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청주행 버스서 운행 중 기술적 문제 발생
승객 “회사 측이 기사에게 일단 운행해서 내려와라 지시”
버스회사 “결과적으로 운행되지 않았다…대차 차량도 배차”

고잔IC 인근 갓길에 정차 중인 버스. © 제보자
고잔IC 인근 갓길에 정차 중인 버스. © 제보자

민주신문=승동엽 기자 | 충청북도 소재 한 시외버스 회사가 목적지로 이동 중 기술적 문제가 발생한 차량을 놓고 운행 강행을 종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21명의 승객이 타고 있던 해당 버스의 기사는 수차례 회사 측에 운행이 불가하다는 입장을 전달했지만 회사는 최초에 이를 묵살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대해 버스회사 측은 대차 배차를 실시했고 결과적으로 운행을 중단시켰다는 입장이다.

지난달 29일 오전 8시 40분경 인천공항에서 출발한 청주행 공항버스에서는 운행한 지 30분도 안 된 상황에서 차량 내부가 심하게 덜컹거리는 등 문제가 발생했다.

승객 A씨는 “버스에서 심한 덜컹거림이 지속적으로 발생했다”라며 “기사님이 차를 세우고 점검을 했다가 다시 출발하고를 반복했다. 인천대교를 넘어와서는 차를 재차 정차시키고 버스회사에 연락을 취했다”고 말했다.

당시 A씨가 직접 확인한 버스의 상태는 앞쪽 바퀴가 차체와 거의 밀착돼 있는 등 운행이 불가능한 모습이었다.

문제는 버스회사의 대처였다. 이처럼 버스 운행이 불가능한 상태임에도 당초 버스회사 측은 기사에게 청주까지의 운행을 종용한 것.

A씨는 “기사님과 버스회사 간 통화 중 운행 여부를 놓고 마찰이 있었다”라며 “현장에서 직접 운전대를 잡은 기사로서 도저히 운행이 불가능하다는 뜻을 전달했지만, 회사에서는 운행을 종용하는 듯한 뉘앙스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직접 버스에서 내려 확인한 결과 차량 앞쪽 2개의 타이어와 차량 본체가 거의 붙어있는 모습이었다”라며 “차량 계기판에도 ‘차고 하강 중’이라는 메시지가 떠 있는 등 누가 봐도 운행하면 안 되는 상태였다”고 말했다.

계기판에 표시되는 ‘차고 하강 중’ 메시지는 일반적으로 고급차와 대형 버스에서 ‘에어 서스펜션’에 문제가 발생하면 나타나는 경고다. 에어 서스펜션은 빈차부터 적재차량까지 하중 변동에 대해 차량의 높이를 일정하게 유지시켜주는 장치다.

그는 또한 “그 사이 후속으로 인천공항에서 출발한 다른 버스의 기사님이 직접 탑승해 확인한 후 역시 운행이 불가능하다는 판단을 했다”라며 “이 기사님도 버스회사에 직접 연락을 했지만 계속 운행을 종용받는 듯한 모습이었다”고 주장했다.

결국 인천공항에서 8시 40분에 출발한 버스는 고잔IC 인근에서 1시간가량 정차했고, 승객들은 인천공항에서 출발한 후속 차량들에 나누어 탑승해 겨우 목적지로 향할 수 있었다.

이에 대해 해당 시외버스 회사 관계자는 “최초에는 엔진이나 미션 관련 고장이 아니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운행이 가능할 수 있을 거란 판단이었다”라며 “승무원이 운행할 수 없다는 판단을 내렸고 결과적으로 운행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차 차량도 올려보냈다”라며 “그 사이 인천공항에서 청주까지 운행하는 다른 차량에 승객들을 순차적으로 탑승시켜 목적지까지 이동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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