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장한 외관‧심플한 실내’ 눈길…‘디자인‧주행성‧편의성’ 완벽 조화
넘치는 가속력 속 ‘정숙성‧승차감’ 일품…각종 첨단 보조기능 합격

[민주신문=조성호 기자]

지난 8일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시승한 제네시스 2022년형 GV80. © 민주신문 조성호 기자
지난 8일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시승한 제네시스 2022년형 GV80. © 민주신문 조성호 기자

제네시스가 지난 2020년 선보인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GV80’은 비교적 높은 가격대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차량 중 하나다.

국내는 물론 해외 시장에서도 GV80은 많은 인기를 얻으며 매년 4만 대 이상씩 판매되고 있다. 올해는 지난 3월 기준 벌써 1만2000대 이상의 판매고를 올렸다.

특히 제네시스 GV80은 그동안 메르세데스벤츠, BMW 등 수입 완성차 위주의 대형 럭셔리 SUV 시장에서 존재감을 드러내며 국산 브랜드의 자존심을 세우고 있다.

더구나 수입차 대비 가성비가 높은 모델로 알려지면서 대형 럭셔리 SUV 시장의 판도를 흔들어 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GV80의 꾸준한 인기 비결이 무엇인지 궁금해 직접 시승에 나섰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제네시스가 만든 첫 플래그십 SUV인 만큼 디자인‧주행성‧편의성 등 어느 것 하나 완벽하지 않은 것이 없었다는 것이다.

제네시스 GV80 측면. © 민주신문 조성호 기자
제네시스 GV80 측면. © 민주신문 조성호 기자

◇ 웅장함에 역동성 더한 디자인

기자는 지난 8일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출발해 인천 영종도 왕산마리나를 왕복하는 약 120km 구간을 시승했다.

이번에 시승한 차량은 2022년형 GV80 3.5터보 AWD 6인승 모델이다. 무광의 바로사 버건디 색상은 럭셔리 이미지를 한층 더 끌어올렸다.

첫인상에서는 제네시스 특유의 방패 모양의 전면 대형 그릴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약 6만7000여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월드컵경기장의 웅장함이 차량에서도 그대로 묻어나오는 느낌마저 들었다.

전면부가 웅장함을 더했다면 측면부는 역동성을 더한 모습이다. 후면으로 갈수록 낮아지는 루프라인은 날렵한 쿠페의 모습을 띄고 있다.

후면 디자인 또한 제네시스의 정체성이 고스란히 담겼다. 전면 램프와 동일한 상하 2단의 쿼드 리어램프로 브랜드 통일성을 더했다. 럭셔리 모델로서 군더더기 없는 심플한 디자인이 눈에 띈다.

실내 디자인은 기대 이상이었다. 특히 전면부를 가로지르며 길게 뻗어 있는 날렵한 형태의 송풍구가 백미였다.

고급 소재의 마감재도 이 차량의 정체성을 잘 드러낸다. A필러와 천장은 고급 스웨이드 소재가 적용됐으며, 센터 콘솔은 우드소재로 프리미엄 차량임을 강조했다.

센터 콘솔 내에 장착된 통합 컨트롤러와 다이얼 방식의 변속기는 자칫 싫증 날 수 있는 내장 디자인에 세련미를 더해줬다. ‘지-매트릭스’ 문양을 활용해 조작 시 미끄럼을 방지한 점도 특징이다.

6인승 모델인 이 차량은 2열에도 1열과 같은 소재의 독립 시트를 탑재했다. 특히 윙 아웃 헤드레스트와 원터치 릴렉스 모드를 갖춰 장시간 탑승시에도 안락한 주행을 가능하게 한다. 등받이 조절이 가능한 것은 물론이다.

통풍과 열선 시트도 지원한다. 다만 엉덩이가 닿는 시트 부분이 1열보다는 조금 짧다.

그럼에도 1열과 동일한 가니쉬의 센터콘솔을 비롯해 뒷좌석 듀얼모니터, 무선 충전 시스템 등을 적용해 다양한 콘텐츠를 마음껏 즐길 수 있는 점은 장점이다. 아울러 2개의 USB 충전포트와 220V 일반 전원플러그도 지원한다.

제네시스 GV80 후면. © 민주신문 조성호 기자
제네시스 GV80 후면. © 민주신문 조성호 기자

◇ 최고출력 380마력에서 오는 넘치는 힘

운전석에 앉자 나파 소재 가죽 시트가 안락함을 더해준다. 키와 몸무게를 설정하면 자동으로 나에게 맞는 최적의 시트 포지션을 찾을 수 있다.

이번 시승차는 최고출력 380마력, 최대토크는 54.1kgf·m로, 3.5리터 6기통 가솔린 터보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가 탑재됐다.

서울월드컵경기장을 출발해 잠깐의 시내 주행을 거쳐 강변북로로 진입했다. 평일 낮에도 일산방면 강변북로에는 많은 차량으로 더딘 모습을 보였다.

강변북로의 차량 정체는 답답했지만 높은 시트감에서 주는 광활한 시야는 답답함을 누그러뜨리는 데 충분했다. 

또한 고급 오디오 브랜드 렉시콘의 18개 스피커에서 재생되는 사운드는 정체된 도로에서 오히려 여유를 즐길 수 있을 정도로 입체적인 사운드를 자랑한다.

강변북로에서 방화대교 방면으로 나와 인천국제공항 고속도로로 진입했다. 여기서부터는 원활한 차량 흐름 속에서 GV80의 진정한 모습을 즐길 수 있었다.

가속 페달을 밟자 2톤이 넘는 무게에도 불구하고 경쾌하게 치고 나가는 모습은 일품이었다. 차선을 변경할 때도 GV80은 거침없었다. SUV 차량이 맞나 싶을 정도로 압도적인 퍼포먼스를 보여준다.

일정 속도 이상이 되면 시트가 자동으로 몸을 조여준다. 이는 스포츠모드로 변경 시에도 동일하다.

스포츠모드로 변경하니 엔진음이 다소 거칠어졌다. 가속 페달을 밟자 힘있게 박차고 나간다. 일반적인 주행 모드에서도 넘치는 힘을 느낄 수 있지만 스포츠모드는 이를 극대화해 무섭게 치고 나간다.

다만 고속 주행시 브레이크 밟으면 차가 좌우로 흔들리는 경향이 있었다. 시승차만의 문제일 수 있겠지만 급박한 상황에서의 대처 능력에는 아쉬움이 남는다.

방향지시등을 키자 12.3인치 클러스터 계기판에서는 차량 밖 카메라를 통해 변경하고자 하는 차선의 상황을 보여주면서 안전한 진입을 도와줬다.

제네시스 GV80 실내. © 민주신문 조성호 기자
제네시스 GV80 실내. © 민주신문 조성호 기자

◇ 고속주행에도 ‘정숙성’ 돋보여

계속되는 고속 주행에도 실내 정숙성은 단연 돋보였다. 가솔린 차량임에도 SUV인 만큼 주행 소음은 어쩔 수 없는 경우가 많지만, 시속 100km 속도에서도 GV80은 상당히 조용했다.

제네시스가 세계 최초로 적용한 주행 중 발생하는 노면 소음을 줄여주는 ‘능동형 노면소음 저감기술(RANC)’ 효과가 고스란히 드러났다. 풍절음을 억제하는 모습도 대체로 만족했다.

GV80에 적용된 각종 첨단 주행보조 시스템도 작동시켰다. 고속도로 주행보조 기능은 물론 내비게이션 기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기능을 켜고 운전대에 손만 얹어 놓으면 사실상 자율주행과 다름없었다.

차선을 정확히 읽어 중심을 따라 주행하는 것은 물론 내비게이션과 연동돼 곡선 구간에서도 능숙한 컨트롤을 보여줬다. 어쩌다 규정 속도 이상으로 주행하는 경우 과속 단속 카메라 구간을 지날 때는 스스로 속도를 줄이는 스마트함은 덤이었다.

14.5인치의 와이드 디스플레이는 세로가 짧아 답답하다는 의견도 있지만 오히려 주행 중 시야를 방해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줄 만하다. 운전석과 거리가 멀어 주행 중 직접적인 터치는 힘들겠지만 통합 컨트롤러로 쉽게 조작이 가능하다.

공조시스템도 디스플레이 터치 방식과 함께 적당히 물리 버튼을 가미해 주행 중 작동하는 데 큰 불편을 느끼지 못했다.

두세 차례 거쳐 작동시키는 완전 터치식 방식보다는 한 번에 작동 가능한 물리 버튼이 더욱 편리한 건 사실이다.

영종도 도착 후 용유IC를 빠져나와 인천국제공항 북측방조제를 따라 왕산마리나로 향했다.

방지턱 등 요철이 많은 일반 시내구간이었지만 프리뷰 전자제어 서스펜션 덕분에 안정된 승차감을 몸소 느낄 수 있었다.

이 기능은 전방 카메라와 정밀 내비게이션 정보를 통해 미리 방지턱과 포트홀을 감지해 서스펜션을 부드럽게 조정하는 등의 방식으로 승차감을 제공한다.

지난 8일 인천 영종도 왕산마리나에 도착한 제네시스 GV80. © 민주신문 조성호 기자
지난 8일 인천 영종도 왕산마리나에 도착한 제네시스 GV80. © 민주신문 조성호 기자

◇ 최대 적재용량 2144리터 확장 가능

SUV의 덕목인 넉넉한 적재함도 GV80의 장점이다. GV80은 3열까지 있지만 성인이 타기에는 비좁은 게 사실이다. 머리가 천장에 닿을 정도다.

이 때문에 3열은 사실상 사용성이 부족하다. 차라리 모두 접어 트렁크 공간으로 활용하는 것이 활용성 측면에서 보면 이득일 수 있다.

트렁크 용량은 727리터로, 2열까지 폴딩할 경우 최대 2144리터까지 확장할 수 있다. 2열과 3열 좌석 폴딩은 버튼 하나로 간단하게 조작할 수 있어 누구나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

아울러 2022년형 GV80에는 시동을 끄고 30분 후 팬을 작동해 공조 장치 내부를 건조시키고 습기를 제거하는 ‘애프터 블로우’ 기능을 장착했다. 실내 에어컨 냄새와 세균 발생을 억제해 여름철 쾌적한 실내 공간을 만끽할 수 있다.

GV80의 차체 크기는 전장 4945㎜, 전폭 1975㎜, 전고 1715㎜, 휠베이스(축간거리) 2955㎜다. 현대차 대형 SUV 팰리세이드와 비교하면 폭은 같고 전장은 짧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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