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콘‧거리두기 해제로 활기 띤 영화관…개봉 연기작 잇따라 선봬
팬데믹 이후 첫 천만 ‘범죄도시2’…칸 영화제 휩쓴 송강호‧박찬욱

[민주신문=전소정 기자]

지난 5월 29일 서울 송파구 한 영화관을 찾은 관람객이 표를 구매하고 있다. ⓒ 뉴시스
지난 5월 29일 서울 송파구 한 영화관을 찾은 관람객이 표를 구매하고 있다. ⓒ 뉴시스

올해 극장가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전면 해제된 데 이어 영화관 내 실내 취식까지 가능해지면서 훈풍이 불었다.

더군다나 2년간 이어진 코로나19 영향에 개봉을 미루고 있던 기대작들까지 올해 잇따라 관객들 앞에 나서면서 극장가를 찾는 발길이 늘어나게 됐다.

이에 ‘마동석 표’ 히어로 시리즈로 올해 처음이자 유일한 천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 ‘범죄도시2’부터 뉴트로 열풍을 타고 세대를 거스르는 인기로 여름 극장가 숨은 승자로 올라선 ‘탑건:매버릭’이 2022년 국내 박스오피스 정상에 올랐다.

반면 국내 흥행 성적은 저조했지만 칸 국제 영화제를 휩쓴 ‘헤어질 결심’, ‘브로커’까지 관객들을 만나기 위해 극장가를 찾은 올 한 해였다.

올 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키워드 5가지를 통해 2022년 극장가를 살펴봤다.

올해 5월 4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몰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에서 고객들이 팝콘과 음료를 구매하기 위해 줄을 서 있다. ⓒ 민주신문 전소정 기자
올해 5월 4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몰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에서 고객들이 팝콘과 음료를 구매하기 위해 줄을 서 있다. ⓒ 민주신문 전소정 기자

◇ 방역조치 해제에 ‘팝콘‧음료’ 불티

먼저 영화계에 순풍이 불기 시작한 시점은 거리두기 해제에 이어 다중이용시설 내 음식 섭취가 가능해진 올해 4월부터라고 할 수 있다.

극장가는 2020년 3월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 이후 취식 금지를 비롯해 좌석 한 칸 띄우기, 영업시간 제한 등으로 운영상 큰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게다가 팝콘은 관객들에게는 영화관을 찾는 즐거움 중 하나이자, 영화관 입장에서는 매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부분이기도 하다.

방역지침에 따라 영화관 내 팝콘, 음료 섭취가 가능해진 지난 4월 25일 이후 매니아층이 두터운 마블 영화 ‘닥터 스트레인지:대혼돈의 멀티버스’와 ‘범죄도시2’ 등 기대작이 잇따라 개봉하면서 극장가를 찾는 발걸음도 더욱 늘어났다.

영화 '범죄도시2' 스틸컷. ⓒ 네이버 영화
영화 '범죄도시2' 스틸컷. ⓒ 네이버 영화

◇ 2020년 이후 유일한 천만 ‘범죄도시2’

올해 5월 18일 개봉한 영화 ‘범죄도시2’는 팬데믹이 시작된 2020년 이후 유일하게 1000만 관객을 넘어선 영화라는 영광을 얻게 됐다.

영화 ‘범죄도시2’는 누적 관객수 1269만3322명을 기록하며 올해 2022년 국내 박스오피스 1위를 달성했다.

‘범죄도시2’는 한국영화로는 역대 20번째, 외화를 포함하면 28번째 ‘천만 영화’로 이름을 올렸다.

적절한 유머와 몰입감 넘치는 ‘마동석 표’ 액션으로 관객들을 사로잡은 ‘범죄도시2’는 전작의 기록을 넘어서며, 관객들로부터 ‘형만 한 아우 없다’는 공식이 깨졌다는 호평을 받았다.

영화 '정직한 후보2(왼쪽)', '컴백홈(오른쪽)' 스틸컷. 영화 '탑건:매버릭' 스틸컷. ⓒ 네이버 영화
영화 '정직한 후보2(왼쪽)', '컴백홈(오른쪽)' 스틸컷. 영화 '탑건:매버릭' 스틸컷. ⓒ 네이버 영화

◇ 주연 배우들의 이유 있는 ‘겹치기’ 출연

코로나19 관련 방역조치가 해제되면서 개봉을 미뤘던 영화들이 잇따라 공개됐다.

그러면서 불가피하게 개봉작들의 주연 배우가 겹치는 일이 생기기도 했다.

배우 박해일 주연의 ‘헤어질 결심’과 ‘한산:용의 출현’은 각각 올해 6월 29일, 7월 27일 개봉했다. 박해일은 한산 제작발표회 당시 “‘헤어질 결심’이 내일 개봉인데 새로운 작품 제작발표회를 하는 것 자체가 난센스”라며 “코로나19로 이런 상황이 펼쳐지게 됐는데 제 의지와 상관없이 이렇게 됐으니 그냥 즐기고자 한다”고 말했다.

라미란도 겹치기 출연을 피해가지 못했다. 라미란 주연의 코미디 장르 영화 ‘정직한 후보’와 ‘컴백홈’은 일주일 간격을 두고 개봉했다.

이 외에도 설경구는 ‘킹메이커’,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 ‘야차’ 등 주연작 3편이 올해 상반기 개봉했고, 송강호 역시 ‘브로커’에 이어 ‘비상선언’으로 두 달 만에 영화관을 다시 찾았다.

영화 '탑건:매버릭' 스틸컷. ⓒ 네이버 영화
영화 '탑건:매버릭' 스틸컷. ⓒ 네이버 영화

◇ 36년 만 ‘탑건’ 800만 기록…저력 과시

800만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한 영화 ‘탑건:매버릭’은 연말까지 저력을 과시하며 올해 2022년 국내 박스오피스 2위에 올랐다.

특히 지난 6월 20일 영화 홍보차 내한한 톰 크루즈는 "한국은 10번째 방문인데 앞으로 30번, 40번 더 오고 싶다"며 "올 때마다 즐거운 곳이며, 이것은 꿈의 실현"이라고 말하며 한국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누적 관객수 817만7452명을 기록한 ‘탑건:매버릭’은 지난 1986년 개봉한 전작에 이은 속편으로, 주연 톰 크루즈의 36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외모와 배우들이 직접 전투기에 탑승하며 소화한 항공액션으로 화제를 모았다.

이렇듯 뉴트로(복고풍이 새롭게 유행하는 현상) 트렌드와 더불어 실감나는 액션을 즐기기 위한 마니아층의 특별관 포맷 ‘n차 관람’이 이어지면서, 영화관에서는 특별관 상영을 재개하기도 했다.

올해 ‘제75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영화 ‘헤어질 결심’으로 감독상을 수상한 박찬욱 감독(사진 왼쪽)과 ‘브로커’로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배우 송강호(오른쪽)가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넥스트월드
올해 ‘제75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영화 ‘헤어질 결심’으로 감독상을 수상한 박찬욱 감독(사진 왼쪽)과 ‘브로커’로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배우 송강호(오른쪽)가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넥스트월드

◇ 칸 영화제 물들인 ‘브로커‧헤어질 결심’

배우 송강호와 박찬욱 감독이 올해 5월 29일 ‘제75회 칸 국제 영화제’에서 영광을 안았다.

송강호는 올해 칸 영화제에서 영화 ‘브로커’로 한국 남자배우로는 최초로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여기에 박찬욱 감독도 영화 ‘헤어질 결심’으로 칸 영화제에서 감독상을 수상하며, 2002년 ‘취화선’의 임권택 감독에 이어 두 번째 영예를 누렸다.

영화 ‘브로커’와 ‘헤어질 결심’은 올해 국내 개봉했지만, 두 영화 모두 200만 문턱을 넘지 못하는 다소 아쉬운 성적을 냈다.

하지만 송강호와 박찬욱 감독이 올해 칸 영화제에서 각각 배우상과 감독상을 수상하면서, 영화사에 있어 두 영화는 큰 업적을 남기게 됐다.

특히 박찬욱 감독의 수상은 자신의 페르소나로 불리는 송강호와 다른 작품으로 같은 칸 영화제에서 수상 영광을 안게 된 것으로 그 의미가 더욱 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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