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스키, 합성주 제조 면허 추가 등록 후 4달 만에 주민 요구로 개최
주스 제조 폐수 바다로 방류 중...뒤늦게 ‘상생’ 외치지만 외면당해

[민주신문=허홍국 기자]

롯데칠성 서귀포 남원 제주공장 전경 ⓒ 카카오맵 캡처
롯데칠성 서귀포 남원 제주공장 전경 ⓒ 카카오맵 캡처

롯데칠성음료가 제주도 감귤 농가와 상생을 추구하는 것과 달리 현지 공장 인근 신례리 주민과는 일방적인 소통으로 반발을 사고 있다.

서귀포 남원 주스 감귤공장 면허를 주류로 변경한 뒤 주민이 먼저 요청해 설명회를 여는 등 ‘뒷북’ 소통에 나서며 갈등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주민들은 주스 감귤공장서 폐수를 바다로 방류하고 있는 점을 감안, 주류 업종 변경 시 환경 오염문제를 우려하고 있다.

롯데칠성음료는 법적 프로세스를 거쳐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지만 <2021 지속가능성보고서>에서 밝힌 지역상생활동과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유통업계, 서귀포시 등에 따르면 반농반촌인 제주도 서귀포시 남원읍 신례리 마을 인근 롯데칠성음료 공장이 주류 면허를 추가로 허가를 받고 업종 변경을 앞두고 있다. 기존 주스 생산에서 위스키 등 주류 공장으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특히 새 제주 증류소 1호 제품으로 감귤 브랜디를 선보이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브랜디는 과실주를 증류해 만드는 고급 주류로 꼽힌다.

주류업계는 발베니, 맥켈란 등 위스키 열풍 다음에 브랜디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롯데칠성음료 위스키, 합성주 제조 면허 추가 변경은 이를 대비하는 차원에서 선제적인 행보로 해석된다.

롯데칠성음료 본사 표지판 이미지 ⓒ <2021지속가능성보고서> 캡처
롯데칠성음료 본사 표지판 이미지 ⓒ <2021지속가능성보고서> 캡처

◇ 인근 주민 ‘PASS’

롯데칠성음료 제주 남원 주스 공장 감귤공장 면허 변경은 법적으로 하자 없는 행위다. 해당 공장은 수도법 적용 이전 설립돼 기존 가동됐던 공장 범위 내에서 업종변경, 공장 증설이 가능하다. 이 가운데 업종 변경은 폐수량 변경이 없는 한도 내서 할 수 있다.

이는 수도법 상 근거를 갖고 있고 서귀포시청은 지난해 8월 롯데칠성음료가 신청한 대로 면허 추가 변경 허가를 내줬다. 쉽게 말해 ‘면허 변경 추가’ 등록이다. 신례리는 원칙상 수도법에 따라 공장설립 제한 지역으로 신규 공장 건립이 불가하다.

하지만 그 이전 위스키 등 주류 공장 변경에 대해 신례리 주민 대상 설명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주민설명회는 인근 주민이 먼저 롯데칠성음료 측에 요청해 지난해 12월 뒤늦게 열렸다. 이는 롯데칠성음료가 공장 인근 주민을 건너뛰고 4달 만에 사후 설명회를 개최한 것으로, 이해관계자를 무시하는 처사다.

무엇보다 신례리 마을 주민들은 업종 변경 시 환경오염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현재 가동 중인 감귤 주스 공장에서 나온 폐수가 바다로 방류되며 반농반촌인 마을에 일부 피해를 주고 있는 만큼 업종 변경 후 폐수 처리 문제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는 상황이다.

신례리는 제주도에서 효돈동과 함께 감귤 주산지로 꼽히는 남원읍에 속해 있고 소라, 성게가 생산되는 만큼 어촌계도 있다.

서귀포시 경제일자리과 관계자는 <민주신문>과 통화에서 “향후 업종 변경 관련 설비를 설치할 예정에 있다”며 “업체(롯데칠성음료)는 남원읍 하수처리장 연계 방안을 논의 중이다”고 말했다.

제주 감귤 농가 상생 지원 동반성장 이미지 ⓒ  <2021지속가능성보고서> 캡처
제주 감귤 농가 상생 지원 동반성장 이미지 ⓒ <2021지속가능성보고서> 캡처

◇ 말 뿐인 ‘지역상생’

롯데칠성음료는 <2021 지속가능성보고서>에서 ‘제주도 감귤 농가 상생 지원’을 ESG(Environment・Social・Governance)경영 중 Social 챕터 동반성장프로그램 중 하나로 소개하고 있다.

제주도 감귤 농가 상생 지원 내용을 보면 1977년 12월부터 서귀포 제주공장을 가동하며 제주도 감귤 농가와 상생을 추구하고 있고 강우, 강풍 등으로 인해 상품화하기 어려운 비상품 감귤을 착즙, 농축 주스로 만들어 감귤 소비를 촉진하는 등 지역상생활동을 추진하고 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또 제주지역 폐기물 감축 등 자원선순환체계 구축 노력으로 지난 2021년 9월 제주도 내 가공식품회사 제주원푸드와 협업해 제주공장서 발생되는 감귤피를 활용한 천연 감귤향료 제조 연구개발에 성공했다고도 소개했다.

하지만 제주공장 인근 마을 주민을 대하는 롯데칠성음료 태도는 지역상생을 찾기 어렵다. 소통이 부족했다는 입장을 내놨지만 그 소통도 ‘엎드려 절 받기’식이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법적 프로세스는 거쳐 문제가 없다”며 “주민설명회를 했지만 지역 주민과 소통이 부족했다. 소통을 통해 상생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제주공장은 제주도 서귀포시 남원읍 일주동로 7908(신례리 94-1)에 2개동으로 구성돼 있다. 이 가운데 1개동은 창고시설로, 지상 2층 규모이며 2층은 식당 용도로 돼 있다. 메인동은 주 용도가 공장으로, 면적은 2264.25㎡에 이른다.

롯데칠성음료는 국내 청량음료 산업이 첫걸음을 시작하던 1950년 칠성사이다를 시작으로, 최고 품질 제품을 개발해 공급하며 국민음료기업으로 성장해 왔다. 현재는 음료와 주류의 큰 두 축을 중심으로, 지속가능경영을 목표로 앞으로 나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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