋습니다. 모양성이라고도 불리는 고창읍성은 단종 때인 1453년 왜구를 막기 위해 축성한 성으로 지금까지도 전국에서 원형이 가장 잘 보존돼있는 곳으로 꼽힙니다. 이곳에서 전국 유일의 답성놀이, 전통혼례식, 수령부임행차 재현 등 지역문화축제가 열리니 적당한 때를 맞춰 보는 것도 좋을 듯 합니다.

고창읍성 둘레로 펼쳐진 성벽과 척화비. 사진=김현철 기자 
고창읍성 둘레로 펼쳐진 성벽과 척화비. 사진=김현철 기자 

읍성 내 흥선대원군의 척화비를 찾아보는 것도 좋습니다. 100여년 전 흥선대원군은 전국에 쇄국을 강조하며 척화비를 세웠는데 그 중 하나가 여기에 있습니다. 조정의 무능함과 외세 압력까지 안팎으로 바람잘날 없던 조선 말 상황이 이 작은 비석으로 잠시 떠올려 보게 됩니다. 지금과 같이 글로벌한 시대에 격세지감을 느낍니다.  

그동안 선운사, 고인돌이 진부하다 싶었다면 '운곡람사르습지'를 찾아보는 건 어떨까요. 운곡습지는 멸종위기 야생 동식물과 희귀종이 서식하는 습지보호구역으로 2011년 람사르습지로 등록된 국가생태공원입니다. 운곡습지에서 지친 몸과 마음을 힐링해 보는 건 어떨까요. 운 좋으면 수달, 담비, 고라니 야생동물도 볼 수 있습니다. 

운곡람사르습지와 구시포해수욕장의 일몰. 사진=김현철 기자
운곡람사르습지와 구시포해수욕장의 일몰. 사진=김현철 기자

서해안 대표 해수욕장하면 대천, 꽃지, 변산, 춘장대 해수욕장 이 정도 아시나요? 이번 여름엔 이들보단 덜 붐비는 고창 구시포해수욕장에 몸을 담가 보는 거 어떠신가요. 완만한 경사, 너른 백사장, 낙조 보는 즐거움은 가히 장관입니다.  

전라도 하면 음식을 빼놓을 수 없죠. 고창 명물 풍천장어에 복분자 이 조합은 언제나 옳습니다. 이게 다가 아니죠. 전북 맨 밑자락에 위치한 고창은 수박, 고추, 땅콩 등 농산물도 좋지만 갯벌과 바다가 지척이라 바지락, 꼬막, 낙지가 유명해 각종 해산물 요리가 일품입니다. 바로 밑 동네가 전남 영광이라 굴비도 상에 많이 오른다고 하네요. 

어떠세요. 유네스코가 인정한 세계유산도시 고창, 일반인에게 덜 알려진 또 다른 매력 속으로 빠져보는 거 어떤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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