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AI 전문가’ 사외이사 신규 선임…KT 대표이사 선임 통과 ‘관건’
LG유플 첫 여성 사내이사 추천…사업목적 추가 '신성장 동력' 발굴도

[민주신문=조성호 기자]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사옥. © 각 사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사옥. © 각 사

국내 이동통신 3사가 오는 17일 LG유플러스를 시작으로 정기 주주총회 시즌에 돌입한다.

지난해 합산 영업이익 4조 원을 돌파하는 등 역대급 실적을 기록하며 성공적인 한 해를 보낸 이통3사는 올해 역시 미래 먹거리 발굴 등 신성장 동력 찾기에 나선다.

KT 차기 대표이사 선임안 통과 여부도 주목된다.

◇ ‘AI 컴퍼니’ 도약 원년 선언

올해를 ‘AI(인공지능) 컴퍼니’ 도약과 전환의 원년으로 삼겠다고 강조한 SK텔레콤은 오는 28일 서울 중구 을지로 SK T타워에서 제39회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한다.

올해 주총 안건으로는 제39기(2022년) 재무제표 승인, 주식매수선택권 부여, 사외이사 선임,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 등이 상정됐다.

SK텔레콤은 신규 사외이사로 오혜연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산학부 교수 겸 AI 연구원장을 선임한다. 오 교수는 감사위원회 위원 후보자로도 추천됐다.

1974년생인 오 교수는 AI‧머신러닝‧자연어처리(NLP) 등 분야에서 전문가로 꼽힌다. 현재 카이스트 MARS AI 통합연구센터 소장도 역임 중이며, AI 분야 세계 최고 권위 학회 ‘뉴립스(신경정보처리시스템학회)’ 위원장도 맡고 있다.

지난 정부 시절인 2020년부터 2022년까지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 민간위원도 역임한 바 있다.

오 교수는 향후 SK텔레콤의 AI 비전 및 방향성에 대한 의사 개진과 AI 윤리 문제에 대한 조언 등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SK텔레콤 이사회는 오 교수 추천 사유로 “AI전문가로 기술 방향성과 AI 윤리 등에 대한 깊이 있는 조언을 통해 회사가 AI컴퍼니로 성장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폭넓은 경험과 지식, 4차 산업혁명위원회 민간위원으로서 AI 윤리 가이드라인을 총괄한 경험을 토대로 기술 분야에 대한 경영진단을 통해 이사회 독립성과 전문성 강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SK텔레콤은 김용학 연세대 명예교수와 김준모 카이스트 전기 및 전자공학부 부교수의 사외이사 재선임안도 의결한다. 이사들의 임기는 모두 3년이다.

이밖에 경영진 주식매수선택권 부여 안건도 주목된다. SK텔레콤은 등기‧미등기 임원 15명이 대상으로 총 19만 주를 부여할 예정이다.

주식매수선택권 부여일은 주총 당일인 28일이다. 행사 기간은 오는 2025년 3월 29일부터 2028년 3월 28일까지다.

이에 대해 SK텔레콤 측은 “경영진과 주주의 이해 일치를 통한 기업가치 극대화를 위해 경영진에게 주식매수선택권을 부여해 회사의 장기적‧궁극적 기업가치 제고를 추진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앞서 SK텔레콤은 지난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35명에게 총 90만4400주를 부여한 바 있다. 이중 실제 행사된 주식 수는 3만5321주다.

◇ 대표이사 선임 ‘표 대결’ 불가피

KT는 오는 31일 서울 서초구 KT연구개발센터에서 제41기 정기 주총을 개최한다. 차기 대표이사 선임 과정에서 잡음이 끊이지 않으면서 이통3사 중에는 가장 늦게 주총 일자를 확정했다.

이번 주총에서 최대 현안은 윤경림 차기 대표이사 후보자의 선임 여부다. 앞서 지난 7일 KT 이사회는 윤경림 KT 그룹트랜스포메이션부문장 사장을 최종 차기 대표이사 후보로 선정한 바 있다.

KT 이사회는 “지속가능 성장을 위한 비전제시 능력, 변화와 혁신을 통한 전략실행력, 미래지향적 리더십, 우호적 경영환경 조성 및 ESG 경영에 대한 높은 수준의 역량과 자질은 KT의 미래 기업가치를 향상시키고 성장주로 포지셔닝 하는데 중요한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윤 후보자의 추천 배경을 설명했다.

다만 최대주주인 국민연금(10.12%)이 반대 의견을 밝힌 가운데 2대 주주인 현대차그룹(7.79%) 또한 “대주주 의견을 고려해야 한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발표하며 사실상 반대 의견을 낸 상황이다.

반면 KT 소액주주 사이에서는 의결권 행사를 통해 대표이사 선임을 지지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소액주주들이 모인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주총 전자투표가 시작된 지난 13일부터 찬성 투표 인증 열풍이 불고 있다.

또한 글로벌 의결권 자문기관 ‘글래스루이스’가 최근 KT 투자자에게 대표이사 선임에 대해 ‘찬성’을 권고한 것을 알려지면서 윤 후보자의 선임 여부는 주총에서 이들의 표 대결로 가려지게 됐다.

이번 주총에서는 또 서창석 KT 네트워크부문장, 송경민 KT SAT 대표를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하는 안건도 포함됐다.

아울러 KT는 목적사업에 ‘시설대여업’을 추가한다. 이에 대해 KT는 “디지코 B2C 고객기반 확대를 위한 렌탈 사업 추진”이라고 설명했다.

◇ 사내 첫 ‘여성 사내이사’ 선임

최근 개인정보 유출 사고로 홍역을 앓은 LG유플러스는 이통3사 중 가장 빠른 오는 17일 서울 용산구 사옥에서 제27기 정기 주총을 연다.

LG유플러스는 이번 주총에서 지난 2021년 사내 최초로 여성 전무에 오른 여명희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사내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1967년생인 여 전무는 지난해 12월 CFO로 선임됐다.

LG유플러스 측은 “여 사내이사 후보자는 LG유플러스 경리담당‧회계담당‧경영기획담당 등의 경력을 지니고 있어 재경‧재무관리에 대한 전문성이 뛰어나고 오랜 기간 회사에 재직하면서 풍부한 업무 경험과 내‧외부환경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축적했다”며 선임 배경을 밝혔다.

이번 주총에서 여 전무의 선임이 결정되면 LG유플러스 내 최초의 여성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리게 된다.

아울러 정관변경을 통해 마이데이터 사업을 추가하는 안건도 상정됐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10월 금융위원회로부터 마이데이터 사업 본허가를 획득한 바 있다.

이에 따라 LG유플러스는 정관에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른 본인신용정보관리업 및 그 겸영업무‧부수업무’를 신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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