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날두‧벤제마‧캉테 등 거물급 선수들과 잇달아 '빅 사이닝'
'오일머니' 앞세워 천문학적 연봉 제시…손흥민 영입 관심도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의 킹 압둘라 스포츠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카림 벤제마 입단식에서 현지팬들이 벤제마 이름이 새긴 레알마드리드 유니폼을 흔들며 환영하고 있다. ⓒ뉴시스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의 킹 압둘라 스포츠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카림 벤제마 입단식에서 현지팬들이 벤제마 이름이 새긴 레알마드리드 유니폼을 흔들며 환영하고 있다. ⓒ뉴시스

민주신문=최경서 기자|사우디아라비아 축구 리그가 막강한 자본을 바탕으로 내로라하는 선수들을 대거 영입하는 등 세계 축구의 떠오르는 ‘엘도라도’로 자리 잡고 있다.

특히 전성기가 지난 선수들을 위주로 영입했던 중국, 미국 등과 달리 사우디는 현재 막 전성기에 접어든 선수까지 영입에 성공했다. 최근에는 한국축구의 ‘살아 있는 전설’ 손흥민(토트넘)의 영입을 노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스포츠 매체 ESPN 영국판은 20일(한국시간) “사우디아라비아의 알이티하드가 벤제마에 이어 토트넘 공격수 손흥민 영입을 준비하고 있다”며 “이적료 6000만 유로(약 840억 원)에 연봉 3000만유로(약 420억 원) 수준의 4년 계약을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연봉 3000만 유로(420억 원)는 현재 손흥민이 받고 있는 998만 파운드(약 164억 원)의 약 3배 수준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이처럼 사우디가 줄지어 초대형 딜을 제시하거나 ‘빅 사이닝’에 성공할 수 있던 배경으로는 ‘오일머니’를 바탕으로 한 막대한 자본력이 꼽힌다. 사우디가 제시하는 연봉은 유럽 최고의 리그로 꼽히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내에서도 압도적인 수준이다.

특히 현재 사우디에서 뛰고 있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알 나스르)에게 책정된 연봉은 눈을 의심할 정도의 천문학적인 금액인 것으로 알려졌다. 선수 생활 황혼기를 맞은 선수들이든 현재 전성기가 진행 중인 선수들이든 쉽게 지나칠 수 없는 금액으로 선수들을 불러들이고 있다.

그러나 축구팬들 사이에선 비교적 리그 규모가 작고 수준이 낮은 사우디가 세계 최고의 선수들을 영입하면서 축구팬들의 볼거리를 줄여가고 있다는 불만도 나오고 있다. 선수들에게는 최고 수준에서 뛰고자 하는 ‘낭만’보다 ‘돈’을 따라갔다는 비판도 뒤따른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지난 1월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국제공항에서 화동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 ⓒ뉴시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지난 1월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국제공항에서 화동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 ⓒ뉴시스

◇ 호날두부터 벤제마를 거쳐 캉테까지 

‘미스터 에브리싱’으로 불리는 사우디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는 사우디국부펀드(PIF)를 앞세워 스포츠를 중심으로 국제적 지위를 높이고 싶어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최근 2027년 아시안컵, 2023년 클럽 월드컵 개최권을 따낸 사우디는 현재 2030년 월드컵 개최를 목표로 두고 있다. 세계적인 선수들을 영입해 자국 리그 수준을 끌어 올림과 동시에 전 세계에 사우디 축구를 알리겠다는 것이다.

사우디 프로페셔널 리그의 문은 호날두가 가장 먼저 열었다. 호날두는 지난 1월 맨체스터유나이티드(맨유)에서 쫓겨나며 알 나스로 이적했다. 연봉만 무려 2억 유로(약 2760억 원)에 달하는 블록버스터급 계약이었다.

레알 마드리드의 전설 벤제마도 최근 알 이티하드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자세한 계약 조건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2026년까지 3년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봉은 4억 유로(약 5500억 원)로 추정된다.

최근에는 레스터시티에서 드라마틱한 우승 동화를 쓴 캉테도 연봉 1억 유로(약 1399억 원) 조건에 알 이티하드로 이적했다. 전성기에 접어들며 바르셀로나 이적이 강하게 점쳐졌던 후벵 네베스도 울버햄튼을 떠나 이적료 5500만 유로(약 770억 원)에 알힐랄로 합류했다.

특히 사우디는 호날두에 이어 리오넬 메시까지 품을 뻔 했다. 당시 사우디가 메시 영입을 위해 제시한 연봉만 무려 4억 유로(약 8750억 원)에 달했다. 그러나 메시는 이를 거절하고 미국으로 향했다.

이 외에 세르히오 라모스와 위고 요리스를 비롯해 루카 모드리치, 로베르토 레반도프스키, 피에르 오바메양 등도 사우디의 오퍼를 받은 상태다.

지난 16일 부산 연제구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손흥민이 관중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지난 16일 부산 연제구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손흥민이 관중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 한국대표팀 ‘캡틴’ 넘보는 사우디 

최근 한국대표팀 ‘캡틴’ 손흥민도 사우디 프로페셔널 리그 레이더망에 포착됐다. 거물급 선수들을 위주로 영입에 나서고 있는 사우디에서 손흥민을 노린다는 것은 자국 리그에 그들 못지않은 영향력을 줄 탑급 선수로 분류했다고 볼 수 있다.

손흥민은 명실상부 EPL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이다. 지난 2021-2022시즌 리그에서만 23골을 기록하며 아시아 선수 최초로 골든부츠를 거머쥐었다.

2022-2023시즌에는 리그 초반 극심한 부진에 시달리긴 했으나 결국 EPL 통산 100호골이라는 금자탑을 쌓기도 했다. EPL 통산 100골 고지를 넘은 선수는 EPL 역사상 손흥민을 포함해 단 34명뿐이다.

또 리그 10골을 기록하며 7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 대기록을 세웠다. 7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은 EPL 역사상 11명에 불과하다. 역대 최고의 선수로 평가받는 호날두조차 이루지 못했다.

손흥민의 계약기간은 오는 2025년 여름까지기에 사우디가 손흥민을 영입하기 위해선 이적료를 지불해야 한다. 사우디와 연결된 선수 중 이적료가 발생하는 선수는 이미 이적을 마친 후벵 네베스를 제외하면 손흥민이 유일하다.

손흥민의 이적료는 5000만 유로(약 840억 원)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거액의 이적료를 지불하고서라도 손흥민을 데려가겠다는 것이다. 손흥민이 한국을 넘어 아시아를 대표하는 ‘월드클래스’ 선수인 만큼 사우디 입장에서도 가치가 있다고 평가한 셈이다.

다만 손흥민의 사우디행은 성사되지 않을 공산이 크다. 당장 손흥민의 소속팀인 토트넘이 손흥민의 이적을 바라지 않고 있어서다.

손흥민도 유럽에서 커리어를 이어가고 싶어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토트넘에 대한 충성심도 여전히 강하다. 계약기간이 1년 남았음에도 아직까지 재계약 소식이 들려오진 않지만 재계약 또는 유럽 내 이적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특히 최근 토트넘 감독으로 부임한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도 손흥민과 케인을 중심으로 팀 리빌딩을 구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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