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계도 칼럼리스트
장계도 칼럼리스트

그저 해마다 맞는 12월은 내게 커다란 감화를 준다. 아마도 성탄절에다 년 말과 새해가 바로 이어지는 2주간의 휴가 때문만은 아닌 것 같다.

 내 중학 시절, 이맘때면 형형색색의 크리스마스 장식에 맘이 들뜨고 길거리 전자 상점 앞을 지날 때 울려 퍼지는 크리스마스 캐롤을 따라 부르던 그 시절 관용과 용서에 사랑과 평화의 상징이 어린 가슴을 쓰다듬은 탓이었으리라. 벌써 60~70년 전의 추억이지만 50여 년의 미국 생활에 익숙해진 나는 지금도 고향의 년말 풍경은 여전하리라 상상해 본다.

미국도 마찬가지이지만 예서 제서 흘러나오는 크리스마스 캐롤은 흥겹기까지하고 따숩고 포근한 것이 향수에 젖은 내 심경을 울컥하게 한다.

해마다 내 합기도장 성탄 파티에 불교 또 흰두교나 이스람계 계통의 제생들이나 그들의 가족들은 “우리는 예수를 안믿소.”라며 불참해온 현실에 왜 그리들 옹졸한가. 섭섭한 마음이지만 그 반대의 경우도 별반 다를게없는 사실에 나는 좀 마음이 켕긴다.

1914년(1차 세계대전) 크리스마스에 영국군과 독일군이 서부전선에서 불과 50`60미터, 때론 10여미터의 거리에서 참호속에 들어가 총격전을 벌이며 대치하고 있을 때 갑자기 어디선가 크리스마스 캐롤이 들리자 한 독일군 병사가 무장을 해제한 체 크리스마스 트리를 치켜들고 참호 밖을 나와 영국군 진영을 향해 걷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무도 그 독일군에게 총을 쏘는 사람이 없었다. 그러자 곧이어 서로 약속이나 한 듯이 양쪽 진영에서 병사들이 무장을 해제하고 참호를 뛰쳐나와 크리스마스 캐롤(O holy Night)을 합창하며 전장의 중간지점에 모이게 되었다. 그들은 서로 인사를 나누고 선물을 교환하며 서로 부등켜안기도 했다. 그리고는 축구 시합으로 많은 시간을 함께했다.

“우리는 크리스마스 캐롤을 합창하며 전장(戰場)의 중앙에 모여 서로 성탄을 축하하고 선물도 나누며 서로 얼싸안기도 했다.”고 한 영국병사는 고향의 부모에게 편지를 썻고 그 편지가 영국 신문 ‘The Daily“DP 크리스마스 케롤의 기적이라고 소개되기도 했다.

우리 한국에서 싸움을 잘하는 사람들은 누굴까? 물론 무술 수련자들이나 이종격투기 선수들일 테지만 아주 자주 그것도 온 국민들 앞에서 쌈질하는 국회의원들이 아닌가 싶다. 그들은 아무거나 트집잡고 으르렁대고 미워하며 매일 쌈질만 하고 있다.

수사망에 쫓기는 도둑놈들은 돌아서서 안팎으로 어려운 이때에 민생에 힘쓰라고 되려 목청을 돋구고 있다. 참으로 지당한 말이다. 허나, 나라 살림을 축내고 남의 재물이나 돈을 탐내며 훔치는 도둑놈들을 잡아들이는 것이 민생을 위한 중요한 과제임을 그들은 알고 있는지 모르겠다.

같은 민족끼리 38선을 경계로 남북이 갈라진 70년이 한스럽고 억울하지만 더더욱 슬프고 가짠은 일은 염치나 의리를 모르는 저질스런 국회의 쌈질이다.

적군을 대치한 전쟁터에서도 크리스마스 캐롤에 한마음이 된 그들처럼 크리스 캐롤이 울려 퍼지는 동안만이라도 싸움을 그쳐주기를 바라고 서로들 좌파니 우파니 해가며 싸움만하는 국회는 해산되어야 한다는 말이 안 나오길 바라는 것이 내 새해의 소망이다.

<who is 장계도>

미국 시카고 세계합기도회장
대학 종교단체 초빙강연
칼럼리스트저서 허(虛:도덕경) 외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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