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 36년 만에 ‘월드컵’ 우승…메시 ‘MVP’

[민주신문=조성호 기자]

아르헨티나가 프랑스를 물리치고 월드컵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사실상 마지막 월드컵에 나선 주장 리오넬 메시는 이날 두 골을 터뜨리며 화려한 ‘대관식’을 완성했다.

아르헨티나는 지난 18일(현지시간) 카타르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프랑스와의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월드컵’ 결승전에서 연장전까지 3대3으로 비긴 뒤 승부차기 혈투 끝에 프랑스를 꺾고 우승컵을 차지했다. 

아르헨티나가 월드컵 정상에 오른 것은 지난 1986년 멕스코 대회 이후 36년 만으로 통산 3번째다. 아르헨티나는 브라질(5회)과 독일, 이탈리아(이상 4회)에 이어 역대 최다 우승 단독 4위에 올랐다.

반면 프랑스는 2018 러시아 대회 우승 이후 2연패를 노렸지만 준우승에 그쳤다. ‘신성’ 킬리안 음바페는 결승전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하고도 패배를 막지 못했다.

◇ 전‧후반 이어 연장까지 120분간 ‘치열한 승부’

첫 골은 이른 시점에 나왔다. 전반 22분 측면에서 공을 잡은 아르헨티나 앙헬 디 마리아가 페널티 박스안으로 돌파를 시도하다가 프랑스 우스만 뎀벨레의 다리에 걸려 넘어진 것. 심판은 지체 없이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페널티킥 키커로 나선 메시는 침착하게 골문 구석으로 공을 밀어 넣으며 아르헨티나가 선제골을 기록했다.

곧이어 디 마리아가 두 번째 골을 기록했다. 전반 36분 역습에 나선 아르헨티나는 오른쪽 진영에서 알렉시스 맥 알리스터가 가운데로 밀어주자 뛰어 들어온 디 마리아가 프랑스의 골망을 흔들었다.

프랑스는 전반 내내 이렇다 할 공격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프랑스의 킬리안 음바페는 번번이 아르헨티나 수비에 가로막혔다.

이에 디디에 데샹 프랑스 감독은 전반 41분 올리비에 지루와 우스만 뎀벨레를 교체하는 초강수를 띄웠다.

후반 들어 프랑스의 빠른 공격력이 살아났다. 음바페의 저돌적인 돌파와 날카로운 슈팅이 아르헨티나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결국 후반 34분 프랑스가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콜라 무아니의 돌파를 니콜라스 오타멘디가 막아서다 다리에 걸려 넘어졌고 주심은 프랑스의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음바페가 키커로 나섰다. 골키퍼 에밀리아노 마르티네스가 슈팅 방향을 맞췄지만 공은 손을 맞고 그대로 골문을 갈랐다.

기세가 오른 프랑스는 2분만인 후반 36분 동점골을 성공시켰다. 음바페가 마르퀴스 튀람이 띄워준 공을 오른발 발리슛으로 골문을 흔들며 단숨에 승부를 원점으로 돌려 세웠다.

양 팀은 이후 치열한 공방을 주고받았지만 더 이상 득점을 올리지 못하고 연장전에 돌입했다.

연장전에서도 아르헨티나가 먼저 골을 기록했다. 연장 후반 3분 수비수 뒷공간을 침투한 라우타로 마르티네스의 슈팅이 골키퍼 손에 맞고 나오자 메시가 오른발로 밀어 넣었다. 라우타로 침투와 패스 플레이가 프랑스 수비라인을 절묘하게 뚫었다.

아르헨티나 기쁨도 잠시였다. 프랑스가 또 한번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연장 후반 13분 프랑스의 슈팅이 아르헨티나 곤살로 몬티엘의 팔에 맞으며 핸드볼 파울이 선언된 것. 또 다시 키커로 나선 음바페가 성공시켰다. 이로써 음바페는 1966년 잉글랜드 제프 허스트 이후 월드컵 결승전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한 두 번째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결국 전‧후반에 이어 연장전까지 120분간 승부를 가르지 못한 두 팀은 승부차기에 나섰다.

선축에 나선 프랑스는 2번 키커 킹슬레 코망의 슈팅이 골키퍼에 막혔고, 3번 오랠리앵 추아메니의 슈팅은 골대를 벗어났다.

반면 아르헨티나는 1번 키커 메시부터 4번 몬티엘까지 모두 성공시키며 치열한 결승전의 대미를 장식했다.

◇ 5번 도전 끝에 들어 올린 우승 트로피

사실상 마지막 월드컵에 나선 메시는 5번의 도전 끝에 월드컵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전설 ‘디에고 마라도나’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메시는 이번 대회에서 7득점 3도움을 기록하며 득점 2위, 도움 공동 1위로 우승컵과 함께 대회 최우수선수(MVP)상인 ‘골든볼’까지 품에 안았다.

그동안 메시는 발롱도르 7회 수상,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4회 우승, 2008년 베이징올림픽 금메달, 지난해 코파 아메리카 우승 등 축구 선수로서 받을 수 있는 상은 대부분 휩쓸었지만, 유독 월드컵과는 인연이 없었다.

때문에 메시에게는 이번 대회가 사실상 월드컵 우승에 도전할 수 있는 마지막 대회였다. 아르헨티나 동료들은 물론 세계 축구 팬들까지 메시의 우승 여부가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결국 결승전 그라운드를 끝까지 지킨 메시는 선수단 중 가장 먼저 우승컵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마지막 남은 퍼즐을 맞추게 됐다.

메시에게 이번 대회는 더욱 특별한 의미로 남게 됐다. 메시는 이번 대회에서 월드컵 사상 처음으로 토너먼트 전 경기에서 득점을 기록했으며, 월드컵 통산 처음으로 공격포인트 20개를 돌파한 선수가 됐다.

아울러 월드컵 통산 13득점을 올린 메시는 프랑스의 쥐스트 퐁텐과 함께 이 부문 공동 4위에도 이름을 올렸다.

또한 메시는 통산 26번째 월드컵 경기에 출전하며 이 부문 최다 기록을 경신한 데 이어 이탈리아 파올로 말디니가 보유한 월드컵 최장 시간 출전(2216분)도 갈아치웠다.