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재·김영권, 각각 기초군사훈련·부상으로 이탈…中 구금된 손준호 발탁
홍현석·안현범 등 클린스만호 첫 합류…페루전·엘살바도르전서 ‘출격대기’

 위르겐 클린스만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지난 5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6월 A매치 명단을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민주신문=최경서 기자 | 위르겐 클린스만(59·독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 6월 A매치 명단에 ‘뉴페이스’가 대거 이름을 올렸다.

클린스만 감독은 여러 가지 옵션을 활용해 아시안컵을 대비한 실험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대한축구협회(KFA)는 지난 5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6월 A매치 페루, 엘살바도르와 친선경기에 나설 대표팀 23인 명단을 발표했다. 지난 3월 A매치에 이은 클린스만 감독의 두 번째 명단 발표다.

‘캡틴’ 손흥민(토트넘)과 이강인(마요르카), 이재성(마인츠), 황희찬(울버햄튼) 등 핵심 멤버들이 발탁된 가운데 홍현석(헨트)과 원두재(김천), 안현범(제주) 등이 처음으로 클린스만호의 부름을 받았다.

눈에 띄는 것은 손준호(산둥 타이산) 발탁이다. 그는 현재 중국 공안에 구금돼 3주째 조사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합류가 불투명한 상황임에도 이름을 올렸다.

이에 대해 클린스만 감독은 “소집이 불발되더라도 우리가 손준호를 100% 지지하고 응원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다”며 “이번 명단은 다음 주 소집 때 바뀔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세리에A 최고 수비수 타이틀을 달고 ‘금의환향’한 김민재(SSC나폴리)는 기초군사훈련 일정으로 소집 명단에서 제외돼 이번 A매치에선 모습을 볼 수 없을 전망이다.

클린스만 감독은 “예상치 못한 상황들이 누군가에겐 기회가 되는 때가 오기 마련이다. 새로운 선수들이 잘 했으면 하는 마음”이라며 “부상으로 함께하지 못한 선수들에는 마음이 아프지만 지금 함께하는 선수들과 좋은 경기를 펼치겠다”고 말했다.

한국대표팀은 오는 16일 페루(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 20일 엘살바도르(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두 차례 평가전을 치른다.

벨기에 프로축구 헨트의 홍현석(오른쪽)이 지난 4월 13일(현지시간) 헨트 겔람코 아레나에서 열린 2022~23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콘퍼런스리그 8강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잉글랜드)와 1차전 경기 중 볼 경합을 하고 있다. ⓒ뉴시스
벨기에 프로축구 헨트의 홍현석(오른쪽)이 지난 4월 13일(현지시간) 헨트 겔람코 아레나에서 열린 2022~23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콘퍼런스리그 8강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잉글랜드)와 1차전 경기 중 볼 경합을 하고 있다. ⓒ뉴시스

◇ ‘클린스만호’에 부는 새 바람 

앞서 축구계에는 이번 6월 A매치가 클린스만 감독의 ‘진짜 무대’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지난 3월 첫 소집 당시에는 클린스만 감독이 한국대표팀에 부임한지 얼마 되지 않아 기존 벤투호 멤버들이 그대로 발탁됐던 만큼 ‘클린스만 색깔 입히기’보다는 사실상 기존 선수들 컨디션 점검과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16강 진출을 축하하는 자리였기 때문이다.

당시 클린스만 감독도 “카타르월드컵 멤버들은 16강 진출이라는 성과에 대해 칭찬받을 자격이 있다. 축하해주고 존중해줘야 한다”며 “우리도 선수들을 축하해줄 자리를 마련하고 있어 기대된다”고 말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3월 A매치 이후 2개월간 K리그 경기를 직관하며 선수들을 둘러봤으며 유럽파 선수들을 현지에서 직접 만나 컨디션을 점검하는 등 선수 파악에 힘썼다.

여기에 김민재와 백승호를 비롯해 정우영(알사드), 김문환(전북), 조유민(대전) 김영권이 부상 등을 이유로 대거 제외되면서 이번 클린스만호의 소집 명단은 변화 폭이 클 것으로 예상됐다.

실제로 지난 3월 A매치 명단과 비교했을 때 이번 소집 명단에는 미드필더에 홍현석, 원두재, 박용우, 수비수에 안현범, 김주성, 박지수가 새롭게 이름을 올렸다.

지난 소집 당시 기존 멤버들이 그대로 발탁됐다면 이번에는 클린스만 감독이 직접 꼽은 선수들이다. 이번 명단이 ‘클린스만호 1기’라고 평가받고 있는 이유기도 하다.

 지난 3월 24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초청 축구 국가대표 평가전 대한민국과 콜롬비아의 경기에서 손흥민이 득점 후 세레머니를 하고 있다. ⓒ뉴시스
 지난 3월 24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초청 축구 국가대표 평가전 대한민국과 콜롬비아의 경기에서 손흥민이 득점 후 세레머니를 하고 있다. ⓒ뉴시스

◇ 페루·엘살바도르는 실험무대로 제격 

이번 6월 A매치 2연전서 맞붙을 페루와 엘살바도르는 아시안컵 우승이 목표인 클린스만호의 평가전 상대로 안성맞춤이다.

첫 상대인 ‘남미 다크호스’ 페루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1위로 만만치 않은 상대다. 상대 전적도 그동안 두 차례 만나 한국이 1무 1패로 아직까지 승리가 없다. 가장 최근 기록은 지난 2013년 수원에서 치러진 평가전이다. 당시 양팀 득점 없이 0-0으로 비긴 바 있다.

한국이 아시안컵에서 우승하기 위해선 일본, 이란 호주 등 강팀들을 넘어야 한다. 클린스만 감독은 비슷한 수준인 페루와 경기에서 이를 대비한 맞춤전술 실험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두 번째 상대인 엘살바도르는 다른 의미로 한국대표팀에 제격인 상대다. 한국은 아시아권에서 상대적으로 강팀에 속하기에 상대팀들은 대부분 수비를 강화한 ‘선수비 후역습’ 전술을 들고 나올 가능성이 높다.

‘북중미의 복병’으로 불리는 엘살바도르는 FIFA랭킹 75위로 한국보다 한 수 아래 팀이다. 엘살바도르 또한 선수비 후역습 전술로 한국을 상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 그간 아시아권에서 손흥민을 내세운 압도적인 공격진을 보유하고도 라인을 깊게 내려앉은 상대팀의 골문을 쉽사리 두드리지 못하고 승점을 잃어버린 경우가 잦았다.

엘살바도르와 평가전을 통해 이를 격파할 힌트를 찾는다면 한국대표팀에는 큰 수확이 될 수 있다. ‘3골을 실점하면 4골을 득점해 이긴다’는 축구 철학을 가진 클린스만 감독의 ‘닥공’ 축구가 기대되는 이유다.

▶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6월 A매치 소집 명단(23명)

GK: 김승규(알 샤밥) 조현우(울산 현대) 송범근(쇼난 벨마레)

DF: 박지수(포르티모넨세) 김주성(FC서울) 권경원(감바 오사카) 안현범(제주 유나이티드) 김진수(전북 현대) 이기제(수원 삼성) 설영우(울산 현대)

MF: 손준호(산둥 타이산) 홍현석(KAA 헨트) 원두재(김천 상무) 황인범(올림피아코스) 이재성(마인츠) 박용우(울산 현대) 이강인(마요르카) 손흥민(토트넘) 황희찬(울버햄튼) 나상호(FC서울)

FW: 황의조(FC서울) 조규성(전북 현대) 오현규(셀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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