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세계 최초 양산 이후 6개월만에 TSMC 생산

대만 TSMC 18팹 전경. © TSMC
대만 TSMC 18팹 전경. © TSMC

[민주신문=조성호 기자]

글로벌 반도체 시장이 불황기를 맞은 가운데 삼성전자와 대만 TSMC의 파운드리 기술 대전이 더욱 격화되고 있다.

삼성전자가 지난 6월 세계 최초로 3나노미터(nm·10억 분의 1m) 공정 기반의 반도체 양산을 시작한 지 불과 6개월 만에 TSMC도 3나노 양산을 발표한 것.

양사가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만큼 향후 기술력을 기반으로 한 고객사 확보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30일 외신 및 TSMC에 따르면 TSMC는 전날인 29일 대만 타이난시 남부과학단지 내 18팹 공장에서 3나노 양산 및 공장 증설 행사를 개최했다.

류더인 TSMC 회장은 이날 기념식에서 “TSMC는 대만에 상당한 투자를 하면서 기술 리더십을 유지하고 있으며 환경에 대한 투자와 번영을 지속하고 있다”며 “설계에서 제조, 패키징, 장비, 재료에 이르기까지 미래 인재를 개발해 가장 경쟁력 있는 첨단 공정 기술 혁신을 주도하는 것을 목표로 할 것”이라고 말했다.

18팹은 그동안 5나노 제품을 생산해 왔다. TSMC는 신규 라인 증설을 통해 3나노 반도체 생산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증설된 TSMC 18팹은 클린룸 면적 5만8000㎡(1만7545평) 규모로 일반 로직 팹의 두 배 크기다. 1조8600억 대만달러(약 76조 원) 이상 투입됐다. TSMC는 향후 1만1300명 이상의 첨단기술 인력도 직접 채용할 계획이다.

TSMC는 이번 3나노 공정에 현재 주류인 핀펫 구조를 활용했다. 이번 3나노 공정 도입으로 기존 5나노 공정 대비 밀도를 최대 1.6배 높였고, 전력 효율은 30~35% 개선됐다는 게 TSMC 측 설명이다.

지난 6월 세계 최초로 3나노 양산을 시작한 삼성전자의 경우 차세대 트랜지스터 구조인 ‘게이트 올 어라운드(GAA)’ 기술을 적용했다.

핀펫 구조의 경우 그동안의 기술 경험과 양산 노하우가 축적돼 있어 안정적인 양산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이와 달리 GAA 기술은 기존 핀펫 구조와 비교해 게이트의 면적이 넓어져 공정 미세화에 따른 트랜지스터 성능 저하를 극복하고 데이터 처리 속도와 전력 효율을 높일 수 있다. 다만 업계 처음으로 도입된 만큼 수율 관리 문제가 남아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GAA 1세대 공정은 기존 5나노 핀펫 공정과 비교해 전력 45% 절감, 성능 23% 향상, 면적 16% 축소됐다. GAA 2세대 공정은 전력 50% 절감, 성능 30% 향상, 면적 35% 축소된다.

삼성전자는 3나노 GAA 공정을 고성능 컴퓨팅(HPC)에 처음 적용하고 모바일 SoC(시스템 온 칩) 제품 등 다양한 제품군에 확대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TSMC는 GAA 구조를 활용한 반도체 양산을 2나노 공정부터 도입할 방침이다.

TSMC가 안정적인 수율을 바탕으로 3나노 공정에 가세하면서 삼성전자와의 고객 수주전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기준 TSMC의 파운드리 점유율은 56.1%, 삼성전자는 15.5% 수준이다. 전분기 대비 TSMC의 점유율은 2.7%포인트 증가한 반면 삼성전자는 0.9%포인트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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