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신문=조성호 기자]

박항서 베트남 감독. © AFF 미쓰비시일렉트릭컵 2022 홈페이지 갈무리
박항서 베트남 감독. © AFF 미쓰비시일렉트릭컵 2022 홈페이지 갈무리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이 ‘동남아시아 월드컵’에서 결승에 진출했다. 이 대회를 끝으로 베트남과의 동행을 마치기로 한 박 감독은 화려한 ‘라스트댄스’를 준비하고 있다.

베트남은 지난 9일 하노이 미딘 국립경기장에서 2022 아세안축구연맹(AFF) 미쓰비시일렉트릭컵(미쓰비시컵) 대회 4강 2차전 홈경기에서 인도네시아를 2대0으로 누르고 결승에 진출했다.

이번 4강전은 신태용 인도네시아 감독과의 한국인 사령탑간 맞대결로 관심을 모았다. 박 감독과 신 감독은 경기 전 악수를 거부하는 등 신경전도 주고받았다.

베트남은 이날 경기 시작 3분 만에 응우옌 띠엔 린의 선제골로 기세를 올렸다. 띠엔 린은 후방에서 길게 넘어온 패스를 받아 침착하게 오른발 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후반 2분에도 띠엔 린은 코너킥을 헤딩슛으로 연결하며 두 번째 골을 터뜨렸다. 이번 대회 5골을 기록한 띠엔 린은 태국 티라실 당다(5골)와의 득점왕 경쟁에도 불을 지폈다.

지난 6일 1차전 원정에서 0대0으로 비긴 베트남은 이로써 1승 1무로 인도네시아를 제치고 결승에 진출했다. 베트남은 2008년, 2018년에 이어 이 대회 통산 3번째 우승컵을 노리게 됐다.

특히 베트남은 이번 대회 조별리그 4경기에서 모두 무실점을 기록할 정도로 막강한 수비력을 과시했다. 베트남은 4강 2경기까지 총 6경기를 치르며 단 한 번도 패배하지 않았고, 단 한 골도 내주지 않았다.

반면 인도네시아는 원정에서 유효슈팅을 단 1개도 기록하지 못할 정도로 무기력하게 패했다. 2년 전 준우승의 아쉬움을 털겠다는 각오로 임했지만 베트남 수비진의 강력한 수비에 가로막혔다.

결승 진출에 성공한 박 감독은 이 대회를 끝으로 베트남과 5년여의 동행을 마치기로 한 바 있다. 대회 우승컵이 절실한 이유다. 박 감독은 결승 진출이 확정되자 선수들을 끌어안으며 기뻐했다.

박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베트남은 지난 26년 동안 이 대회에서 인도네시아를 이기지 못해 선수들에게 미래의 후배들을 위해 이 기록을 반드시 깨야 한다고 말해줬다”라며 “결과적으로 결승에 올랐고 선수들이 정말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전 승리 요인에 대해서는 “1차전을 비긴 뒤 인도네시아에 대한 분석을 더 많이 했다. 중앙수비수 사이의 간격이 약점으로 봤다”라며 “이를 공략하기 위해 공격수 2명을 선발로 내세웠고 성공했다”고 분석했다.

박 감독은 특히 “베트남 선수들은 다른 동남아시아 팀들보다 한 단계 위에 있다”라며 “우승을 위해 베트남 정신으로 경기에 임하고 있다. 우승으로 베트남 축구 팬들의 사랑에 보답하겠다”고 강력한 의지를 드러냈다.

지난 2017년 베트남 국가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박 감독은 2018년 베트남을 10년 만에 이 대회(당시 스즈키컵) 정상에 올려놓으며 베트남의 국민 영웅으로 떠올랐다.

같은 해 23세 이하 대표팀을 이끌고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십 준우승을, 자카르타·팔렘당 아시안게임에서는 4강 진출에도 성공했다.

박 감독은 또 2019년 아시안컵 8강 진출에 이어 필리핀 동남아시안게임에서는 무려 66년만에 베트남을 정상에 올려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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