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려 낳은 ‘포쉬마크’, 매출‧거래액 성장하며 호실적 ‘견인’
포털 다음 등 광고시장 ‘뚝’…‘생성형AI’ 고도화 ‘이구동성’

[민주신문=조성호 기자]

네이버, 카카오 사옥. © 각 사
네이버, 카카오 사옥. © 각 사

국내 양대 포털사이트 네이버와 카카오가 올해 1분기 희비가 엇갈린 실적을 내놨다.

네이버는 당초 업계 우려를 샀던 미국 포쉬마크 인수가 결과적으로는 성공한 모습을 보이며 반등에 성공한 반면, 카카오는 영업이익이 반토막 나며 ‘어닝 쇼크’를 기록했다.

양사는 경기 불황으로 광고 시장이 둔화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주력 서비스 개편 등 새로운 기회 창출에 나설 방침이다.

◇ 커머스‧콘텐츠 매출 ‘쑥’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지난 8일 올해 1분기 실적을 발표하고 연결기준 매출 2조2804억 원, 영업이익 3305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1분기 연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3.6%, 영업이익은 9.5% 각각 증가했다. 다만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9%포인트 하락한 14.5%로 집계됐다.

부문별로 살펴보면 검색‧디스플레이 광고 사업 등 서치플랫폼의 올해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0.2% 증가한 8518억 원을 기록했다.

디스플레이 광고가 지난해 올림픽과 대선에 따른 기저 효과와 함께 전반적인 경기 둔화로 1년 전보다 13.1% 감소했지만, 검색 광고가 5.3% 증가했다.

특히 오프라인 활동이 재개되면서 광고는 전 업종이 고르게 성장하며 1분기 광고수주는 11만2000명으로 확대됐으며, 매출도 2배 이상 증가했다.

특히 네이버는 커머스 사업 부문이 호실적을 이끌었다. 네이버의 1분기 커머스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5.5% 증가하며 6059억 원으로 집계됐다.

최근 인수한 북미 패션 C2C(개인간 거래) 플랫폼 ‘포쉬마크’의 효과를 톡톡히 봤다. 1년 넘게 4000억 원에서 머물던 커머스 매출은 포쉬마크 인수 후 1197억 원이 늘어났다.

특히 포쉬마크를 비롯해 스마트스토어, 크림, 어뮤즈 등을 포함한 상품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20.7% 성장한 8조 원에 달했다. 

네이버 측은 “포쉬마크는 마케팅 비용 최적화, 영업비용 효율화 등의 노력으로 수익성이 빠르게 개선됐다”며 “역성장 중인 미국의 동종 중고‧C2C 업계와는 대조적으로 견고한 거래액과 매출 성장세를 이어갔다”고 설명했다.

페이서비스를 담당하는 핀테크 사업 역시 1분기 13조4000억 원의 결제액을 기록하며 1년 전보다 20% 가까이 성장했다.

외부 결제액은 5조4000억 원 수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31.5% 늘어나며 성장을 주도했다.

웹툰과 스노우 등 콘텐츠 사업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94% 증가한 4122억 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엔데믹과 수익성 개선 기조에 따른 마케팅 축소와 특정지역 운영 감축에도 불구하고 ‘이북재팬’ 편입 등 글로벌 웹툰 통합 거래액이 28.9% 성장하면서 실적을 이끌었다.

◇ 포털비즈 부문 하락세

네이버에 앞서 지난 4일 실적을 발표한 카카오는 1년전보다 영업이익이 반 토막 나며 주저앉았다. 

카카오는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711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5% 줄었다. 직전 분기와 비교하면 29% 감소한 수준이다. 

1분기 매출은 1조7403억으로 전 분기 대비 2% 감소했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5% 상승했다.

최근 사내독립기업(CIC)로 분사한 포털 ‘다음’과 카카오스토리, 카카오스타일 등의 사업이 포함된 포털비즈 부문에서 비교적 큰 폭의 하락세를 나타냈다.

포털비즈 매출은 전년 대비 27%, 전분기 대비 15% 각각 감소한 836억 원에 그쳤다. 이에 따라 플랫폼 부문 매출은 전년 대비 9% 성장에 그치며 9647억 원을 기록했다.

콘텐츠 부문 역시 1년전 보다 1% 성장하는 데 그치면서 아쉬움을 삼켰다. 

웹툰‧웹소설 등 스토리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 감소한 2286억 원에 그쳤으며, 미디어 매출 또한 같은 기간 10% 감소한 677억 원에 머물렀다.

다만 음악 등 뮤직 사업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 증가한 2320억 원을 기록하면서 실적 둔화를 상쇄했으며, 게임에서는 지난해와 유사한 수준의 매출을 올리며 선방했다.

(왼쪽부터) 최수연 네이버 대표, 홍은택 카카오 대표. © 각 사
(왼쪽부터) 최수연 네이버 대표, 홍은택 카카오 대표. © 각 사

◇ ‘한국형 GPT’로 수익 창출

실적에서 희비가 갈렸지만 네이버와 카카오는 새로운 수익 창출에 나선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보이고 있다. 특히 양사 모두 한국형 ‘생성형AI’ 서비스 도입을 시사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전 세계 세 번째이자 국내 최초인 초대규모의 한국어 학습량을 보유한 하이퍼클로바를 기반으로 GPT-4에 대응하는 하이퍼클로바X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최근 AI의 상용화 사례들이 급속도로 출시되는 등 패러다임이 획기적으로 변화하고 있는 상황 속에서 네이버 역시 하이퍼클로바X를 네이버 서비스 전반에 적용해 사용자 경험을 한 차원 높이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카카오는 올 하반기 새로운 ‘코(Ko)-GPT’ 모델을 공개할 계획이다. 카카오는 당초 상반기 선보일 예정이었지만 공개 시점이 다소 미뤄졌다.

홍은택 카카오 대표는 컨퍼런스콜에서 “카카오브레인이 상반기 중 메시지 기반의 AI챗봇 서비스를 테스트하면서 실사용 데이터를 확보해 모델을 고도화할 것”이라며 “하반기 중 파라미터(매개변수)와 데이터 토큰(어절) 규모가 확장된 코GPT 2.0 공개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형 AI생성 모델을 추진하면서 글로벌 플레이어들과 협력해 우리가 강점을 가진 채팅 인터페이스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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